[뉴스타임 현장]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분만’

입력 2007.05.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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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 남편이 옆에서 지켜보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이라면 두려울 수 밖에 없는 게 분만과정 일텐데요.

네, 그런데 요즘은 참 많이 달라졌다고 하죠?

더 가족적이고 편안하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면서요.

<리포트>

과거, 병원이나 의사 중심으로 진행되던 분만과정이 최근엔 산모와 태아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산모 혼자 힘겹게 출산을 했던 것과 달리 가족들이 분만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요. 이처럼 최근 달라지고 있는 분만문화를 취재했습니다.

출산을 앞둔 오복환씨 부부. 초산이라 더욱 긴장하는 모습인데요. 남편 심영섭씨는 부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손가락을 마사지해줍니다.

<인터뷰> 심영섭 : “자꾸 산모한테 ‘힘드냐, 힘드냐’ 물어보지 말고 옆에서 가만히 산모가 지지할 수 있게 해주고...”

출산이 임박한 듯 진통이 계속되자 본격적인 출산 준비에 들어갑니다. 분만실에는 아로마 향이 나는 초가 밝혀지고, 산모가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옥진(조산사) : “아로마향을 이용해서 이완을 돕고 음악을 듣게 해서 이완을 도와 분만진행에 도움이 되고... ”

한 두 차례 고비도 있었지만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딸 아이가 태어났는데요.
<녹취> 오복환 : “초록아 애썼어. 힘들었지? ”

이곳에서는 아무도 아기를 거꾸로 들거나 때리지 않습니다. 아기 스스로 호흡을 시작할 때까지 엄마의 심장박동을 들려주며 기다리는데요, 탯줄의 박동이 멈추면 아빠가 직접 탯줄을 자릅니다.

<녹취> 심영섭 :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힘든 일이 있겠지만 지금 너의 의지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큰 세상에 나온 것을 정말 축하한다. 우리 행복하게 잘 살자. 초록아 사랑해.”

지난 달, 아이를 출산한 김인경씨 부부. 이 부부 역시 남편이 분만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가족분만법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김인경 : “아기가 가슴에 올라왔을 때 정말 따뜻했고 ‘내가 이래서 배가 아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너무 행복했는데 그 순간을 남편과 같이 하니까 더 기쁘더라고요.”

아내의 감격과 달리 남편은 처음에 분만을 함께 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는데요.

<인터뷰> 유영민: “사실 분만실에 들어가기를 꺼렸었거든요. 수술실 같은 분위기가 많이 연상돼서... 막상 들어가니까 불빛도 그렇게 밝지 않아서 마음을 아주 편하게 해줬고 음악도 들었거든요 분만실에서. 그래서 마음도 편했고... ”

이처럼 최근, 산모와 아기를 배려하는 각종 분만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좌식분만, 수중분만, 그네분만 등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산모와 아기의 인권을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이를 통칭해 인권분만이라고 부릅니다.

<인터뷰> 김상현 : “과거에는 주로 의사들, 병원 중심으로 분만을 했는데 인권분만에서는 산모 중심으로, 아기 중심으로 분만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산모에 대한 배려와 아기에 대한 배려가 일반 분만보다는 더 많이 있고... ”

인권 분만이 알려지면서 출산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부부를 중심으로 이 방법을 택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인터뷰> 박영란: “아이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처음으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게 그런 것이잖아요. 아이와 세상이 만나는 순간에 두려움과 공포로 떨게할 수는 없잖아요.”

달라진 것은 분만법 뿐만이 아닙니다. 출산을 앞둔 부부들은 조산원에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출산 전후 준비과정을 배웁니다.

<인터뷰> 지은경 :“첫 출산이다보니 겁나는 점이 많아서 미리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서 그 두려움을 없애고 싶어서... ”

<인터뷰> 정우근 : “걱정이 많았어요. 출산이 2주 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출산 후에는 어떻게 해야되나... ”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도 직접 해보니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요, 이같은 과정을 통해 출산과 육아는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됩니다.

<인터뷰> 김완섭 : “아이는 혼자 낳는 게 아니라 주위에서 도와줘야 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옥진(조산사) : “출산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과는 생명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요. 특히 남편들은 아이를 직접 낳고 젖을 물리고 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동병상련하는 의미도 있고요.”

미리미리 준비하고 산모와 아이를 배려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출산문화를 통해 출산이 고통의 순간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축제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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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5-21 0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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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 남편이 옆에서 지켜보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이라면 두려울 수 밖에 없는 게 분만과정 일텐데요. 네, 그런데 요즘은 참 많이 달라졌다고 하죠? 더 가족적이고 편안하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면서요. <리포트> 과거, 병원이나 의사 중심으로 진행되던 분만과정이 최근엔 산모와 태아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산모 혼자 힘겹게 출산을 했던 것과 달리 가족들이 분만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요. 이처럼 최근 달라지고 있는 분만문화를 취재했습니다. 출산을 앞둔 오복환씨 부부. 초산이라 더욱 긴장하는 모습인데요. 남편 심영섭씨는 부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손가락을 마사지해줍니다. <인터뷰> 심영섭 : “자꾸 산모한테 ‘힘드냐, 힘드냐’ 물어보지 말고 옆에서 가만히 산모가 지지할 수 있게 해주고...” 출산이 임박한 듯 진통이 계속되자 본격적인 출산 준비에 들어갑니다. 분만실에는 아로마 향이 나는 초가 밝혀지고, 산모가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옥진(조산사) : “아로마향을 이용해서 이완을 돕고 음악을 듣게 해서 이완을 도와 분만진행에 도움이 되고... ” 한 두 차례 고비도 있었지만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딸 아이가 태어났는데요. <녹취> 오복환 : “초록아 애썼어. 힘들었지? ” 이곳에서는 아무도 아기를 거꾸로 들거나 때리지 않습니다. 아기 스스로 호흡을 시작할 때까지 엄마의 심장박동을 들려주며 기다리는데요, 탯줄의 박동이 멈추면 아빠가 직접 탯줄을 자릅니다. <녹취> 심영섭 :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힘든 일이 있겠지만 지금 너의 의지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큰 세상에 나온 것을 정말 축하한다. 우리 행복하게 잘 살자. 초록아 사랑해.” 지난 달, 아이를 출산한 김인경씨 부부. 이 부부 역시 남편이 분만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가족분만법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김인경 : “아기가 가슴에 올라왔을 때 정말 따뜻했고 ‘내가 이래서 배가 아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너무 행복했는데 그 순간을 남편과 같이 하니까 더 기쁘더라고요.” 아내의 감격과 달리 남편은 처음에 분만을 함께 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는데요. <인터뷰> 유영민: “사실 분만실에 들어가기를 꺼렸었거든요. 수술실 같은 분위기가 많이 연상돼서... 막상 들어가니까 불빛도 그렇게 밝지 않아서 마음을 아주 편하게 해줬고 음악도 들었거든요 분만실에서. 그래서 마음도 편했고... ” 이처럼 최근, 산모와 아기를 배려하는 각종 분만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좌식분만, 수중분만, 그네분만 등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산모와 아기의 인권을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이를 통칭해 인권분만이라고 부릅니다. <인터뷰> 김상현 : “과거에는 주로 의사들, 병원 중심으로 분만을 했는데 인권분만에서는 산모 중심으로, 아기 중심으로 분만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산모에 대한 배려와 아기에 대한 배려가 일반 분만보다는 더 많이 있고... ” 인권 분만이 알려지면서 출산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부부를 중심으로 이 방법을 택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인터뷰> 박영란: “아이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처음으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게 그런 것이잖아요. 아이와 세상이 만나는 순간에 두려움과 공포로 떨게할 수는 없잖아요.” 달라진 것은 분만법 뿐만이 아닙니다. 출산을 앞둔 부부들은 조산원에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출산 전후 준비과정을 배웁니다. <인터뷰> 지은경 :“첫 출산이다보니 겁나는 점이 많아서 미리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서 그 두려움을 없애고 싶어서... ” <인터뷰> 정우근 : “걱정이 많았어요. 출산이 2주 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출산 후에는 어떻게 해야되나... ”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도 직접 해보니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요, 이같은 과정을 통해 출산과 육아는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됩니다. <인터뷰> 김완섭 : “아이는 혼자 낳는 게 아니라 주위에서 도와줘야 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옥진(조산사) : “출산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과는 생명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요. 특히 남편들은 아이를 직접 낳고 젖을 물리고 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동병상련하는 의미도 있고요.” 미리미리 준비하고 산모와 아이를 배려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출산문화를 통해 출산이 고통의 순간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축제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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