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역차별’ 논란

입력 2013.05.28 (21:26) 수정 2013.05.2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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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건 중소기업 영역"이라며 대기업을 제한한 업종이 꼭 100개가 됐습니다.

제조업 85개, 서비스업이 15개인데요.

그런데 시행해보니까 오히려 역차별등 부작용만 크다는 호소도 많습니다.

엉뚱한 결과가 나온 규제의 역설, 실제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주로 사무실 등에 문구류를 공급하는 박동배 씨.

2년전 동반성장위의 결정으로 대기업과의 경쟁에선 벗어났지만 상황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외국 대기업이 차지한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동배(문구 납품업체 운영) : "외국인 기업체들이 와서 또 자본금을 갖고 계속 저가공세로 밀어붙이고 있으니까"

특히 이 외국 업체는 중소기업의 중요 판로인 조달청 공급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독점하던 시장을 중소기업에 개방했더니, 외국 업체가 함께 들어와 80억원의 계약을 따낸 겁니다.

덕분에 이 외국기업의 한국 법인은 2년 새 100억 원 이상 매출이 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외식업 규제를 틈탄 일본 등 외국계 외식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 대기업을 피해 한숨 돌렸던 우리 업체들이 이번엔 외국업체들과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입니다.

<인터뷰> 조철우(한식당 운영) : "개인적으로 운영하다보니까 인테리어할 부분도 손을 못 대는 부분도 있고. 아무래도 저희들이 여러 가지 불리한 면이 많이 있겠죠."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보호가 목표였던 대기업 규제의 과실을 엉뚱하게 외국 기업이 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외국계 기업만 배불린다는 논란이 특히 많습니다.

그 쟁점을 김정환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짚어봤습니다.

하루 수십만 유동인구로 국내 최대 상권중 한 곳인 서울 강남역 주변엔 토종, 해외할 것 없이 온갖 브랜드가 다 입점해있죠?

요즘 이곳에선 대기업 브랜드등은 역 출구 100미터 안이나 대형건물에만 점포를 내도록 제한한 규제로 요동중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규제 받게된 업체, 그리고 피한 업체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규제를 피한 업체중에 외국계 기업들이 많은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특히 이 햄버거나 피자 등은 논의 대상 조차 안됐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이 속한 업종측에서 이번에 신청을 안한 때문인데, 규제를 받은 국내 패밀리 식당측은 피자 가게에서도 스파게티등 유사 메뉴를 판다며, 규제를 업종별로 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이 틈을 타고 이같은 해외 글로벌 외식업체들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국내 매출 200억원이 되기전까진 규제를 안받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규제의 역설 논란을 없애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과제는 뭔지 분석해 봅니다.

<리포트>

20개월 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포장두부 코너에는 여전히 대기업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녹취> 정태일(대구경북 연식품협동조합) : "동반성장위의 지정 이후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업종에 진출해서 두부업종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80%대로 이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는 상황..

권고사항인 중기 적합 업종 지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신규출점 거리 제한이 정해지자 역세권 점포의 권리금은 두배 이상 뛴 곳이 나올 정돕니다.

중기 적합 업종 지정 때 그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물론 60년 넘게 세탁비누를 만들어온 이 업체처럼 적합업종 지정 혜택을 제대로 본 곳도 있습니다.

대기업 철수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겁니다.

뭣보다, 기업의 에너지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규혁((주)무궁화 전무) : "대기업의 양보로 인해서 저희는 그 비용으로 갖고 또 나름대로의 신사업 제품 개발에 힘을 쏟게 됐습니다."

따라서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주영(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장기적인 로드맵, 아주 구체적인 정책이 연도별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반성장위는 내년 9월 업종별로 중기적합지정제도를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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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역차별’ 논란
    • 입력 2013-05-28 21:29:17
    • 수정2013-05-28 22: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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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중소기업 영역"이라며 대기업을 제한한 업종이 꼭 100개가 됐습니다.

제조업 85개, 서비스업이 15개인데요.

그런데 시행해보니까 오히려 역차별등 부작용만 크다는 호소도 많습니다.

엉뚱한 결과가 나온 규제의 역설, 실제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주로 사무실 등에 문구류를 공급하는 박동배 씨.

2년전 동반성장위의 결정으로 대기업과의 경쟁에선 벗어났지만 상황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외국 대기업이 차지한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동배(문구 납품업체 운영) : "외국인 기업체들이 와서 또 자본금을 갖고 계속 저가공세로 밀어붙이고 있으니까"

특히 이 외국 업체는 중소기업의 중요 판로인 조달청 공급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독점하던 시장을 중소기업에 개방했더니, 외국 업체가 함께 들어와 80억원의 계약을 따낸 겁니다.

덕분에 이 외국기업의 한국 법인은 2년 새 100억 원 이상 매출이 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외식업 규제를 틈탄 일본 등 외국계 외식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 대기업을 피해 한숨 돌렸던 우리 업체들이 이번엔 외국업체들과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입니다.

<인터뷰> 조철우(한식당 운영) : "개인적으로 운영하다보니까 인테리어할 부분도 손을 못 대는 부분도 있고. 아무래도 저희들이 여러 가지 불리한 면이 많이 있겠죠."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보호가 목표였던 대기업 규제의 과실을 엉뚱하게 외국 기업이 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외국계 기업만 배불린다는 논란이 특히 많습니다.

그 쟁점을 김정환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짚어봤습니다.

하루 수십만 유동인구로 국내 최대 상권중 한 곳인 서울 강남역 주변엔 토종, 해외할 것 없이 온갖 브랜드가 다 입점해있죠?

요즘 이곳에선 대기업 브랜드등은 역 출구 100미터 안이나 대형건물에만 점포를 내도록 제한한 규제로 요동중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규제 받게된 업체, 그리고 피한 업체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규제를 피한 업체중에 외국계 기업들이 많은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특히 이 햄버거나 피자 등은 논의 대상 조차 안됐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이 속한 업종측에서 이번에 신청을 안한 때문인데, 규제를 받은 국내 패밀리 식당측은 피자 가게에서도 스파게티등 유사 메뉴를 판다며, 규제를 업종별로 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이 틈을 타고 이같은 해외 글로벌 외식업체들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국내 매출 200억원이 되기전까진 규제를 안받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규제의 역설 논란을 없애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과제는 뭔지 분석해 봅니다.

<리포트>

20개월 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포장두부 코너에는 여전히 대기업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녹취> 정태일(대구경북 연식품협동조합) : "동반성장위의 지정 이후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업종에 진출해서 두부업종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80%대로 이전과 별반 달라진게 없는 상황..

권고사항인 중기 적합 업종 지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신규출점 거리 제한이 정해지자 역세권 점포의 권리금은 두배 이상 뛴 곳이 나올 정돕니다.

중기 적합 업종 지정 때 그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물론 60년 넘게 세탁비누를 만들어온 이 업체처럼 적합업종 지정 혜택을 제대로 본 곳도 있습니다.

대기업 철수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겁니다.

뭣보다, 기업의 에너지를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규혁((주)무궁화 전무) : "대기업의 양보로 인해서 저희는 그 비용으로 갖고 또 나름대로의 신사업 제품 개발에 힘을 쏟게 됐습니다."

따라서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주영(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장기적인 로드맵, 아주 구체적인 정책이 연도별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반성장위는 내년 9월 업종별로 중기적합지정제도를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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