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중견기업 무리한 사업 확장에 잇단 몰락

입력 2013.09.30 (21:25) 수정 2013.09.3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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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양그룹은 3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에다, 주력인 동양시멘트와 동양 네트웍스에까지 추가 조치가 검토돼, 붕괴 위기에 빠졌습니다.

동양은 시멘트 사업으로 시작해 한때 재계 순위 5위까지 올랐던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었는데요.

재계 11위였던 STX, 31위였던 웅진 등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온 중견그룹들이 몰락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순간에 무너진 이유는 뭘까요?

정윤섭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시멘트가 주력인 동양그룹이 6년 전 대표적인 섬유업체 한일합섬을 인수합니다.

3,700억 원이나 들인 건데 당시 동양의 경영상태는 핵심계열사 지분까지 매각을 추진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사업확장은 계속해, 4년 만에 계열사를 14개나 늘렸습니다.

<녹취> 배진원(동양그룹 전력기획본부 이사) :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소규모로 투자를 하고 진행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계열사가) 많아 보이지만 대규모 투자라든지 확장이라든지 하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고요."

돌아온 건 빚이었습니다.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은 무려 999.8%.

1년 새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최근 쓰러져간 웅진그룹이나 STX 그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른바 몸집 불리기는 계속됐습니다.

학습지와 생활가전이 주력이던 웅진은 2007년 6,600억 원을 들여 갑자기 극동건설을 인수하더니, 2010년엔 계열사를 31개까지 불렸습니다.

당시 그룹의 부채비율은 870%, 사실상 자본잠식 직전이었습니다.

STX 그룹도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열악한 상황에서 계열사 수를 5년 만에 6개나 더 늘렸습니다.

<인터뷰>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자신들의 핵심 사업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험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무리하게 계열사를 늘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하나같이 이른바 공격 경영으로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무모한 몸집 불리기는 결국 치명적인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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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30 21:26:02
    • 수정2013-09-30 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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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양그룹은 3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에다, 주력인 동양시멘트와 동양 네트웍스에까지 추가 조치가 검토돼, 붕괴 위기에 빠졌습니다.

동양은 시멘트 사업으로 시작해 한때 재계 순위 5위까지 올랐던 대표적인 성공 기업이었는데요.

재계 11위였던 STX, 31위였던 웅진 등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온 중견그룹들이 몰락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순간에 무너진 이유는 뭘까요?

정윤섭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시멘트가 주력인 동양그룹이 6년 전 대표적인 섬유업체 한일합섬을 인수합니다.

3,700억 원이나 들인 건데 당시 동양의 경영상태는 핵심계열사 지분까지 매각을 추진할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사업확장은 계속해, 4년 만에 계열사를 14개나 늘렸습니다.

<녹취> 배진원(동양그룹 전력기획본부 이사) :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소규모로 투자를 하고 진행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계열사가) 많아 보이지만 대규모 투자라든지 확장이라든지 하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고요."

돌아온 건 빚이었습니다.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은 무려 999.8%.

1년 새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최근 쓰러져간 웅진그룹이나 STX 그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른바 몸집 불리기는 계속됐습니다.

학습지와 생활가전이 주력이던 웅진은 2007년 6,600억 원을 들여 갑자기 극동건설을 인수하더니, 2010년엔 계열사를 31개까지 불렸습니다.

당시 그룹의 부채비율은 870%, 사실상 자본잠식 직전이었습니다.

STX 그룹도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열악한 상황에서 계열사 수를 5년 만에 6개나 더 늘렸습니다.

<인터뷰>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자신들의 핵심 사업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험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무리하게 계열사를 늘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하나같이 이른바 공격 경영으로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무모한 몸집 불리기는 결국 치명적인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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