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흡연과의 전쟁…하지만 김정은은?

입력 2016.05.30 (16:34) 수정 2016.05.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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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은 세계금연의 날... 북한도 흡연과의 전쟁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다. 북한의 흡연 실태와 북한에서 펼쳐지고 있는‘금연 캠페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북한은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피울 정도로 애연가가 많다고 한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보면 북한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53%로 조사대상 아시아 10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해 WHO가 발표한 담배로 인한 사망률 보고서는 북한의 30세 이상 사망자 가운데 12%가 흡연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기관지암과 폐암으로 사망하게 된 원인 가운데 70% 이상이 흡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의 특성과 기호품으로 담배를 선호하는 것을 고려할 때 현재도 성인남성의 50%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추산된다.

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끊을 것을 독려하는 ‘금연 광고’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끊을 것을 독려하는 ‘금연 광고’


■ 북, '흡연율 30%로!' 공언했지만...

세계금연의 날(5월 31일)이 되면 해마다 북한은 다양한 금연 관련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북한 매체는 전한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2005년 ‘담배통제법’을 제정하고 병원과 진료소, 열차, 버스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00년대부터 10년간 흡연율을 30%까지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의 흡연율이 50%를 넘어 구호에 그치고 있다.

■ 금연연구보급소 설립, 각종 보조제도 등장

북한 당국은 금연을 위해 최근 전국 각지에 ‘금연연구보급소’를 열고 다양한 보조제를 제공하는 등 금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의 금연클리닉에 해당하는 금연연구보급소에는 2~3명이 상주하며 금연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 있다.
평양에 있는 금연연구보급소에는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연일 찾고 있다. 사무실 벽면에는 담배의 폐해를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돼 있고, 상담원이 건강과 생활에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을 것을 권고한다.



북한 TV에서는 한방을 응용한 금연치료제와 금연 껌, 금연 사탕 등 다양한 보조제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금연 보조제로는 담배도 끊고 건강도 회복시킨다는 ‘금연영양 알’이 있다. 한 체험자는 금연영양알을 먹기 시작한 3일째부터 효과를 봤다고 주장한다.

담배도 끊고 건강도 챙긴다는 ‘금연영양알’담배도 끊고 건강도 챙긴다는 ‘금연영양알’




■ 북한 TV에서도 금연프로그램 방영

북한 당국은 금연캠페인을 위해 여성들을 동원한 TV 금연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흡연을 강하게 비판한다. “여자들이 담배 끊어라 하면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로 듣는다.” “조직적으로 잡아 다스리고 담배와 관련해 투쟁을 벌여야 한다.” 등등... 아들에게 금연을 호소하기도 한다.



TV프로그램에는 흡연이 여성의 피부에 좋지 않다는 내용도 담겨있어 흡연에 대한 여성들의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

■ 정작 김정은 위원장은 골초?

김정은 위원장은 골초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그동안 현지지도를 할 때마다 열차 객실이나 미사일 앞에서 수시로 담배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김정은이 현지지도를 하던 중 열차 객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김정은이 현지지도를 하던 중 열차 객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15일 ‘탄도로켓’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끝으로 두 달이 넘도록 김정은 위원장의 담배 피우는 장면이 목격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앞장서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면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골초 김정은 위원장의 담배 피우는 모습이 북한의 금연 확산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 과도한 흡연, 통일 후 사회적 비용 고스란히...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음주와 흡연, 비만의 사회적비용이 연간 23조 3천억여 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흡연이 7조 천억여원으로 30%를 넘어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기준 성인남성 흡연율이 39.3%로 공식통계조사이래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고, 오는 2020년까지는 29%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적극적인 금연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여전히 50%를 넘어서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까지 고려할 경우 북한주민의 건강악화는 무시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북한의 금연캠페인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통일 후 우리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사회적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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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도 흡연과의 전쟁…하지만 김정은은?
    • 입력 2016-05-30 16:34:07
    • 수정2016-05-30 16:41:13
    취재K
■ 31일은 세계금연의 날... 북한도 흡연과의 전쟁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다. 북한의 흡연 실태와 북한에서 펼쳐지고 있는‘금연 캠페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북한은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피울 정도로 애연가가 많다고 한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보면 북한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53%로 조사대상 아시아 10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해 WHO가 발표한 담배로 인한 사망률 보고서는 북한의 30세 이상 사망자 가운데 12%가 흡연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기관지암과 폐암으로 사망하게 된 원인 가운데 70% 이상이 흡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인 북한의 특성과 기호품으로 담배를 선호하는 것을 고려할 때 현재도 성인남성의 50%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추산된다. 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끊을 것을 독려하는 ‘금연 광고’ ■ 북, '흡연율 30%로!' 공언했지만... 세계금연의 날(5월 31일)이 되면 해마다 북한은 다양한 금연 관련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북한 매체는 전한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2005년 ‘담배통제법’을 제정하고 병원과 진료소, 열차, 버스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00년대부터 10년간 흡연율을 30%까지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의 흡연율이 50%를 넘어 구호에 그치고 있다. ■ 금연연구보급소 설립, 각종 보조제도 등장 북한 당국은 금연을 위해 최근 전국 각지에 ‘금연연구보급소’를 열고 다양한 보조제를 제공하는 등 금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의 금연클리닉에 해당하는 금연연구보급소에는 2~3명이 상주하며 금연과 관련된 상담을 하고 있다. 평양에 있는 금연연구보급소에는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연일 찾고 있다. 사무실 벽면에는 담배의 폐해를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돼 있고, 상담원이 건강과 생활에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을 것을 권고한다. 북한 TV에서는 한방을 응용한 금연치료제와 금연 껌, 금연 사탕 등 다양한 보조제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금연 보조제로는 담배도 끊고 건강도 회복시킨다는 ‘금연영양 알’이 있다. 한 체험자는 금연영양알을 먹기 시작한 3일째부터 효과를 봤다고 주장한다. 담배도 끊고 건강도 챙긴다는 ‘금연영양알’ ■ 북한 TV에서도 금연프로그램 방영 북한 당국은 금연캠페인을 위해 여성들을 동원한 TV 금연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들의 흡연을 강하게 비판한다. “여자들이 담배 끊어라 하면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로 듣는다.” “조직적으로 잡아 다스리고 담배와 관련해 투쟁을 벌여야 한다.” 등등... 아들에게 금연을 호소하기도 한다. TV프로그램에는 흡연이 여성의 피부에 좋지 않다는 내용도 담겨있어 흡연에 대한 여성들의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 ■ 정작 김정은 위원장은 골초? 김정은 위원장은 골초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그동안 현지지도를 할 때마다 열차 객실이나 미사일 앞에서 수시로 담배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김정은이 현지지도를 하던 중 열차 객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15일 ‘탄도로켓’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끝으로 두 달이 넘도록 김정은 위원장의 담배 피우는 장면이 목격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앞장서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면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골초 김정은 위원장의 담배 피우는 모습이 북한의 금연 확산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 과도한 흡연, 통일 후 사회적 비용 고스란히...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음주와 흡연, 비만의 사회적비용이 연간 23조 3천억여 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흡연이 7조 천억여원으로 30%를 넘어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기준 성인남성 흡연율이 39.3%로 공식통계조사이래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고, 오는 2020년까지는 29%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적극적인 금연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여전히 50%를 넘어서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까지 고려할 경우 북한주민의 건강악화는 무시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북한의 금연캠페인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통일 후 우리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사회적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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