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보험 상한선 악용 임플란트 재료비 ‘뻥튀기’

입력 2016.06.20 (21:19) 수정 2016.06.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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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강보험 공단이 실거래가보다 3배나 비싼 임플란트 재료비를 병원에 지급해 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수십억 원의 아까운 건보 재정이 줄줄 새고 있지만, 웬일인지 정부는 대책 마련을 미루고 있습니다.

국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고객 유치전이 한창입니다.

<녹취> 치과 관계자 : "120만 원까지 해드려요. 건강보험으로 하면 62만 원 정도."

<녹취> 치과 관계자 : "적게는 57만 원에서 많게는 65만 원까지 나와요."

건강보험 혜택이 70세 이상에서, 다음달부터는 65세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임플란트 재료비가 보험용과 비보험용이 다르다는 겁니다.

한 임플란트 재료상이 취재진에게 건넨 견적서입니다.

임플란트의 핵심재료인 고정체와 지대주를 합친 가격이 16만 6천여 원, 건강보험용에 적용되는 가격입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제시한 비보험용 견적서에는 가격이 6만 6천 원에 불과합니다.

똑같은 재료인데도 건강보험용 재료를 3배 가까이 비싸게 공급하는 겁니다.

<녹취> 임플란트 재료상 : "이걸 안하게 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실질적으로 임플란트 유통가격은 한 2만원에서 4만원이라고..."

또 다른 견적서엔 임플란트 재료 5백만원 어치를 사면 30개를, 천만원 어치를 사면 70개를 더 준다는 문구도 등장합니다.

가격 차이의 비밀은 건강보험공단이 정한 재료값 상한선에 있습니다.

정부가 실거래가와 무관하게 10만원대 중후반을 보험 수가 상한금액으로 정하다보니 재료상은 여기에 맞춰 납품하고, 일부 병원은 이를 묵인하고 뒷거래를 통해 다른 이익을 챙기는 겁니다.

<녹취> 치과 의사 : "나중에 유통 업체에서 뒤쪽으로 일반 재료들을 할증(덤)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치과로서는 손해볼 일이 전혀 없다라는 거죠."

임플란트 1개를 시술할 경우 비용을 따져보겠습니다.

의사의 시술료가 같다고 가정하면 재료비에서 차이가 날 텐데요.

같은 재료인데도, 보험용은 16만 6천원, 비보험용은 6만 6천원으로 보험용이 오히려 10만 원 정도 더 비쌉니다.

그리고 부풀려진 이 비용은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이 각각 5만 원 정도씩 나눠 부담하게 됩니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임플란트 재료비는 113억원 가량인데요.

이가운데 수십억원이 과다지급된 보험 재정일 거란게 업계의 추정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년전 재료비 상한 금액을 정하면서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유미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 : "안정적으로 시작을 하는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청구량이라든지 가격에 대한 것들을 모니터링 해서 다시 한 번 재평가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재료비 재산정은 일러야 내년에나 가능해 건보료 낭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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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리포트] 보험 상한선 악용 임플란트 재료비 ‘뻥튀기’
    • 입력 2016-06-20 21:22:21
    • 수정2016-06-20 21:36:34
    뉴스 9
<앵커 멘트>

건강보험 공단이 실거래가보다 3배나 비싼 임플란트 재료비를 병원에 지급해 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수십억 원의 아까운 건보 재정이 줄줄 새고 있지만, 웬일인지 정부는 대책 마련을 미루고 있습니다.

국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고객 유치전이 한창입니다.

<녹취> 치과 관계자 : "120만 원까지 해드려요. 건강보험으로 하면 62만 원 정도."

<녹취> 치과 관계자 : "적게는 57만 원에서 많게는 65만 원까지 나와요."

건강보험 혜택이 70세 이상에서, 다음달부터는 65세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임플란트 재료비가 보험용과 비보험용이 다르다는 겁니다.

한 임플란트 재료상이 취재진에게 건넨 견적서입니다.

임플란트의 핵심재료인 고정체와 지대주를 합친 가격이 16만 6천여 원, 건강보험용에 적용되는 가격입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제시한 비보험용 견적서에는 가격이 6만 6천 원에 불과합니다.

똑같은 재료인데도 건강보험용 재료를 3배 가까이 비싸게 공급하는 겁니다.

<녹취> 임플란트 재료상 : "이걸 안하게 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실질적으로 임플란트 유통가격은 한 2만원에서 4만원이라고..."

또 다른 견적서엔 임플란트 재료 5백만원 어치를 사면 30개를, 천만원 어치를 사면 70개를 더 준다는 문구도 등장합니다.

가격 차이의 비밀은 건강보험공단이 정한 재료값 상한선에 있습니다.

정부가 실거래가와 무관하게 10만원대 중후반을 보험 수가 상한금액으로 정하다보니 재료상은 여기에 맞춰 납품하고, 일부 병원은 이를 묵인하고 뒷거래를 통해 다른 이익을 챙기는 겁니다.

<녹취> 치과 의사 : "나중에 유통 업체에서 뒤쪽으로 일반 재료들을 할증(덤)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치과로서는 손해볼 일이 전혀 없다라는 거죠."

임플란트 1개를 시술할 경우 비용을 따져보겠습니다.

의사의 시술료가 같다고 가정하면 재료비에서 차이가 날 텐데요.

같은 재료인데도, 보험용은 16만 6천원, 비보험용은 6만 6천원으로 보험용이 오히려 10만 원 정도 더 비쌉니다.

그리고 부풀려진 이 비용은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이 각각 5만 원 정도씩 나눠 부담하게 됩니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임플란트 재료비는 113억원 가량인데요.

이가운데 수십억원이 과다지급된 보험 재정일 거란게 업계의 추정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년전 재료비 상한 금액을 정하면서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유미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 : "안정적으로 시작을 하는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청구량이라든지 가격에 대한 것들을 모니터링 해서 다시 한 번 재평가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재료비 재산정은 일러야 내년에나 가능해 건보료 낭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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