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잠 못 드는 ‘열대야’…숙면법은?

입력 2016.08.01 (21:19) 수정 2016.08.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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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렇게 빌딩이 숲을 이루고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는 오늘(1일) 밤도 찜통입니다.

에어컨 켜지 않고는 잠들기가 쉽지 않은데요.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낮 동안 뜨거워진 지면의 열기가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낮이 더울수록 열대야도 많이 생기지만 올해는 유독 한낮의 폭염보다 열대야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예년(2001년부터 2010년까지)에는 평균적으로 서울의 열대야가 여름 내내 8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달에만 열흘이 열대야였습니다.

7월 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날도 나흘로 예년보다는 많았지만 열대야만큼 늘지는 않았습니다.

올해 열대야가 늘어난 것은 습도와 바람의 영향이 큽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습도는 80%가 넘어 최근 6년 중 가장 높았습니다.

수증기가 이불 역할을 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겁니다.

게다가 바람마저 덜 붑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바람이 15% 정도 약합니다.

특히 이런 도심에서는 열기가 빌딩 숲에 갇히는 데다, 에어컨 실외기나 자동차 열기가 밤새 공급돼, 열대야가 더 극심해집니다.

열대야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와 열대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와 박광식 의학 전문 기자가 차례로 설명해드립니다.

▼온난화 위력…밤더위 더 극심▼

<리포트>

해는 기울지만 도심은 열기로 이글거립니다.

저녁 6시쯤에도 아스팔트 위 기온은 폭염 수준인 33도에 육박합니다.

도심의 빌딩이나 아스팔트는 한번 데워지면 잘 식지 않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는 데도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1970년대와 최근의 열대야 일수를 비교하면 녹지가 많은 강화군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서울은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온난화의 경향도 낮보다 밤이 더 뚜렷합니다.

전반적인 온난화 속에서 40여 년 동안 한낮 최고기온의 상승 폭보다 새벽녘 최저기온의 상승 폭이 30% 이상 컸습니다.

해외 연구진은 대기 중에서도 지면에 접해있는 대기경계층에 주목했습니다.

경계층은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최고 2km 높이까지 늘어나지만 밤에는 대기가 안정되며 수 백m로 줄어듭니다.

온난화로 늘어난 열이 밤에는 얇은 공기층에 갇히면서 기온이 더 크게 상승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밤 더위가 더 심해질 거란 점입니다.

<인터뷰> 박성찬(기상청 기후정책과 사무관) : "만일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 21세기 중반 열대야 일수는 현재와 비교해서 20일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대도시는 7~8월 대부분 기간에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열대야, 수면시간 절반 감소…왜 잠 못드나?▼

<리포트>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온도에 따른 수면 검사를 해봤습니다.

방 안 온도가 섭씨 23도, 큰 움직임 없이 잠이 듭니다.

하지만 열대야의 기온인 28도에서는 몸을 뒤척이다 일어나기도 합니다.

누워있는 시간 중 잠든 시간, 즉, 수면효율이 55%로 23도일 때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김연희(서울 중랑구) : "자주 깨고요, 답답하고요. 시간도 너무 길게 느껴지고요. 잘 깨는 스타일도 아닌데..."

이는 우리 뇌에서 체온과 수면을 조절하는 부위가 같아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적당한 수면온도는 20도에서 22도, 28도면 체온 조절이 쉽지 않아 잠도 조절이 안 되는 겁니다.

문제는 열대야로 잠을 못 자면 심장병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틀 지속되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28%, 사흘 지속되면 31%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경(인하대병원 예방관리과 교수) : "(열대야가 연속되면) 저희 몸이 쉴 수 있는 그 시기를 빼앗기게 되는 그런 효과를 쉽게 생각하면 되고, 열섬효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잠깐 동안의 낮잠도 체력 회복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인터뷰> 한진규(신경과 전문의) : "낮잠을 자더라도 오후 2시 이전에 한 시간 이내로 낮잠을 자면 수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잠들기 전 에어컨과 선풍기를 30분에서 1시간 정도 틀어 방 안 온도를 낮춰 놓는 것도 좋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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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01 21:20:27
    • 수정2016-08-02 10: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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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렇게 빌딩이 숲을 이루고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는 오늘(1일) 밤도 찜통입니다. 에어컨 켜지 않고는 잠들기가 쉽지 않은데요.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낮 동안 뜨거워진 지면의 열기가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낮이 더울수록 열대야도 많이 생기지만 올해는 유독 한낮의 폭염보다 열대야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예년(2001년부터 2010년까지)에는 평균적으로 서울의 열대야가 여름 내내 8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달에만 열흘이 열대야였습니다. 7월 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날도 나흘로 예년보다는 많았지만 열대야만큼 늘지는 않았습니다. 올해 열대야가 늘어난 것은 습도와 바람의 영향이 큽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습도는 80%가 넘어 최근 6년 중 가장 높았습니다. 수증기가 이불 역할을 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겁니다. 게다가 바람마저 덜 붑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바람이 15% 정도 약합니다. 특히 이런 도심에서는 열기가 빌딩 숲에 갇히는 데다, 에어컨 실외기나 자동차 열기가 밤새 공급돼, 열대야가 더 극심해집니다. 열대야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와 열대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와 박광식 의학 전문 기자가 차례로 설명해드립니다. ▼온난화 위력…밤더위 더 극심▼ <리포트> 해는 기울지만 도심은 열기로 이글거립니다. 저녁 6시쯤에도 아스팔트 위 기온은 폭염 수준인 33도에 육박합니다. 도심의 빌딩이나 아스팔트는 한번 데워지면 잘 식지 않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는 데도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1970년대와 최근의 열대야 일수를 비교하면 녹지가 많은 강화군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서울은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온난화의 경향도 낮보다 밤이 더 뚜렷합니다. 전반적인 온난화 속에서 40여 년 동안 한낮 최고기온의 상승 폭보다 새벽녘 최저기온의 상승 폭이 30% 이상 컸습니다. 해외 연구진은 대기 중에서도 지면에 접해있는 대기경계층에 주목했습니다. 경계층은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최고 2km 높이까지 늘어나지만 밤에는 대기가 안정되며 수 백m로 줄어듭니다. 온난화로 늘어난 열이 밤에는 얇은 공기층에 갇히면서 기온이 더 크게 상승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밤 더위가 더 심해질 거란 점입니다. <인터뷰> 박성찬(기상청 기후정책과 사무관) : "만일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 21세기 중반 열대야 일수는 현재와 비교해서 20일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대도시는 7~8월 대부분 기간에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열대야, 수면시간 절반 감소…왜 잠 못드나?▼ <리포트>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온도에 따른 수면 검사를 해봤습니다. 방 안 온도가 섭씨 23도, 큰 움직임 없이 잠이 듭니다. 하지만 열대야의 기온인 28도에서는 몸을 뒤척이다 일어나기도 합니다. 누워있는 시간 중 잠든 시간, 즉, 수면효율이 55%로 23도일 때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김연희(서울 중랑구) : "자주 깨고요, 답답하고요. 시간도 너무 길게 느껴지고요. 잘 깨는 스타일도 아닌데..." 이는 우리 뇌에서 체온과 수면을 조절하는 부위가 같아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적당한 수면온도는 20도에서 22도, 28도면 체온 조절이 쉽지 않아 잠도 조절이 안 되는 겁니다. 문제는 열대야로 잠을 못 자면 심장병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틀 지속되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28%, 사흘 지속되면 31%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경(인하대병원 예방관리과 교수) : "(열대야가 연속되면) 저희 몸이 쉴 수 있는 그 시기를 빼앗기게 되는 그런 효과를 쉽게 생각하면 되고, 열섬효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잠깐 동안의 낮잠도 체력 회복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인터뷰> 한진규(신경과 전문의) : "낮잠을 자더라도 오후 2시 이전에 한 시간 이내로 낮잠을 자면 수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잠들기 전 에어컨과 선풍기를 30분에서 1시간 정도 틀어 방 안 온도를 낮춰 놓는 것도 좋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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