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오바마의 8년…남긴 것은?

입력 2017.01.14 (21:41) 수정 2017.01.1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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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며칠 후면 8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마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백악관에 입성했는데요,

퇴임 직전까지도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불렸습니다.

며칠 전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연설이 있었는데요,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끝까지 강조하며 미 국민들에게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줬습니다.

이번 주 핫 이슈에서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최성원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8년을 되돌아보죠.

<리포트>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역사가 곧 막을 내립니다.

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8년 전, 47살의 나이에 미국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

<인터뷰> 오바마 대통령 취임 선서(2009년) : "나는 미합중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합중국의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21세기를 9.11테러의 충격으로 시작했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연이은 전쟁,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로 지쳐있던 미국인들에게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등장은 그 자체로 '희망'과 '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성과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 국교정상화, 건강보험개혁, 기후변화 대처 노력, 금융위기 극복 등 다양한 업적이 있지만 오바마 8년의 가장 큰 유산은 그의 기품과 가치였다."

"미국에 자부심을 갖게 해준 지도자", "신념을 절대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인 아버지이자 남편", "쿨(Cool)한 지도자" 등 오바마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인상 깊게 평가했습니다.

이런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임기 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5%에 달해 곧 취임하는 트럼프의 지지율 37%를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임기 중 최고 지지율 67%, 8년 평균 지지율도 48%에 달합니다.

오바마 재선 성공의 일등공신인 실업률은 첫 임기를 시작할 당시 10%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4.7%까지 떨어져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고용은 7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임기 중 1,5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다우지수는 7,949포인트에서 이제는 2만 선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 첫해 마이너스 2.8%였던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성과를 오바마 대통령 한 사람만의 몫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 미국 경제가 워낙 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기저 효과(base effect)가 분명히 있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회복 후에도 2%대 저성장에 그치고 있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돼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미국인 90%에게는 경기회복을 체감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창출된 일자리는 제조업이나 광업 등 블루칼라보다는 IT나 서비스 산업 등 화이트칼라 부분에 주로 집중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5만 4천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금융위기 이전 440만 명 수준이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560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이 증가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급여나 근속연수, 근무여건 등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훨씬 악화되면서 변화를 바라는 백인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트럼프가 받은 것입니다.

오바마의 퇴장과 동시에 업적들도 사라질 위기입니다.

오바마 자신이 꼽은 가장 큰 업적인 국민건강보험, 오바마케어는 곧 중단될 위기에 있고, 통상 분야 최고 업적으로 여겼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도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미 폐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환태평양 경제공동체 탈퇴를 발표할 것입니다. 이 협정은 미국의 잠재적 재앙입니다."

TPP뿐만 아니라 한미자유무역협정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등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다시 협상할 것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세계에서 합의서명된 무역협정 가운데 최악의 협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중 무역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촉발될 위기도 있습니다.

오바마 취임 이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 WTO에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무역분쟁은 12건으로 역대 미국 행정부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더욱 강경한 대응에 나선다면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정치적 공과를 떠나 오바마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의 인간미 때문입니다.

머리를 만져보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거리낌 없이 머리를 숙이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즐거워하는, 백악관 청소부와 스스럼없이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나누는, 농구경기장에서 관중들을 위해 기꺼이 키스 타임에 응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은 그의 가장 큰 유산이 되고 있습니다.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식에서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그래서 그의 재직 기간 중 가장 큰 감동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는 오바마, 고별 연설에서 급진주의와 파벌주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고별 연설) : "극단주의, 편협함, 파벌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은 권위주의와 민족주의자의 위협에 대항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오바마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민주주의는 위협 받는다고 경고하고, 우리 모두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브리핑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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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오바마의 8년…남긴 것은?
    • 입력 2017-01-14 21:57:05
    • 수정2017-01-14 22: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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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며칠 후면 8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마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백악관에 입성했는데요,

퇴임 직전까지도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불렸습니다.

며칠 전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연설이 있었는데요,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끝까지 강조하며 미 국민들에게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줬습니다.

이번 주 핫 이슈에서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최성원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8년을 되돌아보죠.

<리포트>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역사가 곧 막을 내립니다.

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8년 전, 47살의 나이에 미국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

<인터뷰> 오바마 대통령 취임 선서(2009년) : "나는 미합중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합중국의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21세기를 9.11테러의 충격으로 시작했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연이은 전쟁,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로 지쳐있던 미국인들에게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등장은 그 자체로 '희망'과 '변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성과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 국교정상화, 건강보험개혁, 기후변화 대처 노력, 금융위기 극복 등 다양한 업적이 있지만 오바마 8년의 가장 큰 유산은 그의 기품과 가치였다."

"미국에 자부심을 갖게 해준 지도자", "신념을 절대 잃지 않은 대통령", "모범적인 아버지이자 남편", "쿨(Cool)한 지도자" 등 오바마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인상 깊게 평가했습니다.

이런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임기 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5%에 달해 곧 취임하는 트럼프의 지지율 37%를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임기 중 최고 지지율 67%, 8년 평균 지지율도 48%에 달합니다.

오바마 재선 성공의 일등공신인 실업률은 첫 임기를 시작할 당시 10%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4.7%까지 떨어져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고용은 7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임기 중 1,5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다우지수는 7,949포인트에서 이제는 2만 선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 첫해 마이너스 2.8%였던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성과를 오바마 대통령 한 사람만의 몫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 미국 경제가 워낙 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기저 효과(base effect)가 분명히 있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회복 후에도 2%대 저성장에 그치고 있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돼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미국인 90%에게는 경기회복을 체감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창출된 일자리는 제조업이나 광업 등 블루칼라보다는 IT나 서비스 산업 등 화이트칼라 부분에 주로 집중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5만 4천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금융위기 이전 440만 명 수준이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560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이 증가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급여나 근속연수, 근무여건 등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훨씬 악화되면서 변화를 바라는 백인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트럼프가 받은 것입니다.

오바마의 퇴장과 동시에 업적들도 사라질 위기입니다.

오바마 자신이 꼽은 가장 큰 업적인 국민건강보험, 오바마케어는 곧 중단될 위기에 있고, 통상 분야 최고 업적으로 여겼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도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미 폐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환태평양 경제공동체 탈퇴를 발표할 것입니다. 이 협정은 미국의 잠재적 재앙입니다."

TPP뿐만 아니라 한미자유무역협정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등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다시 협상할 것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세계에서 합의서명된 무역협정 가운데 최악의 협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중 무역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촉발될 위기도 있습니다.

오바마 취임 이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 WTO에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무역분쟁은 12건으로 역대 미국 행정부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더욱 강경한 대응에 나선다면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정치적 공과를 떠나 오바마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의 인간미 때문입니다.

머리를 만져보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거리낌 없이 머리를 숙이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즐거워하는, 백악관 청소부와 스스럼없이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나누는, 농구경기장에서 관중들을 위해 기꺼이 키스 타임에 응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은 그의 가장 큰 유산이 되고 있습니다.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식에서 부른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그래서 그의 재직 기간 중 가장 큰 감동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는 오바마, 고별 연설에서 급진주의와 파벌주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고별 연설) : "극단주의, 편협함, 파벌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은 권위주의와 민족주의자의 위협에 대항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오바마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민주주의는 위협 받는다고 경고하고, 우리 모두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브리핑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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