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대피하세요!” 경비원의 마지막 외침
입력 2017.03.21 (08:33)
수정 2017.03.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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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비용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줄이고,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가 많아졌는데요.
아무리 무인 시스템이 첨단화됐다고 하더라도, 경비원을 대신해 이런 일까진 못하겠죠.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6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는 이 경비원은 다급한 화재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뒀는데요.
주민들은 경비원 아저씨를 영웅으로 기억하며 그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로운 희생으로 깊은 울림을 준 현장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토요일, 주민들이 주말 오전을 보내고 있을 때 아파트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데요.
<녹취> “주민분들은 긴급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 : “전기 전원이 나가서 있다가 나중에 연기가 많이 나니까 빨리 내려오라 해서 저도 급하게 계단으로 내려갔었거든요.”
<녹취>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 : “일어나서 밥 먹고, TV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어요. 아내가 이렇게 보다가 연기가 나네? (이러더라고.)"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승강기 내부에 주민이 갇히는 등 상황은 다급하게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이 단전으로 인해서 전기가 차단되면서 갇혀있는 상황으로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민들이 발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은 1시간 40분 만에 꺼졌는데요.
조사 결과, 불은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시작됐는데, 기계실의 복잡한 구조 탓에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아파트 공사 중에 배관을 교체하던 공사 중이었는데요. 배관 교체작업 중 보온재에 불이 붙어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입니다.”
화재가 진화될 무렵,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9층에 경비아저씨가 쓰러졌대요.”
아파트 9층 계단에서 경비원 양명승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건데요.
현장에서 즉각 응급조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호흡 곤란으로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한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을 투입했습니다. 구급대원이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는…….”
주민들은 화재 당시 승강기가 멈춘 상태에서, 양 씨가 계단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말합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혼자 사시는 분들 깨우러 돌아다니시고 그때 또 아침이었잖아요. 주말이고. 막 깨우러 돌아다니시다가 연기 때문에 그렇게 되셨다고……. ”
대피 중 8층 계단에서 경비원을 만난 주민은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D(음성변조) : “숨이 차서 헉헉거렸어요. 그래서 어디 가느냐 그랬더니 올라가요. 나이 먹어서 힘든데 (생각했는데) 교대하는 분이 쫓아 올라가더니 누가 쓰러졌다는 거예요.”
양 씨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직접 전화로 대피를 유도하는 등 화재 상황에서 누구보다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3년 전에 혈관 쪽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서 수술 한 번 한 적은 있어요.”
경찰은 부검 결과 양 씨의 직접 사인이 심장 마비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양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양 씨가 근무한 아파트 경비실엔 하얀 꽃과 추모글이 붙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E(음성변조) : “엄마 이거 뭐냐고 해서 경비 아저씨 돌아가셔서 이렇게 해놓은 거라니까 나도 편지 쓴다고. 그래서 밤에 와서 써서 저기다가 붙였거든요. 아저씨가 인사하면 예쁘다고 잘 받아주시고 항상 먼저 인사하시고 그랬던 분이니까…….”
주민들은 양 씨를 "누구보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경비원"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F(음성변조) : “정확하게 정직하게 일 처리를 하셨던 분이고 택배 같은 게 와도 실제로 좀 무거운 거라 제가 남편이 들고 오게 했다고 하면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갖다 주셨던 분이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아침 일찍 나가면 항상 돌아다니시고 쓰레기 청소, 분리수거 할 때도 항상 계시고 인사도 잘하시고……. 그래서 저도 먼저 (인사를) 잘 하지는 않는데 그 아저씨한테는 꼭 인사를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이러고.”
가족들은 양 씨가 곁을 떠났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데요.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착잡하죠. 갑자기 이렇게 변을 당한 거니까. 어떻게 갑자기 어떤 생각도(안 나고) 머리가 멍하죠.”
1년 전,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는 양 씨.
경비원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맡은 일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설 명절 때도 같이 차례 지내면서 경비 일 너무나 재밌다고.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굉장히 즐겁게 일을 하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G(음성변조) : “내 일처럼 왔다 갔다 그건 알아요. 내 일처럼 근무했다는 건. 내 집처럼. 내 일처럼 말이야. 열심히 하던 사람이에요.”
양 씨를 추모하는 주민들은 발길은 빈소에도 이어졌는데요.
<녹취> 故양명승씨 형(음성변조) : “서운하고 가슴 아프지만 주민들이 와서 그렇게 해주니까 주민들이 와서 울면서 그러니까 내가 가만있다가도 가슴이 뭉클하더라고. 주민들이 와서 막 울면서 그렇게 하는 거 보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져 주민을 구한 고 양명승 씨.
고인의 고귀한 희생이 주민들과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줄이고,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가 많아졌는데요.
아무리 무인 시스템이 첨단화됐다고 하더라도, 경비원을 대신해 이런 일까진 못하겠죠.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6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는 이 경비원은 다급한 화재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뒀는데요.
주민들은 경비원 아저씨를 영웅으로 기억하며 그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로운 희생으로 깊은 울림을 준 현장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토요일, 주민들이 주말 오전을 보내고 있을 때 아파트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데요.
<녹취> “주민분들은 긴급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 : “전기 전원이 나가서 있다가 나중에 연기가 많이 나니까 빨리 내려오라 해서 저도 급하게 계단으로 내려갔었거든요.”
<녹취>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 : “일어나서 밥 먹고, TV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어요. 아내가 이렇게 보다가 연기가 나네? (이러더라고.)"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승강기 내부에 주민이 갇히는 등 상황은 다급하게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이 단전으로 인해서 전기가 차단되면서 갇혀있는 상황으로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민들이 발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은 1시간 40분 만에 꺼졌는데요.
조사 결과, 불은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시작됐는데, 기계실의 복잡한 구조 탓에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아파트 공사 중에 배관을 교체하던 공사 중이었는데요. 배관 교체작업 중 보온재에 불이 붙어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입니다.”
화재가 진화될 무렵,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9층에 경비아저씨가 쓰러졌대요.”
아파트 9층 계단에서 경비원 양명승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건데요.
현장에서 즉각 응급조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호흡 곤란으로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한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을 투입했습니다. 구급대원이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는…….”
주민들은 화재 당시 승강기가 멈춘 상태에서, 양 씨가 계단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말합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혼자 사시는 분들 깨우러 돌아다니시고 그때 또 아침이었잖아요. 주말이고. 막 깨우러 돌아다니시다가 연기 때문에 그렇게 되셨다고……. ”
대피 중 8층 계단에서 경비원을 만난 주민은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D(음성변조) : “숨이 차서 헉헉거렸어요. 그래서 어디 가느냐 그랬더니 올라가요. 나이 먹어서 힘든데 (생각했는데) 교대하는 분이 쫓아 올라가더니 누가 쓰러졌다는 거예요.”
양 씨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직접 전화로 대피를 유도하는 등 화재 상황에서 누구보다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3년 전에 혈관 쪽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서 수술 한 번 한 적은 있어요.”
경찰은 부검 결과 양 씨의 직접 사인이 심장 마비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양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양 씨가 근무한 아파트 경비실엔 하얀 꽃과 추모글이 붙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E(음성변조) : “엄마 이거 뭐냐고 해서 경비 아저씨 돌아가셔서 이렇게 해놓은 거라니까 나도 편지 쓴다고. 그래서 밤에 와서 써서 저기다가 붙였거든요. 아저씨가 인사하면 예쁘다고 잘 받아주시고 항상 먼저 인사하시고 그랬던 분이니까…….”
주민들은 양 씨를 "누구보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경비원"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F(음성변조) : “정확하게 정직하게 일 처리를 하셨던 분이고 택배 같은 게 와도 실제로 좀 무거운 거라 제가 남편이 들고 오게 했다고 하면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갖다 주셨던 분이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아침 일찍 나가면 항상 돌아다니시고 쓰레기 청소, 분리수거 할 때도 항상 계시고 인사도 잘하시고……. 그래서 저도 먼저 (인사를) 잘 하지는 않는데 그 아저씨한테는 꼭 인사를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이러고.”
가족들은 양 씨가 곁을 떠났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데요.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착잡하죠. 갑자기 이렇게 변을 당한 거니까. 어떻게 갑자기 어떤 생각도(안 나고) 머리가 멍하죠.”
1년 전,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는 양 씨.
경비원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맡은 일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설 명절 때도 같이 차례 지내면서 경비 일 너무나 재밌다고.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굉장히 즐겁게 일을 하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G(음성변조) : “내 일처럼 왔다 갔다 그건 알아요. 내 일처럼 근무했다는 건. 내 집처럼. 내 일처럼 말이야. 열심히 하던 사람이에요.”
양 씨를 추모하는 주민들은 발길은 빈소에도 이어졌는데요.
<녹취> 故양명승씨 형(음성변조) : “서운하고 가슴 아프지만 주민들이 와서 그렇게 해주니까 주민들이 와서 울면서 그러니까 내가 가만있다가도 가슴이 뭉클하더라고. 주민들이 와서 막 울면서 그렇게 하는 거 보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져 주민을 구한 고 양명승 씨.
고인의 고귀한 희생이 주민들과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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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3-21 08:34:48
- 수정2017-03-21 09:38:34
<앵커 멘트>
비용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줄이고,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가 많아졌는데요.
아무리 무인 시스템이 첨단화됐다고 하더라도, 경비원을 대신해 이런 일까진 못하겠죠.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6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는 이 경비원은 다급한 화재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뒀는데요.
주민들은 경비원 아저씨를 영웅으로 기억하며 그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로운 희생으로 깊은 울림을 준 현장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토요일, 주민들이 주말 오전을 보내고 있을 때 아파트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데요.
<녹취> “주민분들은 긴급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 : “전기 전원이 나가서 있다가 나중에 연기가 많이 나니까 빨리 내려오라 해서 저도 급하게 계단으로 내려갔었거든요.”
<녹취>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 : “일어나서 밥 먹고, TV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어요. 아내가 이렇게 보다가 연기가 나네? (이러더라고.)"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승강기 내부에 주민이 갇히는 등 상황은 다급하게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이 단전으로 인해서 전기가 차단되면서 갇혀있는 상황으로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민들이 발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은 1시간 40분 만에 꺼졌는데요.
조사 결과, 불은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시작됐는데, 기계실의 복잡한 구조 탓에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아파트 공사 중에 배관을 교체하던 공사 중이었는데요. 배관 교체작업 중 보온재에 불이 붙어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입니다.”
화재가 진화될 무렵,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9층에 경비아저씨가 쓰러졌대요.”
아파트 9층 계단에서 경비원 양명승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건데요.
현장에서 즉각 응급조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호흡 곤란으로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한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을 투입했습니다. 구급대원이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는…….”
주민들은 화재 당시 승강기가 멈춘 상태에서, 양 씨가 계단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말합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혼자 사시는 분들 깨우러 돌아다니시고 그때 또 아침이었잖아요. 주말이고. 막 깨우러 돌아다니시다가 연기 때문에 그렇게 되셨다고……. ”
대피 중 8층 계단에서 경비원을 만난 주민은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D(음성변조) : “숨이 차서 헉헉거렸어요. 그래서 어디 가느냐 그랬더니 올라가요. 나이 먹어서 힘든데 (생각했는데) 교대하는 분이 쫓아 올라가더니 누가 쓰러졌다는 거예요.”
양 씨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직접 전화로 대피를 유도하는 등 화재 상황에서 누구보다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3년 전에 혈관 쪽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서 수술 한 번 한 적은 있어요.”
경찰은 부검 결과 양 씨의 직접 사인이 심장 마비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양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양 씨가 근무한 아파트 경비실엔 하얀 꽃과 추모글이 붙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E(음성변조) : “엄마 이거 뭐냐고 해서 경비 아저씨 돌아가셔서 이렇게 해놓은 거라니까 나도 편지 쓴다고. 그래서 밤에 와서 써서 저기다가 붙였거든요. 아저씨가 인사하면 예쁘다고 잘 받아주시고 항상 먼저 인사하시고 그랬던 분이니까…….”
주민들은 양 씨를 "누구보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경비원"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F(음성변조) : “정확하게 정직하게 일 처리를 하셨던 분이고 택배 같은 게 와도 실제로 좀 무거운 거라 제가 남편이 들고 오게 했다고 하면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갖다 주셨던 분이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아침 일찍 나가면 항상 돌아다니시고 쓰레기 청소, 분리수거 할 때도 항상 계시고 인사도 잘하시고……. 그래서 저도 먼저 (인사를) 잘 하지는 않는데 그 아저씨한테는 꼭 인사를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이러고.”
가족들은 양 씨가 곁을 떠났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데요.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착잡하죠. 갑자기 이렇게 변을 당한 거니까. 어떻게 갑자기 어떤 생각도(안 나고) 머리가 멍하죠.”
1년 전,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는 양 씨.
경비원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맡은 일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설 명절 때도 같이 차례 지내면서 경비 일 너무나 재밌다고.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굉장히 즐겁게 일을 하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G(음성변조) : “내 일처럼 왔다 갔다 그건 알아요. 내 일처럼 근무했다는 건. 내 집처럼. 내 일처럼 말이야. 열심히 하던 사람이에요.”
양 씨를 추모하는 주민들은 발길은 빈소에도 이어졌는데요.
<녹취> 故양명승씨 형(음성변조) : “서운하고 가슴 아프지만 주민들이 와서 그렇게 해주니까 주민들이 와서 울면서 그러니까 내가 가만있다가도 가슴이 뭉클하더라고. 주민들이 와서 막 울면서 그렇게 하는 거 보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져 주민을 구한 고 양명승 씨.
고인의 고귀한 희생이 주민들과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줄이고,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아파트가 많아졌는데요.
아무리 무인 시스템이 첨단화됐다고 하더라도, 경비원을 대신해 이런 일까진 못하겠죠.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60대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는 이 경비원은 다급한 화재 상황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숨을 거뒀는데요.
주민들은 경비원 아저씨를 영웅으로 기억하며 그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로운 희생으로 깊은 울림을 준 현장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 토요일, 주민들이 주말 오전을 보내고 있을 때 아파트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데요.
<녹취> “주민분들은 긴급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A(음성변조) : “전기 전원이 나가서 있다가 나중에 연기가 많이 나니까 빨리 내려오라 해서 저도 급하게 계단으로 내려갔었거든요.”
<녹취> 아파트 주민B(음성변조) : “일어나서 밥 먹고, TV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어요. 아내가 이렇게 보다가 연기가 나네? (이러더라고.)"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승강기 내부에 주민이 갇히는 등 상황은 다급하게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엘리베이터에 있던 사람들이 단전으로 인해서 전기가 차단되면서 갇혀있는 상황으로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민들이 발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불은 1시간 40분 만에 꺼졌는데요.
조사 결과, 불은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시작됐는데, 기계실의 복잡한 구조 탓에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아파트 공사 중에 배관을 교체하던 공사 중이었는데요. 배관 교체작업 중 보온재에 불이 붙어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입니다.”
화재가 진화될 무렵,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9층에 경비아저씨가 쓰러졌대요.”
아파트 9층 계단에서 경비원 양명승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건데요.
현장에서 즉각 응급조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천(노원소방서 화재조사) : “호흡 곤란으로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한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을 투입했습니다. 구급대원이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는…….”
주민들은 화재 당시 승강기가 멈춘 상태에서, 양 씨가 계단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말합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혼자 사시는 분들 깨우러 돌아다니시고 그때 또 아침이었잖아요. 주말이고. 막 깨우러 돌아다니시다가 연기 때문에 그렇게 되셨다고……. ”
대피 중 8층 계단에서 경비원을 만난 주민은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D(음성변조) : “숨이 차서 헉헉거렸어요. 그래서 어디 가느냐 그랬더니 올라가요. 나이 먹어서 힘든데 (생각했는데) 교대하는 분이 쫓아 올라가더니 누가 쓰러졌다는 거예요.”
양 씨는 고령의 주민들에게 직접 전화로 대피를 유도하는 등 화재 상황에서 누구보다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3년 전에 혈관 쪽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서 수술 한 번 한 적은 있어요.”
경찰은 부검 결과 양 씨의 직접 사인이 심장 마비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양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양 씨가 근무한 아파트 경비실엔 하얀 꽃과 추모글이 붙었는데요.
<녹취> 아파트 주민E(음성변조) : “엄마 이거 뭐냐고 해서 경비 아저씨 돌아가셔서 이렇게 해놓은 거라니까 나도 편지 쓴다고. 그래서 밤에 와서 써서 저기다가 붙였거든요. 아저씨가 인사하면 예쁘다고 잘 받아주시고 항상 먼저 인사하시고 그랬던 분이니까…….”
주민들은 양 씨를 "누구보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경비원"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F(음성변조) : “정확하게 정직하게 일 처리를 하셨던 분이고 택배 같은 게 와도 실제로 좀 무거운 거라 제가 남편이 들고 오게 했다고 하면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갖다 주셨던 분이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C(음성변조) : “아침 일찍 나가면 항상 돌아다니시고 쓰레기 청소, 분리수거 할 때도 항상 계시고 인사도 잘하시고……. 그래서 저도 먼저 (인사를) 잘 하지는 않는데 그 아저씨한테는 꼭 인사를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이러고.”
가족들은 양 씨가 곁을 떠났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데요.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착잡하죠. 갑자기 이렇게 변을 당한 거니까. 어떻게 갑자기 어떤 생각도(안 나고) 머리가 멍하죠.”
1년 전,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정년퇴직을 하고,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는 양 씨.
경비원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맡은 일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양현승(故양명승씨 동생) : “설 명절 때도 같이 차례 지내면서 경비 일 너무나 재밌다고.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내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굉장히 즐겁게 일을 하셨어요.”
<녹취> 아파트 주민G(음성변조) : “내 일처럼 왔다 갔다 그건 알아요. 내 일처럼 근무했다는 건. 내 집처럼. 내 일처럼 말이야. 열심히 하던 사람이에요.”
양 씨를 추모하는 주민들은 발길은 빈소에도 이어졌는데요.
<녹취> 故양명승씨 형(음성변조) : “서운하고 가슴 아프지만 주민들이 와서 그렇게 해주니까 주민들이 와서 울면서 그러니까 내가 가만있다가도 가슴이 뭉클하더라고. 주민들이 와서 막 울면서 그렇게 하는 거 보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져 주민을 구한 고 양명승 씨.
고인의 고귀한 희생이 주민들과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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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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