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모 동의 안 해 작전 열외”…軍 부적절 인정

입력 2017.03.28 (21:30) 수정 2017.03.28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 일선 부대가 병사들을 군사 작전에 투입하면서 부모에게 동의를 구하고, 부모가 동의하지 않은 병사들에 대해선 열외 조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의 작전 투입 여부를 왜 부모에게 동의를 구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단독 보도, 김용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육군 공병부대는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6.25 전쟁 당시 경기도 곳곳에 매설된 지뢰 제거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0여 명을 참여시켰고, 올해도 새로운 병사 30여 명을 작전에 투입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대는 작전 수행 전 병사들의 부모에게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안내문에는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 작전을 실시하기 전 부모의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는 동의서도 첨부됐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에 5명, 올해 3명 등 모두 8명의 병사들이 부모가 작전 투입에 동의하지 않아 열외됐습니다.

자식의 작전 투입에 동의했던 다른 부모들은 부대의 처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동의서 받은 해당부대 전역자 부모 : "세상에 위험 부담 없는 일이 어딨겠어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안 보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당연히 이건 부대 작전이니까 동의서 써줘야 한다..."

해당 부대는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부모들의 걱정과 민원이 늘어 동의서를 보내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장병들의 작전 투입에 부모 동의를 구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녹취> 박선우(前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 :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부모 형제도 지키라는 의무인데 (부모) 동의를 받고 가를 받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자기 생명을 내놓고라도 수행해서..."

군 당국은 뒤늦게 해당 부대의 조치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하고, 동의서 발송과 병사 열외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부모 동의 안 해 작전 열외”…軍 부적절 인정
    • 입력 2017-03-28 21:31:07
    • 수정2017-03-28 22:00:18
    뉴스 9
<앵커 멘트>

한 일선 부대가 병사들을 군사 작전에 투입하면서 부모에게 동의를 구하고, 부모가 동의하지 않은 병사들에 대해선 열외 조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의 작전 투입 여부를 왜 부모에게 동의를 구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단독 보도, 김용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육군 공병부대는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6.25 전쟁 당시 경기도 곳곳에 매설된 지뢰 제거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0여 명을 참여시켰고, 올해도 새로운 병사 30여 명을 작전에 투입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대는 작전 수행 전 병사들의 부모에게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안내문에는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 작전을 실시하기 전 부모의 동의를 구하고자 한다는 동의서도 첨부됐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에 5명, 올해 3명 등 모두 8명의 병사들이 부모가 작전 투입에 동의하지 않아 열외됐습니다.

자식의 작전 투입에 동의했던 다른 부모들은 부대의 처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동의서 받은 해당부대 전역자 부모 : "세상에 위험 부담 없는 일이 어딨겠어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안 보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당연히 이건 부대 작전이니까 동의서 써줘야 한다..."

해당 부대는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부모들의 걱정과 민원이 늘어 동의서를 보내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장병들의 작전 투입에 부모 동의를 구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녹취> 박선우(前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 :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부모 형제도 지키라는 의무인데 (부모) 동의를 받고 가를 받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자기 생명을 내놓고라도 수행해서..."

군 당국은 뒤늦게 해당 부대의 조치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하고, 동의서 발송과 병사 열외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