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고, 끌고…명절 앞둔 축산물 위생관리 엉망

입력 2018.02.15 (06:24) 수정 2018.02.1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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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을 앞두고 소·돼지고기 많이 구매하시죠?

KBS 취재진이 전국 최대 규모의 축산물 시장에서 유통과정을 점검했는데, 일부 업체들이 기본 위생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위생 기준이 보다 엄격한 해썹(HACCP)인증을 받은 업체도 있습니다.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늦은 밤, 서울 마장동에 축산물을 실은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저장고에서 인부들이 고기 더미를 밟으며 옮겨 다닙니다.

고기를 씌운 비닐이 거의 다 벗겨졌습니다.

먼지 묻은 차량 바깥까지 생고기가 걸쳐 있습니다.

"그럴 리 없다"던 업체는,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그런 걸 납품할 수가 있나요. 말이 안 되지."]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니 인정합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뿐만 아니고 다 그렇게 내리는데. 한 차에 50마리, 60마리씩 되잖아요. 그걸 일일이 다 (포장)한다는 자체가 솔직히 힘들다고 봐야죠."]

또 다른 차량에선 고깃덩어리가 땅바닥에 떨어지거나, 돼지고기 수백 마리가 기본 포장도 없이 겹겹이 쌓여 운반되기도 합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켜켜이 쌓아와라 어쩌라 그런 적은 없거든. 그건 우리한테 할 게 아니라 작업장(도축장) 가서 얘기해야지. (전혀 모르셨다는 말씀이세요?) 네, 네, 네."]

오염 우려가 있는 축산물을 파는 건 불법입니다.

그래서 매달거나, 포장하거나, 용기에 담아 외부와 차단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위생화와 위생복, 위생모 착용도 의무지만, 갖추지 않았습니다.

고기를 내린 곳도, 받은 곳도, 해썹(HACCP) 인증 업체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관리 못 해요. (고기가) 들어올 때마다 저희가 있을 수도 없는 입장이고. 당연히 그 쪽(납품업체)도 해썹(HACCP)이니까 믿는 거지."]

선물세트 만드는 작업이 막바지입니다.

도마는 6개월마다 교체해야 하지만, 2년 째 쓰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비용이 얼만데. 도마는 2년에 한번씩 깎아요. 뒤집어서 번갈아가면서 써요."]

이 지역의 고기는 전국 소매점과 급식업체, 식당 등지로 팔려나갑니다.

명절을 맞아 이 일대 축산물 취급 물량은 평소보다 30%정도 늘었습니다.

바쁜만큼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명절 전 위생 점검'에서 이 지역을 아예 제외했고, 관할구청은 단 한 곳만 적발됐다며 '대체로 양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추적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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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밟고, 끌고…명절 앞둔 축산물 위생관리 엉망
    • 입력 2018-02-15 06:27:35
    • 수정2018-02-15 06:39:44
    뉴스광장 1부
[앵커]

명절을 앞두고 소·돼지고기 많이 구매하시죠?

KBS 취재진이 전국 최대 규모의 축산물 시장에서 유통과정을 점검했는데, 일부 업체들이 기본 위생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위생 기준이 보다 엄격한 해썹(HACCP)인증을 받은 업체도 있습니다.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늦은 밤, 서울 마장동에 축산물을 실은 차량들이 모여듭니다.

저장고에서 인부들이 고기 더미를 밟으며 옮겨 다닙니다.

고기를 씌운 비닐이 거의 다 벗겨졌습니다.

먼지 묻은 차량 바깥까지 생고기가 걸쳐 있습니다.

"그럴 리 없다"던 업체는,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그런 걸 납품할 수가 있나요. 말이 안 되지."]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니 인정합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뿐만 아니고 다 그렇게 내리는데. 한 차에 50마리, 60마리씩 되잖아요. 그걸 일일이 다 (포장)한다는 자체가 솔직히 힘들다고 봐야죠."]

또 다른 차량에선 고깃덩어리가 땅바닥에 떨어지거나, 돼지고기 수백 마리가 기본 포장도 없이 겹겹이 쌓여 운반되기도 합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켜켜이 쌓아와라 어쩌라 그런 적은 없거든. 그건 우리한테 할 게 아니라 작업장(도축장) 가서 얘기해야지. (전혀 모르셨다는 말씀이세요?) 네, 네, 네."]

오염 우려가 있는 축산물을 파는 건 불법입니다.

그래서 매달거나, 포장하거나, 용기에 담아 외부와 차단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위생화와 위생복, 위생모 착용도 의무지만, 갖추지 않았습니다.

고기를 내린 곳도, 받은 곳도, 해썹(HACCP) 인증 업체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관리 못 해요. (고기가) 들어올 때마다 저희가 있을 수도 없는 입장이고. 당연히 그 쪽(납품업체)도 해썹(HACCP)이니까 믿는 거지."]

선물세트 만드는 작업이 막바지입니다.

도마는 6개월마다 교체해야 하지만, 2년 째 쓰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비용이 얼만데. 도마는 2년에 한번씩 깎아요. 뒤집어서 번갈아가면서 써요."]

이 지역의 고기는 전국 소매점과 급식업체, 식당 등지로 팔려나갑니다.

명절을 맞아 이 일대 축산물 취급 물량은 평소보다 30%정도 늘었습니다.

바쁜만큼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명절 전 위생 점검'에서 이 지역을 아예 제외했고, 관할구청은 단 한 곳만 적발됐다며 '대체로 양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추적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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