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나무 상당수 ‘고사’…가리왕산 복원 ‘빨간불’

입력 2018.02.20 (21:23) 수정 2018.02.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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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선 활강경기장은 애초 선정 당시부터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나무 수백 그루를 옮겨 심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병행됐는데 옮겨 심은 이 나무들 상당수가 고사위기에 처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지으면서 나무 천2백여 그루가 옮겨 심어진 이식지입니다.

슬로프 한편에 듬성듬성 심어진 나무들은 마르다 못해 앙상해 보입니다.

이런 이식지는 모두 6곳.

현장의 용역 업체를 찾아 이식수 관리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관리 기록 곳곳에서 말라 죽었다는 '고사' 표현이 눈에 띕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고사가 될 것이다.'라고 (전문가들이) 예측을 많이 하셨어요. (이식한 나무를) 복원할 때 다시 원위치하는 걸로 계획이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하는 걸로….]

KBS가 단독 입수한 가리왕산 생태복원계획에서도 재이식 사업은 아예 빠져 있습니다.

원래 세웠던 재이식 계획 자체가 완전히 무산될 정도로 나무의 복원이 불가능해진 겁니다.

[정규원/산림기술사협회 연구소장 : "(가리왕산은) 해발고별로 식생이 정확히 구분돼있어요. 적합하지 않은 임분(숲)의 상태에 이식하면 그 이식목은 죽는 거죠. 사실은."]

게다가 강원도가 제출한 복원계획에 대해 산림청이 지난달 승인을 보류했습니다.

‘보류’ 결정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복원 계획이 부실하다는 반증으로 분석됩니다.

강원도는 대체 이식목을 육성하는 등 복원계획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복원계획이 지연되면서 해빙기 이후 산사태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됩니다.

[김경준/국장/원주환경운동연합 : "복원이 늦으면 늦을수록 가리왕산의 생태가 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재해적으로도 안전상의 문제가..."]

가리왕산은 500년 동안 엄격하게 보호돼 ‘천연원시림’이 울창한 곳으로 산림연구의 보고로 평가받아온 곳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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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식 나무 상당수 ‘고사’…가리왕산 복원 ‘빨간불’
    • 입력 2018-02-20 21:28:09
    • 수정2018-02-20 21: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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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선 활강경기장은 애초 선정 당시부터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나무 수백 그루를 옮겨 심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병행됐는데 옮겨 심은 이 나무들 상당수가 고사위기에 처한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지으면서 나무 천2백여 그루가 옮겨 심어진 이식지입니다.

슬로프 한편에 듬성듬성 심어진 나무들은 마르다 못해 앙상해 보입니다.

이런 이식지는 모두 6곳.

현장의 용역 업체를 찾아 이식수 관리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관리 기록 곳곳에서 말라 죽었다는 '고사' 표현이 눈에 띕니다.

[산림청 관계자(음성변조) : "'고사가 될 것이다.'라고 (전문가들이) 예측을 많이 하셨어요. (이식한 나무를) 복원할 때 다시 원위치하는 걸로 계획이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안 하는 걸로….]

KBS가 단독 입수한 가리왕산 생태복원계획에서도 재이식 사업은 아예 빠져 있습니다.

원래 세웠던 재이식 계획 자체가 완전히 무산될 정도로 나무의 복원이 불가능해진 겁니다.

[정규원/산림기술사협회 연구소장 : "(가리왕산은) 해발고별로 식생이 정확히 구분돼있어요. 적합하지 않은 임분(숲)의 상태에 이식하면 그 이식목은 죽는 거죠. 사실은."]

게다가 강원도가 제출한 복원계획에 대해 산림청이 지난달 승인을 보류했습니다.

‘보류’ 결정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복원 계획이 부실하다는 반증으로 분석됩니다.

강원도는 대체 이식목을 육성하는 등 복원계획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복원계획이 지연되면서 해빙기 이후 산사태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됩니다.

[김경준/국장/원주환경운동연합 : "복원이 늦으면 늦을수록 가리왕산의 생태가 회복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재해적으로도 안전상의 문제가..."]

가리왕산은 500년 동안 엄격하게 보호돼 ‘천연원시림’이 울창한 곳으로 산림연구의 보고로 평가받아온 곳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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