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英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활동에 찬반 논란

입력 2018.03.14 (20:35) 수정 2018.03.1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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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에서는 아동 성범죄자를 잡아서 경찰에 넘기거나 인터넷에 공개하는 일을 하는 민간단체,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 활동 중입니다.

성범죄를 예방하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단체 측의 주장인데요,

이들의 활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런던 연결합니다.

[리포트]

[앵커]
박재용 특파원,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라는 단체들이 하는 일이 정확히 뭔가요?

[기자]
네. 이 단체들은 온라인 상에서 성관계를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는 성범죄자를 잡기 위해 조직되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이 한 중년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이윽고 중년 남성에게 13살 소녀를 만나기 위해 나온 것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중년 남성이 황급히 자리를 뜨려 하자 붙잡은 뒤 경찰을 부릅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 "이 남성은 한 10대 소녀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13살이라고 하니깐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공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남성도 이들 단체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명하자, 증거를 제시합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 "내 스마트폰에 증거가 다 있어요. 당신이 나한테 예전에 14살과 잤다는 말도 했어요. 당신과 나눈 모든 대화 내용을 저장해뒀어요."]

이른바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라 불리는 이들 단체는 10대 청소년으로 가장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먼저 접근해 오는 성인을 약속 장소로 나오게 하는데요,

이후 현장에 나온 이들의 얼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거나 경찰에 신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란 단체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이후 영국에서는 일부 유명인들의 아동 성범죄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이 무렵부터 몇몇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조직해 이러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현재 유사한 단체가 75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영국에서 심각한 문젭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10대 청소년들과 만나 불법 성매매를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셉니다.

영국 아동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해마다 평균 10대 남성은 6%, 10대 여성은 16%가 온라인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 요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은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의 활동이 어떻게 보면 경찰이 할 일을 대신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때문에, 논란도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단체들의 활동이 사적 단죄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리안 오케인/북아일랜드 경찰국(PSNI) 부국장 :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고, 이들 단체들이 제공한 정보 역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의 활동 방식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아닌 민간 단체가 위장 수사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합법적이지 않은 데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단체 소속 일부 회원들이 협박을 하거나 폭력을 사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결국, 영국 경찰 당국이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을 엄중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성범죄 예방 차원에서 경찰이 오히려 이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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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英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활동에 찬반 논란
    • 입력 2018-03-14 20:31:20
    • 수정2018-03-14 20:44:37
    글로벌24
[앵커]

영국에서는 아동 성범죄자를 잡아서 경찰에 넘기거나 인터넷에 공개하는 일을 하는 민간단체,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 활동 중입니다.

성범죄를 예방하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단체 측의 주장인데요,

이들의 활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런던 연결합니다.

[리포트]

[앵커]
박재용 특파원,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라는 단체들이 하는 일이 정확히 뭔가요?

[기자]
네. 이 단체들은 온라인 상에서 성관계를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는 성범죄자를 잡기 위해 조직되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이 한 중년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이윽고 중년 남성에게 13살 소녀를 만나기 위해 나온 것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중년 남성이 황급히 자리를 뜨려 하자 붙잡은 뒤 경찰을 부릅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 "이 남성은 한 10대 소녀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13살이라고 하니깐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공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한 남성도 이들 단체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명하자, 증거를 제시합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 "내 스마트폰에 증거가 다 있어요. 당신이 나한테 예전에 14살과 잤다는 말도 했어요. 당신과 나눈 모든 대화 내용을 저장해뒀어요."]

이른바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라 불리는 이들 단체는 10대 청소년으로 가장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먼저 접근해 오는 성인을 약속 장소로 나오게 하는데요,

이후 현장에 나온 이들의 얼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거나 경찰에 신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란 단체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이후 영국에서는 일부 유명인들의 아동 성범죄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이 무렵부터 몇몇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조직해 이러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현재 유사한 단체가 75개까지 늘어났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영국에서 심각한 문젭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10대 청소년들과 만나 불법 성매매를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셉니다.

영국 아동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해마다 평균 10대 남성은 6%, 10대 여성은 16%가 온라인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 요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은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의 활동이 어떻게 보면 경찰이 할 일을 대신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때문에, 논란도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단체들의 활동이 사적 단죄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리안 오케인/북아일랜드 경찰국(PSNI) 부국장 :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고, 이들 단체들이 제공한 정보 역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의 활동 방식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아닌 민간 단체가 위장 수사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합법적이지 않은 데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단체 소속 일부 회원들이 협박을 하거나 폭력을 사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결국, 영국 경찰 당국이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을 엄중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성범죄 예방 차원에서 경찰이 오히려 이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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