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의혹 봇물…김경수-드루킹, 긴밀한 사이였나?

입력 2018.04.16 (21:27) 수정 2018.04.1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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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은 오늘(16일)도 역시 뜨거운 이슈입니다.

각종 의혹이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경찰도 오늘(16일)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비공식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과 거짓, 확인이 더 필요한 의혹…

김준범 기자와 함께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이걸 겁니다.

김경수 의원이 일명 '드루킹'이라는 김모 씨와 긴밀하게 텔레그램 메시지 수백 건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 어디까지가 사실입니까.

[기자]

일단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였던 건 분명합니다.

김경수 의원 본인도 대선을 앞두고 만났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SNS로 긴밀하게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는 지금까지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경찰은 일단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거나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 의원도 같은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앵커]

김 의원은 댓글 조작이라는 범죄 혐의와는 관련이 없다는 건가요?

[기자]

아직 예단하기는 쉽지는 않고요.

이런 점도 봐야 됩니다.

설령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기만 했더라도 그 메시지의 내용이 뭐냐에 따라서 문제, 더 나아가 범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이렇게 가정해보죠.

김 씨가 특정한 기사와 댓글을 거론하면서 '여기에다 댓글 달기 운동을 했습니다, 또는 댓글 추천, 비추천을 했습니다.' 라는 정도를 김 의원에게 보고했으면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매크로' 같은 조작 프로그램을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사실까지 말하거나 암시했다면, 김 의원도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앵커]

대선 때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죠.

[기자]

일단 압수한 휴대전화의 텔레그램 대화방 자체에 암호가 걸려 있어서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일단 경찰은 "김 씨가 김 의원에게 기사 제목과 링크 주소 등을 보냈고, 무슨 무슨 활동을 했다는 점도 전했다." 까지는 확인했습니다.

김 의원이 읽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일단 온라인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전달은 있었다는 거죠.

사실 이 쟁점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취재를 해봤습니다.

드루킹 김 씨와 함께 대선 당시에 활동했던 회원들을 허효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드루킹 김모 씨가 운영한 출판사, 때마침 김씨와 함께 활동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대선을 전후로 함께 활동을 한 회원입니다.

경선 때는 주로 오프라인 활동에 주력했다고 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문재인(당시 후보) 민주당 경선장에서 자기 돈 내고 회원들이 자비로 경선장 광주며 부산이며 쫓아다녔지..."]

문재인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온라인에서 좋은 댓글 달기, 이른바 '선플' 운동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집에 앉아서 기사에 문재인(당시 후보) 관련 기사에 선플 달고 싶었던 사람은 선플 달고 그랬던 적은 있죠, 그 때 대선 때 한창. 문재인(당시 후보) 기사에 악플 달린 거 악의적인 기사 단 거 "선플 달아라" 하면 달고 싶은 사람 달고."]

포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서로가 빌려쓸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기사)좌표 매일 (SNS로) 날아오잖아요. 그래서 나 대신 추천하라고 비번 알려주고 그런 사람들이 몇 명 있었죠. 피곤해서 못하겠다고. 아이디를 빌려줬을 때가 대선 그쯤이었나요?(노랑) 그런 것 같아요."]

결국 누군가 드루킹 김씨 등을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출판사 건물 특정 IP에서 조직적 댓글 작업이 벌어진 정황이 포착돼 수사가 의뢰됐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선 직후 검찰의 처벌을 피했던 드루킹, 대선 당시 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앵커]

이어가겠습니다. 인사청탁 부분으로 넘어가보죠.

김 씨가 지인을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했는고, 이걸 거절했다는 게 김 의원 측 해명 아닙니까.

[기자]

네, 김 의원의 해명과 경찰 브리핑을 종합하면, 드루킹 김 씨는 유명 로펌의 D 변호사를 총영사 자리에 추천했습니다.

의원회관에서 만나서 추천을 했다고 합니다.

김 의원은 인사 추천 절차를 거쳐 청와대에 전했고, 부적격이라는 회신이 와서 이를 김 씨에게 전했다는 겁니다.

실제 오사카 총영사에는 언론인 출신의 오태규 씨가 임명됐으니, 청탁이 거절된 건 사실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은 김 씨가 또다른 지인도 청와대 행정관에 청탁했다고 발표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만, 누구를 추천했고 그 추천이 받아들여졌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청탁이 완전히 거절됐는지 아니면 일부라도 반영이 됐는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또, 청탁은 거부됐다고 해도 인사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인사청탁을 거부하니까 김 씨가 김 의원 측을 협박했다, 이런 의혹도 있던데요.

[기자]

네. 경찰은 김 의원 본인은 아니지만 보좌관을 협박한 듯한 메시지가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암호화된 파일을 보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경찰이 밝혔습니다.

[앵커]

앞으로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지금까지 정리해드린 내용 중에 확인이 더 필요한 의혹 부분은 당연히 수사가 더 진행될 거고요.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전화가 백70개나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더 필요합니다.

현재 구속된 드루킹 김 씨 등 3명은 구속 기한이 다 돼서 내일 법원에 기소되고, 경찰은 다른 2명도 추가 조사 중입니다.

김경수 의원까지 조사할 거냐는 질문에는 너무 앞서 나간 거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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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조작’ 의혹 봇물…김경수-드루킹, 긴밀한 사이였나?
    • 입력 2018-04-16 21:29:11
    • 수정2018-04-16 21: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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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은 오늘(16일)도 역시 뜨거운 이슈입니다.

각종 의혹이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경찰도 오늘(16일)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비공식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과 거짓, 확인이 더 필요한 의혹…

김준범 기자와 함께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이걸 겁니다.

김경수 의원이 일명 '드루킹'이라는 김모 씨와 긴밀하게 텔레그램 메시지 수백 건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 어디까지가 사실입니까.

[기자]

일단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였던 건 분명합니다.

김경수 의원 본인도 대선을 앞두고 만났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SNS로 긴밀하게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는 지금까지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경찰은 일단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거나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 의원도 같은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앵커]

김 의원은 댓글 조작이라는 범죄 혐의와는 관련이 없다는 건가요?

[기자]

아직 예단하기는 쉽지는 않고요.

이런 점도 봐야 됩니다.

설령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기만 했더라도 그 메시지의 내용이 뭐냐에 따라서 문제, 더 나아가 범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이렇게 가정해보죠.

김 씨가 특정한 기사와 댓글을 거론하면서 '여기에다 댓글 달기 운동을 했습니다, 또는 댓글 추천, 비추천을 했습니다.' 라는 정도를 김 의원에게 보고했으면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매크로' 같은 조작 프로그램을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사실까지 말하거나 암시했다면, 김 의원도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앵커]

대선 때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죠.

[기자]

일단 압수한 휴대전화의 텔레그램 대화방 자체에 암호가 걸려 있어서 분석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일단 경찰은 "김 씨가 김 의원에게 기사 제목과 링크 주소 등을 보냈고, 무슨 무슨 활동을 했다는 점도 전했다." 까지는 확인했습니다.

김 의원이 읽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일단 온라인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전달은 있었다는 거죠.

사실 이 쟁점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더 취재를 해봤습니다.

드루킹 김 씨와 함께 대선 당시에 활동했던 회원들을 허효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드루킹 김모 씨가 운영한 출판사, 때마침 김씨와 함께 활동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대선을 전후로 함께 활동을 한 회원입니다.

경선 때는 주로 오프라인 활동에 주력했다고 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문재인(당시 후보) 민주당 경선장에서 자기 돈 내고 회원들이 자비로 경선장 광주며 부산이며 쫓아다녔지..."]

문재인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온라인에서 좋은 댓글 달기, 이른바 '선플' 운동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집에 앉아서 기사에 문재인(당시 후보) 관련 기사에 선플 달고 싶었던 사람은 선플 달고 그랬던 적은 있죠, 그 때 대선 때 한창. 문재인(당시 후보) 기사에 악플 달린 거 악의적인 기사 단 거 "선플 달아라" 하면 달고 싶은 사람 달고."]

포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서로가 빌려쓸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경공모 회원/음성변조 : "(기사)좌표 매일 (SNS로) 날아오잖아요. 그래서 나 대신 추천하라고 비번 알려주고 그런 사람들이 몇 명 있었죠. 피곤해서 못하겠다고. 아이디를 빌려줬을 때가 대선 그쯤이었나요?(노랑) 그런 것 같아요."]

결국 누군가 드루킹 김씨 등을 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출판사 건물 특정 IP에서 조직적 댓글 작업이 벌어진 정황이 포착돼 수사가 의뢰됐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선 직후 검찰의 처벌을 피했던 드루킹, 대선 당시 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앵커]

이어가겠습니다. 인사청탁 부분으로 넘어가보죠.

김 씨가 지인을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했는고, 이걸 거절했다는 게 김 의원 측 해명 아닙니까.

[기자]

네, 김 의원의 해명과 경찰 브리핑을 종합하면, 드루킹 김 씨는 유명 로펌의 D 변호사를 총영사 자리에 추천했습니다.

의원회관에서 만나서 추천을 했다고 합니다.

김 의원은 인사 추천 절차를 거쳐 청와대에 전했고, 부적격이라는 회신이 와서 이를 김 씨에게 전했다는 겁니다.

실제 오사카 총영사에는 언론인 출신의 오태규 씨가 임명됐으니, 청탁이 거절된 건 사실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은 김 씨가 또다른 지인도 청와대 행정관에 청탁했다고 발표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만, 누구를 추천했고 그 추천이 받아들여졌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청탁이 완전히 거절됐는지 아니면 일부라도 반영이 됐는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또, 청탁은 거부됐다고 해도 인사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인사청탁을 거부하니까 김 씨가 김 의원 측을 협박했다, 이런 의혹도 있던데요.

[기자]

네. 경찰은 김 의원 본인은 아니지만 보좌관을 협박한 듯한 메시지가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암호화된 파일을 보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경찰이 밝혔습니다.

[앵커]

앞으로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지금까지 정리해드린 내용 중에 확인이 더 필요한 의혹 부분은 당연히 수사가 더 진행될 거고요.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전화가 백70개나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더 필요합니다.

현재 구속된 드루킹 김 씨 등 3명은 구속 기한이 다 돼서 내일 법원에 기소되고, 경찰은 다른 2명도 추가 조사 중입니다.

김경수 의원까지 조사할 거냐는 질문에는 너무 앞서 나간 거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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