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갑질 논란’ 조현민 대기발령…경찰 조사

입력 2018.04.17 (08:14) 수정 2018.04.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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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뉴욕타임스' 기사를 한 번 같이 보실까요?

대한항공 관련 기산데, 낯익은 단어가 보입니다.

바로 '갑질(gapjil)-' 이라는 단어입니다.

해석을 해 보면 '봉건 영주처럼 행동하는 기업임원이, 부하나 하청업자를 학대하는 행위'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갑질'이란 한국 단어를 써서, 우리 재벌 일가의 특권 의식을 꼬집은 겁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에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갑질 논란'이 해외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어제, 문제가 불거진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업체 관계자들을 불러서 조사를 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했던 대행업체 직원들은 모두 8명인데요.

이 중에서 피해 당사자로 언급되는 두 세명을 포함해서 7명이 조사를 받았습니다.

쟁점은 조 전무가 광고회사 직원들에게 물을 뿌린 건지, 아니면 컵을 바닥에 던진건지, 이겁니다.

"아니,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해?" 하실 수도 있는데, 이게 종이컵 말고, 유리컵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흉기로 볼 수 있거든요.

특수 폭행인지, 그냥 폭행인지, 혐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수폭행은 피해자의 의사랑 상관 없이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폭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찰은 조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해서 조 전무를 소환할 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원래 경찰 조사를 좀 지켜보자, 이런 입장이었는데, 어제 갑자기 조현민 전무를 대기발령 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진지 닷새 만입니다.

당분간 업무에서 배제 하겠단 겁니다.

아무래도 여론이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회사 차원에서 적적한 조치를 또 하겠단 입장입니다.

그런데, 갑질 말고도 조현민 전무 관련해서 짚어 봐야 할 문제가 또 있습니다.

조 전무는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 동안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 등기임원에 올라 있었는데요.

이게 원래는 안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조현민 전무의 미국 이름이 '조 에밀리 리'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 국적인데요.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가 없습니다.

명백한 항공법 위반입니다.

면허 결격 사유도 될 수 있습니다.

이게 6년 동안이나 계속 됐는데, 관리감독 해야 할 국토교통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취재진이 물어봤더니, 국토교통부는 점검 규정이 없어서 몰랐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와서 과거의 일을 문제 삼아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런 저런 악재가 쏟아지면서, 대한항공 주가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 7% 넘게 빠졌습니다.

시가총액으로는 3천억 원 가까이 증발 했는데요.

시민들, 또 정치권에서는 대한항공 상징인 '태극마크'를 반납시켜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항공면허 취소 사유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규정은 없구요.

큰 사고 같은 취소 사유가 발생하면, 국토부가 면허를 취소할 수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노조도 직원들의 자괴감이 크다면서, 조 전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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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7 08:18:01
    • 수정2018-04-17 08: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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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사를 한 번 같이 보실까요?

대한항공 관련 기산데, 낯익은 단어가 보입니다.

바로 '갑질(gapjil)-' 이라는 단어입니다.

해석을 해 보면 '봉건 영주처럼 행동하는 기업임원이, 부하나 하청업자를 학대하는 행위'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갑질'이란 한국 단어를 써서, 우리 재벌 일가의 특권 의식을 꼬집은 겁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에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갑질 논란'이 해외로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어제, 문제가 불거진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업체 관계자들을 불러서 조사를 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했던 대행업체 직원들은 모두 8명인데요.

이 중에서 피해 당사자로 언급되는 두 세명을 포함해서 7명이 조사를 받았습니다.

쟁점은 조 전무가 광고회사 직원들에게 물을 뿌린 건지, 아니면 컵을 바닥에 던진건지, 이겁니다.

"아니,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해?" 하실 수도 있는데, 이게 종이컵 말고, 유리컵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흉기로 볼 수 있거든요.

특수 폭행인지, 그냥 폭행인지, 혐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수폭행은 피해자의 의사랑 상관 없이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폭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찰은 조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해서 조 전무를 소환할 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원래 경찰 조사를 좀 지켜보자, 이런 입장이었는데, 어제 갑자기 조현민 전무를 대기발령 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진지 닷새 만입니다.

당분간 업무에서 배제 하겠단 겁니다.

아무래도 여론이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회사 차원에서 적적한 조치를 또 하겠단 입장입니다.

그런데, 갑질 말고도 조현민 전무 관련해서 짚어 봐야 할 문제가 또 있습니다.

조 전무는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 동안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 등기임원에 올라 있었는데요.

이게 원래는 안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조현민 전무의 미국 이름이 '조 에밀리 리'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 국적인데요.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임원이 될 수가 없습니다.

명백한 항공법 위반입니다.

면허 결격 사유도 될 수 있습니다.

이게 6년 동안이나 계속 됐는데, 관리감독 해야 할 국토교통부는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취재진이 물어봤더니, 국토교통부는 점검 규정이 없어서 몰랐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와서 과거의 일을 문제 삼아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런 저런 악재가 쏟아지면서, 대한항공 주가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 7% 넘게 빠졌습니다.

시가총액으로는 3천억 원 가까이 증발 했는데요.

시민들, 또 정치권에서는 대한항공 상징인 '태극마크'를 반납시켜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항공면허 취소 사유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규정은 없구요.

큰 사고 같은 취소 사유가 발생하면, 국토부가 면허를 취소할 수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노조도 직원들의 자괴감이 크다면서, 조 전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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