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방송 80년

입력 2007.03.03 (09:17) 수정 2007.03.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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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현 연세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이 땅에 방송이 시작된 지 올해로 80년이 됐습니다. 일제는 1927년 식민 지배의 일환으로 우리 땅에도 라디오 방송을 이식시켰습니다. 이러한 탄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방송은 역사의 크고 작은 질곡을 겪으며 많은 변화와 발전을 했습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방송’ 하면 라디오 방송을 말했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텔레비전 방송이 널리 보급됐고,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칼라TV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10여 년 동안에는 우리의 방송 환경이 더욱 크고 빠르게 변화해 왔습니다. 1995년 이후 우리는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 채널의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2000년 이후에는 방송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우리는 보다 선명한 화질과 음질의 방송 서비스는 물론, 갖가지 데이터 방송과 이동 방송 서비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우리 방송의 이러한 발전상은 참으로 놀랍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송은 아직도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성취한 지 2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우리 방송은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시비에 종종 휘말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공공서비스 영역이던 방송이 이제는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방송 서비스를 받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방송사업자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방송 내용물이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돼간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그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권력과 자본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송이 더욱 필요해집니다. 또한 그럴수록 무료 혹은 아주 싼값으로 ‘시청자 모두에게’ ‘필요하고도 충분한’ 뉴스와 생활 정보는 물론, 유익한 오락물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송이 더더욱 필요해집니다. 때문에 시청자의 수신료에 의해 운영되는 KBS와 같은 공영방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는 시청자의 편에서, 시청자의 요구와 필요에 더욱 충실한 방송으로 자리 잡아야 할 과제를 계속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는 물론 ‘방송 100년’을 향한 미래의 주인은 마땅히 우리의 시청자가 돼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방송의 존재 이유나 목적이 공급자나 제작자 중심이 아니라 당연히 이용자인 시청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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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방송 80년
    • 입력 2007-03-03 07:16:18
    • 수정2007-03-07 14:45:32
    뉴스광장 1부
[강상현 연세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이 땅에 방송이 시작된 지 올해로 80년이 됐습니다. 일제는 1927년 식민 지배의 일환으로 우리 땅에도 라디오 방송을 이식시켰습니다. 이러한 탄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방송은 역사의 크고 작은 질곡을 겪으며 많은 변화와 발전을 했습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방송’ 하면 라디오 방송을 말했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텔레비전 방송이 널리 보급됐고,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칼라TV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10여 년 동안에는 우리의 방송 환경이 더욱 크고 빠르게 변화해 왔습니다. 1995년 이후 우리는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 채널의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2000년 이후에는 방송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우리는 보다 선명한 화질과 음질의 방송 서비스는 물론, 갖가지 데이터 방송과 이동 방송 서비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우리 방송의 이러한 발전상은 참으로 놀랍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송은 아직도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성취한 지 2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우리 방송은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시비에 종종 휘말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공공서비스 영역이던 방송이 이제는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방송 서비스를 받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방송사업자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방송 내용물이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돼간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그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권력과 자본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송이 더욱 필요해집니다. 또한 그럴수록 무료 혹은 아주 싼값으로 ‘시청자 모두에게’ ‘필요하고도 충분한’ 뉴스와 생활 정보는 물론, 유익한 오락물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송이 더더욱 필요해집니다. 때문에 시청자의 수신료에 의해 운영되는 KBS와 같은 공영방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는 시청자의 편에서, 시청자의 요구와 필요에 더욱 충실한 방송으로 자리 잡아야 할 과제를 계속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는 물론 ‘방송 100년’을 향한 미래의 주인은 마땅히 우리의 시청자가 돼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방송의 존재 이유나 목적이 공급자나 제작자 중심이 아니라 당연히 이용자인 시청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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