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블루 “우리가 신세대란 말의 시조죠”

입력 2009.05.17 (13:31) 수정 2009.05.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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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이는 시어머니예요. 얼굴살 빼라고 먹지도 못하게 해요."(손지창, 이하 손ㆍ39)
"오히려 형이 더 시어머니죠. 장가가라고 아주 난리니까요."(김민종, 이하 김ㆍ37)
남성듀오 '더 블루'로 활동한 지 14년 만이지만 최근 만난 두 사람은 엊그제까지 같이 활동한 듯 '그림'이 그럴싸했다. 탤런트 오연수와 결혼해 아들 둘을 둔 손지창, 노총각이 된 김민종은 고현정과 삼각관계로 등장한 초콜릿 CF '투유' 시절보다 원숙미가 느껴지지만 세월 관리를 꽤 잘한 느낌이었다.
손지창은 "옛날에 비해 민종이 사진 포즈가 많이 늘었다"고, 김민종은 "형이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잘 했지"라며 서로의 어깨를 '툭툭' 토닥였다.
1995년 2집 이후 더 블루가 재결합해 미니음반 '더 블루, 더 퍼스트 메모리스'를 발표했다. 김민종은 공백없이 연기자로 활동했지만 손지창은 2005년 종영한 MBC TV 드라마 '영웅시대' 이후 4년여 만이다.
음반에는 둘이 출연한 1994년 드라마 '느낌'의 주제곡 '그대와 함께'가 타이틀곡으로 담겼다. '너만을 느끼며', '친구를 위해,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 등 새롭게 편곡한 히트곡과 록 비트의 신곡 '질러'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팝 댄스곡으로 편곡된 '너만을 느끼며'에는 소녀시대 티파니와 수영이 피처링 참여를 했다.
"14년이 흘러도 엊그제 만난 것 같다"는 이들의 컴백은 작은 시도가 눈덩이 처럼 불어난 결과.
"제가 종합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데 고객 요청으로 둘이 공연한 적이 있어요. 당시 우리 히트곡의 반주가 없어 노래방 수준의 반주에 맞춰 노래했죠.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 아쉬움이 남았고 세련되게 편곡해 반주를 만들려다 음반까지 내게 됐어요."(손)
'히트곡의 재탕이냐'는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두 사람은 마음에 담고 있었다. 불성실한 컴백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이 음반으로 성공해서 어떤 위치에 다시 오르겠다는 목표는 없다고 한다.
"우리가 바라는 건 가요 순위 프로그램 1등이 아니에요. 당시 우리와 호흡했던 분들이 지금 힘든 세대잖아요. 추억을 되살려 위안을 주고 싶었어요. 우리도 그 추억으로 살고 있으니 가을께 공연을 열어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싶네요."(두 멤버)
둘은 첫 만남은 약 20년 전 길거리에서다. 1991년 손지창과 함께 있던 연예기자가 우연히 만난 김민종을 소개시켜줬다. 당시 손지창은 삼천리자전거 광고 등을 하며 뜨고 있었고, 김민종은 간간히 연기를 하던 서울예대 1학년 때다.
이후 둘은 1992년 각각 솔로 1집을 냈는데, 만능 엔터테이너가 신선할 때였던 만큼 언론은 연기자 겸 가수인 둘을 라이벌로 묶곤 했다. 이때 둘은 함께 '투 유' 광고를 찍으며 CM송 '너만을 느끼며'를 듀엣했고, 그 계기로 1992년 더 블루 1집을 발매했다. 더 블루는 김민종이 붙인 이름이다.
라이벌로 여긴 둘이 팀을 만들자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서태지와 같은 해 1집을 냈는데, 당시 서태지 매니저는 후일담으로 "서태지 음반이 모두 승승장구 했는데 라이브 음반이 더 블루에 꼬리를 밟힌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 때 처음 나온 단어가 신세대였어요. 그 전 세대가 구세대란 의미죠. 그 다음부터 X세대, N세대가 나왔죠.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처음인 만큼, 우리가 신세대란 단어의 원조인 셈이죠."(손)
둘은 팀 내에서 경쟁보다 서로의 역할이 분명했다고 한다. A형인 자신은 일일이 챙기는 매니저, 김민종은 연예인 역할에 충실했다는 게 손지창의 주장. 호흡이 척척 맞았지만 해체를 맞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손지창은 "2집이 38만장 가량 판매됐는데 당시 매니저는 2집이 망했다고 소문을 냈고 이 말에 자존심을 다쳤다"며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되니 함께 소속사를 나가자고 했는데 민종이는 그곳에 남았다. 이후 3년 가량 연락을 안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스레 다시 연락이 닿았고, 지금은 같은 소속사 소녀시대와 함께 노래하는 영광도 얻게 됐다고 웃는다.
"소녀시대가 지창이 형은 삼촌, 저는 오빠라고 불러요. 둘이 작업하다가 녹음실 옆방에서 족발에 소주를 먹는데 소녀시대 멤버들도 녹음이 있었어요. 그때 수영이가 붙임성 좋게 자리에 합류했고 평소 친한 티파니까지, 둘이 피처링에 참여하게 됐죠. 우린 말도 통하고 문자 메시지도 주고받는 사이인걸요."(김)
미혼인 김민종에게 "20살에 결혼했으면 소녀시대 같은 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손사레를 친다. 손지창은 "민종이가 빨리 결혼해 안정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화제를 전환했다.
"지창이 형과 골프를 치는데 형 둘째 아들 전화가 왔어요. '아빠 언제와?', '맘마 먹었어? 빨리 들어갈게'라고 말하는 다정한 부자의 모습이 부럽더라고요. 저도 빨리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고 싶네요."(김)
"민종이가 가정을 이뤄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민종아 빨리 부부동반으로 놀자."(손)
이들에게 더 블루의 다음을 물었다.
김민종은 "지난해 출연한 MBC TV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때 '추억은 살아있고 추억에는 힘이 있다'는 대사가 있었다"며 "그 대사가 가슴에 박히더라. 난 추억 속에 사는 스타일이다. 다음 계획보다 우리를 추억해준 분들이 많아 놀랐고 이제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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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블루 “우리가 신세대란 말의 시조죠”
    • 입력 2009-05-17 13:31:21
    • 수정2009-05-17 14:04:44
    연합뉴스
"민종이는 시어머니예요. 얼굴살 빼라고 먹지도 못하게 해요."(손지창, 이하 손ㆍ39) "오히려 형이 더 시어머니죠. 장가가라고 아주 난리니까요."(김민종, 이하 김ㆍ37) 남성듀오 '더 블루'로 활동한 지 14년 만이지만 최근 만난 두 사람은 엊그제까지 같이 활동한 듯 '그림'이 그럴싸했다. 탤런트 오연수와 결혼해 아들 둘을 둔 손지창, 노총각이 된 김민종은 고현정과 삼각관계로 등장한 초콜릿 CF '투유' 시절보다 원숙미가 느껴지지만 세월 관리를 꽤 잘한 느낌이었다. 손지창은 "옛날에 비해 민종이 사진 포즈가 많이 늘었다"고, 김민종은 "형이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잘 했지"라며 서로의 어깨를 '툭툭' 토닥였다. 1995년 2집 이후 더 블루가 재결합해 미니음반 '더 블루, 더 퍼스트 메모리스'를 발표했다. 김민종은 공백없이 연기자로 활동했지만 손지창은 2005년 종영한 MBC TV 드라마 '영웅시대' 이후 4년여 만이다. 음반에는 둘이 출연한 1994년 드라마 '느낌'의 주제곡 '그대와 함께'가 타이틀곡으로 담겼다. '너만을 느끼며', '친구를 위해, '엔드리스 러브(Endless Love)' 등 새롭게 편곡한 히트곡과 록 비트의 신곡 '질러'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팝 댄스곡으로 편곡된 '너만을 느끼며'에는 소녀시대 티파니와 수영이 피처링 참여를 했다. "14년이 흘러도 엊그제 만난 것 같다"는 이들의 컴백은 작은 시도가 눈덩이 처럼 불어난 결과. "제가 종합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데 고객 요청으로 둘이 공연한 적이 있어요. 당시 우리 히트곡의 반주가 없어 노래방 수준의 반주에 맞춰 노래했죠.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 아쉬움이 남았고 세련되게 편곡해 반주를 만들려다 음반까지 내게 됐어요."(손) '히트곡의 재탕이냐'는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두 사람은 마음에 담고 있었다. 불성실한 컴백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이 음반으로 성공해서 어떤 위치에 다시 오르겠다는 목표는 없다고 한다. "우리가 바라는 건 가요 순위 프로그램 1등이 아니에요. 당시 우리와 호흡했던 분들이 지금 힘든 세대잖아요. 추억을 되살려 위안을 주고 싶었어요. 우리도 그 추억으로 살고 있으니 가을께 공연을 열어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싶네요."(두 멤버) 둘은 첫 만남은 약 20년 전 길거리에서다. 1991년 손지창과 함께 있던 연예기자가 우연히 만난 김민종을 소개시켜줬다. 당시 손지창은 삼천리자전거 광고 등을 하며 뜨고 있었고, 김민종은 간간히 연기를 하던 서울예대 1학년 때다. 이후 둘은 1992년 각각 솔로 1집을 냈는데, 만능 엔터테이너가 신선할 때였던 만큼 언론은 연기자 겸 가수인 둘을 라이벌로 묶곤 했다. 이때 둘은 함께 '투 유' 광고를 찍으며 CM송 '너만을 느끼며'를 듀엣했고, 그 계기로 1992년 더 블루 1집을 발매했다. 더 블루는 김민종이 붙인 이름이다. 라이벌로 여긴 둘이 팀을 만들자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서태지와 같은 해 1집을 냈는데, 당시 서태지 매니저는 후일담으로 "서태지 음반이 모두 승승장구 했는데 라이브 음반이 더 블루에 꼬리를 밟힌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 때 처음 나온 단어가 신세대였어요. 그 전 세대가 구세대란 의미죠. 그 다음부터 X세대, N세대가 나왔죠.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처음인 만큼, 우리가 신세대란 단어의 원조인 셈이죠."(손) 둘은 팀 내에서 경쟁보다 서로의 역할이 분명했다고 한다. A형인 자신은 일일이 챙기는 매니저, 김민종은 연예인 역할에 충실했다는 게 손지창의 주장. 호흡이 척척 맞았지만 해체를 맞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손지창은 "2집이 38만장 가량 판매됐는데 당시 매니저는 2집이 망했다고 소문을 냈고 이 말에 자존심을 다쳤다"며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되니 함께 소속사를 나가자고 했는데 민종이는 그곳에 남았다. 이후 3년 가량 연락을 안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스레 다시 연락이 닿았고, 지금은 같은 소속사 소녀시대와 함께 노래하는 영광도 얻게 됐다고 웃는다. "소녀시대가 지창이 형은 삼촌, 저는 오빠라고 불러요. 둘이 작업하다가 녹음실 옆방에서 족발에 소주를 먹는데 소녀시대 멤버들도 녹음이 있었어요. 그때 수영이가 붙임성 좋게 자리에 합류했고 평소 친한 티파니까지, 둘이 피처링에 참여하게 됐죠. 우린 말도 통하고 문자 메시지도 주고받는 사이인걸요."(김) 미혼인 김민종에게 "20살에 결혼했으면 소녀시대 같은 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손사레를 친다. 손지창은 "민종이가 빨리 결혼해 안정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화제를 전환했다. "지창이 형과 골프를 치는데 형 둘째 아들 전화가 왔어요. '아빠 언제와?', '맘마 먹었어? 빨리 들어갈게'라고 말하는 다정한 부자의 모습이 부럽더라고요. 저도 빨리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고 싶네요."(김) "민종이가 가정을 이뤄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민종아 빨리 부부동반으로 놀자."(손) 이들에게 더 블루의 다음을 물었다. 김민종은 "지난해 출연한 MBC TV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때 '추억은 살아있고 추억에는 힘이 있다'는 대사가 있었다"며 "그 대사가 가슴에 박히더라. 난 추억 속에 사는 스타일이다. 다음 계획보다 우리를 추억해준 분들이 많아 놀랐고 이제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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