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미사 발언 논란에 휘말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입력 2013.11.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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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 내역과 성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과 보수단체들이 일제히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향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24일 문제의 '연평도 발언'에 불만을 품었다는 60대 남자가 명동성당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군경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대한민국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유신 시대부터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온 기독교 사회운동 조직으로 볼수 있다.

지난 1974년 7월 민청학련사건으로 지학순 원주교구 주교가 '반국가 사범'이라는 죄목으로 구속돼 중형을 선고받자 이에 반발해 같은해 9월 26일 사제단이 결성됐다.

사제단은 1970∼1980년대 군부 독재하에서 시국 기도회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의 탄압과 폭압 정치를 고발하고 유신헌법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무효화 운동,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독재에 저항하는 활동을 벌였다.

1987년에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6월 항쟁의 계기를 제공했다.

이후 사제단은 통일운동과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북한주민 돕기 운동 등을 벌이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굵직한 사건들에 자체 의견을 표명하며 사회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일례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사건을 폭로하는 데 관여했고, 2008년에는 정부에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국미사와 집회를 수차례 열었다.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열고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지속적으로 봉헌했다.

사제단은 엄혹한 유신독재와 제5공화국 시절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정치적 편향성을 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들의 사회문제 참여를 놓고 일각에서는 '도외시할 수 없는 사제로서의 의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종교계가 정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제단 소속 문규현 신부가 북한과의 합동 미사를 위해 방북했다가 귀환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일부 사건은 사제단이 친북 성향을 띠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시국미사에서 나온 북한 옹호성 취지의 발언과 관련, 새누리당이 "종북사제구현단에 가깝다"며 정면으로 비난하고 많은 보수단체들도 발언 취소와 사제단 해산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당분간 사제단의 활동과 성격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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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국미사 발언 논란에 휘말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 입력 2013-11-24 16:31:34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 내역과 성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과 보수단체들이 일제히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향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24일 문제의 '연평도 발언'에 불만을 품었다는 60대 남자가 명동성당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군경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대한민국의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유신 시대부터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온 기독교 사회운동 조직으로 볼수 있다. 지난 1974년 7월 민청학련사건으로 지학순 원주교구 주교가 '반국가 사범'이라는 죄목으로 구속돼 중형을 선고받자 이에 반발해 같은해 9월 26일 사제단이 결성됐다. 사제단은 1970∼1980년대 군부 독재하에서 시국 기도회 등을 통해 박정희 정권의 탄압과 폭압 정치를 고발하고 유신헌법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무효화 운동,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독재에 저항하는 활동을 벌였다. 1987년에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6월 항쟁의 계기를 제공했다. 이후 사제단은 통일운동과 국가보안법 폐지운동, 북한주민 돕기 운동 등을 벌이는 것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굵직한 사건들에 자체 의견을 표명하며 사회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일례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사건을 폭로하는 데 관여했고, 2008년에는 정부에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국미사와 집회를 수차례 열었다.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열고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지속적으로 봉헌했다. 사제단은 엄혹한 유신독재와 제5공화국 시절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정치적 편향성을 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들의 사회문제 참여를 놓고 일각에서는 '도외시할 수 없는 사제로서의 의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종교계가 정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제단 소속 문규현 신부가 북한과의 합동 미사를 위해 방북했다가 귀환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일부 사건은 사제단이 친북 성향을 띠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시국미사에서 나온 북한 옹호성 취지의 발언과 관련, 새누리당이 "종북사제구현단에 가깝다"며 정면으로 비난하고 많은 보수단체들도 발언 취소와 사제단 해산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당분간 사제단의 활동과 성격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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