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생아 연쇄 살인마 가석방 논란 부른 ‘황당법’

입력 2014.08.08 (04:02) 수정 2014.08.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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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로 재직시절 갓 태어난 아이만 무려 40명 넘게 살해한 미국의 연쇄 살인마가 황당한 법률 덕분에 가석방으로 풀려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신생아의 목숨을 잇달아 빼앗은 '죽음의 간호사' 그린 존스(64)는 다음주 가석방 심사를 거쳐 2018년 초 자유를 얻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범죄와 싸워온 여러 단체가 '말도 안 된다'라며 시대에 맞지 않는 법 집행을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생후 15개월 된 여자 갓난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1985년 기소된 존스는 이후 추가 수사에서 더 많은 아이를 죽인 것으로 드러나 징역 99년을 선고받았다.

수사 당국은 존스가 미국 텍사스주 커빌과 샌안토니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요람에서 자던 신생아에게 강력한 근육이완제를 주입하는 수법으로 40명 넘는 갓난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해야 할 존스가 감옥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이유는 텍사스주의 불합리한 '필요에 따른 가석방'법 덕분이다.

텍사스주는 1980년대 각종 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로 수형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들을 감옥에서 일찍 내보내기 위해 이 법을 고안했다.

일종의 '촉진법'으로 당시 모든 죄수는 감옥에서 하루만 사고 치지 않고 '착한 행동'을 하면 수형 기간 3일을 채운 것으로 인정돼 감옥에서 머무는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산술적으로 수형 기간을 ⅓이나 단축할 수 있던 셈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이 법은 이후 개정됐으나 당시 범죄를 저질러 옥살이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결국 '필요에 따른 가석방'법 혜택을 누리게 된 존스의 징역 기간은 99년에서 33년으로 줄어든다.

그는 13일 가석방 심사를 통과하면 2018년 사회로 돌아간다.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진 법률이 지금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

텍사스주 벡사카운티 검사인 수전 리드는 "존스는 절대 감옥 바깥으로 나와서는 안 되는 죄수"라며 그를 옭아맬 다른 기소 건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아이를 잃어 비통함에 젖어사는 부모들도 강력 반대한다고 USA 투데이는 소개했다.

검찰과 희생자 가족, 범죄와 싸우는 활동가 단체들은 존스가 감옥에 계속 머물러 더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도록 추가 범죄를 입증하기로 힘을 합쳤다.

1980년대 초반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에서 연쇄 살인을 저질러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코럴 워츠는 '필요에 따른 가석방' 법에 따라 2006년 풀려날 예정이었으나 사회단체가 그의 추가 범죄를 찾아낸 탓에 감옥에 머물다가 2007년 생을 마감했다.

휴스턴의 범죄 희생자 보호 단체에서 일하는 앤디 케이핸은 "워츠처럼 존스를 계속 감옥에 둘 수 있도록 그의 여죄를 찾으려고 여러 단체가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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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신생아 연쇄 살인마 가석방 논란 부른 ‘황당법’
    • 입력 2014-08-08 04:02:28
    • 수정2014-08-08 15:52:13
    연합뉴스
간호사로 재직시절 갓 태어난 아이만 무려 40명 넘게 살해한 미국의 연쇄 살인마가 황당한 법률 덕분에 가석방으로 풀려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신생아의 목숨을 잇달아 빼앗은 '죽음의 간호사' 그린 존스(64)는 다음주 가석방 심사를 거쳐 2018년 초 자유를 얻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범죄와 싸워온 여러 단체가 '말도 안 된다'라며 시대에 맞지 않는 법 집행을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생후 15개월 된 여자 갓난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1985년 기소된 존스는 이후 추가 수사에서 더 많은 아이를 죽인 것으로 드러나 징역 99년을 선고받았다.

수사 당국은 존스가 미국 텍사스주 커빌과 샌안토니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요람에서 자던 신생아에게 강력한 근육이완제를 주입하는 수법으로 40명 넘는 갓난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해야 할 존스가 감옥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이유는 텍사스주의 불합리한 '필요에 따른 가석방'법 덕분이다.

텍사스주는 1980년대 각종 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로 수형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들을 감옥에서 일찍 내보내기 위해 이 법을 고안했다.

일종의 '촉진법'으로 당시 모든 죄수는 감옥에서 하루만 사고 치지 않고 '착한 행동'을 하면 수형 기간 3일을 채운 것으로 인정돼 감옥에서 머무는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산술적으로 수형 기간을 ⅓이나 단축할 수 있던 셈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이 법은 이후 개정됐으나 당시 범죄를 저질러 옥살이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결국 '필요에 따른 가석방'법 혜택을 누리게 된 존스의 징역 기간은 99년에서 33년으로 줄어든다.

그는 13일 가석방 심사를 통과하면 2018년 사회로 돌아간다.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진 법률이 지금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

텍사스주 벡사카운티 검사인 수전 리드는 "존스는 절대 감옥 바깥으로 나와서는 안 되는 죄수"라며 그를 옭아맬 다른 기소 건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아이를 잃어 비통함에 젖어사는 부모들도 강력 반대한다고 USA 투데이는 소개했다.

검찰과 희생자 가족, 범죄와 싸우는 활동가 단체들은 존스가 감옥에 계속 머물러 더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도록 추가 범죄를 입증하기로 힘을 합쳤다.

1980년대 초반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에서 연쇄 살인을 저질러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코럴 워츠는 '필요에 따른 가석방' 법에 따라 2006년 풀려날 예정이었으나 사회단체가 그의 추가 범죄를 찾아낸 탓에 감옥에 머물다가 2007년 생을 마감했다.

휴스턴의 범죄 희생자 보호 단체에서 일하는 앤디 케이핸은 "워츠처럼 존스를 계속 감옥에 둘 수 있도록 그의 여죄를 찾으려고 여러 단체가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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