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지붕 색깔만 바꿔도 시원”…‘쿨 루프’ 10문 10답

이른 더위의 기세가 무섭다. 그런데 지붕 색깔만 바꿔도 전기도 아끼고, 더위도 피할 수 있다면?

뜨거운 태양열을 반사해 더위를 쫓는 이른바 '쿨루프'. 기자가 10문 10답으로 정리해봤다. 다 읽고 흰색 페인트를 사러 가는 건 자유다.

질문1. 흰색 옥상, '쿨루프'는 무엇?
대답1. 간단하게 비유하면 겨울에는 주로 어두운색의 옷을 입고, 여름에는 주로 밝은색의 옷을 입는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웠던 간단한 원리가 건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실제 일반 녹색 방수 페인트를 칠한 지붕은 햇빛과 열을 대부분 흡수하지만, 흰색 페인트를 칠한 지붕은 햇빛과 열의 85% 이상을 반사한다.

질문2. 옥상 온도 차이는 얼마나 나나?
대답2. 기자도 믿기지 않아 직접 칠해봤다. 흰색 페인트를 반쯤 칠한 상태에서 흰색 페인트를 칠한 곳과 녹색 페인트를 칠한 곳 온도를 각각 재봤다.

녹색으로 된 우레탄 페인트를 칠한 곳은 52.5도 정도였고. 하얀 페인트를 칠한 곳은 39.5도 정도였다. 온도 차이가 무려 10도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열화상 카메라로 봐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질문3. 옥상 온도 차이 때문에 실내 온도도 떨어지나?
대답3. 정말 그렇다. 옥상 면적 등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기후변화 민간연구소 '십 년 후 연구소'에 따르면 평균 '2도' 정도 내려가는 것으로 나온다.

질문4. 그럼 에어컨 등 냉방 기구 사용 줄어드니 전기 사용량도 줄어드나?
대답4. 한전 등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 온도 1도를 낮추면 전기가 7%가 더 절약된다고 한다. 냉방 기구 사용이 줄어들어 전기 사용량 줄어들고, 궁극적으론 도시 열섬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고.

질문5. 시공 혜택을 볼 수 있는 집이 있나?
대답5. 특히 단열이 쉽지 않은 옥탑방이나 같은 건물 내에선 최상층이 시공 효과가 더 크다. 옥탑방에 쿨루프 시공을 한 유남규 씨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아침에 옥탑방에 열이 다 뭉쳐 있어서 환기를 많이 해야 했었는데 지금은 시원해 에어컨 설치를 좀 미뤄도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질문6. 시공할 때 꼭 흰색으로 해야 하나? 사용해야 할 페인트 종류 따로 있나?
대답6. 흰색이 가장 열 반사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때가 많이 탈 것을 우려, 차선책으로 회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회색 중에서도 밝은색이 효과가 훨씬 좋다.

그리고 수성보다는 유성 흰색 페인트가 좋고, 일반적인 페인트에 차열과 단열 성분이 들어있는 '에너지 세이버'라는 성분이 들어있는 페인트가 더 좋다.

질문7. 시공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 명으로도 가능?
대답7. 만약 방수가 가능한 면이 군데군데 깨어져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한다. 만약 방수에 문제가 없는 경우엔 표면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다시 바르면 된다.

질문8.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대답8. 비용은 일반적인 옥상 방수 공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30평 정도의 옥상에 16ℓ짜리 에너지 세이버 흰색 페인트가 들어갔는데 전체 시공 가격은 16만 원대였다.

질문9. 그럼 겨울에는? 정말 좋은 점만 있나?
대답9. 기자도 쿨루프를 취재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겨울에는 그럼 검은 색으로 다시 칠해야 하냐고. 십 년 후 연구소 조윤석 소장은 "겨울철 90일 중에 쿨루프로 인해 겨울철 난방 부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간은 36일 정도인데, 그 기간동안 일반 지붕과 쿨루프의 온도 차이는 8.4도 정도고 실내 온도 차이는 0.2도 정도로 쿨루프로 인한 난방 부하의 증가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반면 여름철 일반 지붕과 쿨루프의 온도 차이는 18.4도 정도고, 실내 온도 차이가 2~3도 나니 더 이득이다.)

단점 한가지 더. 주변에 높은 건물이 둘러싼 낮은 건물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흰색 페인트를 칠하게 되면 주변 높은 건물의 창문 등으로 반사된 빛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캡션 : 구글 어스로 본 미국 캘리포니아)

질문10. 쿨루프 시행하고 있는 나라, 우리나라 외에 또 있나?
대답10. 전 지구적으로 쿨루프 사업을 시작한 지는 7년 정도다. 5년 전에 전 세계 40여 개 대도시들이 가입돼 있다. 특히 미국 뉴욕주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쿨루프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구글 어스로 보면 군데군데 하얀색이 뚜렷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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