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후지산 무너뜨린’ 송재익 캐스터, 23년 만에 사과?

입력 2020.05.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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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상징과도 같은 후지산을 무너뜨렸던 한국인이 있습니다. 실제로 후지산은 무너진 적이 없지만, 한국 축구팬들의 추억 속에서 후지산은 분명 23년 전 무너졌습니다.

1997년 9월 28일.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이 열린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

훗날 '도쿄 대첩'으로 명명된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후반 41분 이민성(현 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의 극적인 역전 결승 골로 일본에 충격적인 2대 1 패배를 안겼습니다.

이민성의 골이 터진 순간 중계방송을 하던 송재익 캐스터는 일본 축구의 심장부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충격을 고스란히 담은 '후지산 멘트'가 오래도록 전설로 남을 줄은 송재익 캐스터 본인도 몰랐습니다.

올해 나이 79살. 지금도 K리그2(2부 리그) 경기장에서 '할배 캐스터'로 활약 중인 송재익 캐스터를 만나 더 충격적인 '후지산' 뒷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한일전하면 상식을 벗어나서 극적인 멘트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시청자들도 그렇고..."

그런데 하마터면 큰 외교 문제가 벌어질 뻔했습니다. "왠지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스쳐 가는 게... 일본의 자존심 하면 '일왕'을 얘기할 수 있잖아요."

송재익 캐스터의 자제력이 사고를 막았습니다. "그래도 일왕을 건드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다음 어휘가 후지산이 생각나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런 멘트를 한 거죠."

후지산을 무너뜨린 지 23년 만에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당시 일본 신문에 '한국 아나운서가 후지산을 무너뜨렸다'는 기사가 나간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도 반응이 아주 컸었어요. 미안하게 생각하고요."

지난해부터 프로축구연맹의 요청으로 주로 2부 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송재익 캐스터는 본인 스스로 구식 중계라고 인정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그의 중계에 호불호가 갈립니다. 그래도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할배 캐스터는 오늘도 무너뜨릴 산을 찾으며 마이크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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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8 18: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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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상징과도 같은 후지산을 무너뜨렸던 한국인이 있습니다. 실제로 후지산은 무너진 적이 없지만, 한국 축구팬들의 추억 속에서 후지산은 분명 23년 전 무너졌습니다.

1997년 9월 28일.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이 열린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

훗날 '도쿄 대첩'으로 명명된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후반 41분 이민성(현 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의 극적인 역전 결승 골로 일본에 충격적인 2대 1 패배를 안겼습니다.

이민성의 골이 터진 순간 중계방송을 하던 송재익 캐스터는 일본 축구의 심장부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충격을 고스란히 담은 '후지산 멘트'가 오래도록 전설로 남을 줄은 송재익 캐스터 본인도 몰랐습니다.

올해 나이 79살. 지금도 K리그2(2부 리그) 경기장에서 '할배 캐스터'로 활약 중인 송재익 캐스터를 만나 더 충격적인 '후지산' 뒷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한일전하면 상식을 벗어나서 극적인 멘트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시청자들도 그렇고..."

그런데 하마터면 큰 외교 문제가 벌어질 뻔했습니다. "왠지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스쳐 가는 게... 일본의 자존심 하면 '일왕'을 얘기할 수 있잖아요."

송재익 캐스터의 자제력이 사고를 막았습니다. "그래도 일왕을 건드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다음 어휘가 후지산이 생각나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런 멘트를 한 거죠."

후지산을 무너뜨린 지 23년 만에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당시 일본 신문에 '한국 아나운서가 후지산을 무너뜨렸다'는 기사가 나간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도 반응이 아주 컸었어요. 미안하게 생각하고요."

지난해부터 프로축구연맹의 요청으로 주로 2부 리그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송재익 캐스터는 본인 스스로 구식 중계라고 인정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그의 중계에 호불호가 갈립니다. 그래도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할배 캐스터는 오늘도 무너뜨릴 산을 찾으며 마이크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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