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K] ‘당론 거부’ 금태섭 징계…의원 ‘양심’과 당원 ‘책임’ 경계는?
입력 2020.06.04 (15:58)
수정 2020.06.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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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두고 논란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 전 의원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에 '기권'표를 던져 당론을 어겼다는 것이 징계 사유였는데요.
오늘(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논박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금 전 의원의 징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면서도 "정치인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거고 당헌 당규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은 민주당의 징계를 두고 "같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헌법 기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른 투표가 헌법과 법률에 규정돼 있다"고 맞섰는데요.
당론을 거부하고 표결한 의원에 대한 과거 징계 사례가 있었는지, 또 법적인 해석은 어땠는지 따져봤습니다.
한나라당, 당론 어기고 표결한 의원 '출당' 조치(1999년)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으로 15대 총선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던 이수인·이미경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 됐습니다.
두 의원은 1999년 4월 당론을 어기고 노사정위원회 법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앞서 이수인 의원은 당론을 거슬러 전교조 합법화를 담은 교원노조 법안에도 찬성했습니다. 이미경 의원 역시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에 찬성했는데요.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재석 104명 중 찬성 94·반대 3·기권 7)를 열어 두 의원을 출당시켰습니다.
당시 이수인 의원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취한 징계조치를 영광의 훈장으로 생각한다"면서 "당원 자격보다는 국회의원의 자격이 앞서고, 당과 국회의원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당론 투표 거부 의원들에 '서면경고'(2013년)
민주당은 2013년 7월 추미애, 박지원, 김성곤, 김승남 의원에게 전병헌 원내대표 명의로 서면 경고를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에 대해 '강제적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했지만, 해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본회의 표결 다음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국익 등을 이유로 대화록 공개를 반대한 의원들의 소신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당 윤리위에는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재, "당론 위반한 당원 제명 징계 가능"
그렇다면 의원 개인의 양심과 당원으로서 책임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2001년 말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소속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강제로 교체됐습니다. 건강보험 재정분리 당론에 반대했다는 이윱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10월 이 사안에 대해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 활동을 한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당 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보임된 것에 대해 의원으로서의 법률안 심의, 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당 차원의 징계가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의원 양심 보호 '자유투표' 조항 신설….'당론 반대 보복금지'는 좌절
하지만 헌재의 결정과는 별도로, 여론은 의원 개인의 표현 자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국회의원은 헌법 46조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은 국회법 24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서를 합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양심이 당론에 얽매인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2002년 16대 국회는 정치개혁특위를 발족해 개혁에 나섰습니다. 결국, 국회법 114조의 2 자유투표(크로스보팅) 조항이 탄생했습니다. 국회법 114조에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얽매이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요구해온 '당론에 반대되는 투표 행위에 대한 보복금지'조항은 이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오늘(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논박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금 전 의원의 징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면서도 "정치인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거고 당헌 당규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은 민주당의 징계를 두고 "같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헌법 기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른 투표가 헌법과 법률에 규정돼 있다"고 맞섰는데요.
당론을 거부하고 표결한 의원에 대한 과거 징계 사례가 있었는지, 또 법적인 해석은 어땠는지 따져봤습니다.
한나라당, 당론 어기고 표결한 의원 '출당' 조치(1999년)
1999년 10월 21일 KBS 뉴스9·한나라당, 이수인·이미경 의원 제명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으로 15대 총선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던 이수인·이미경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 됐습니다.
두 의원은 1999년 4월 당론을 어기고 노사정위원회 법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앞서 이수인 의원은 당론을 거슬러 전교조 합법화를 담은 교원노조 법안에도 찬성했습니다. 이미경 의원 역시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에 찬성했는데요.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재석 104명 중 찬성 94·반대 3·기권 7)를 열어 두 의원을 출당시켰습니다.
당시 이수인 의원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취한 징계조치를 영광의 훈장으로 생각한다"면서 "당원 자격보다는 국회의원의 자격이 앞서고, 당과 국회의원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당론 투표 거부 의원들에 '서면경고'(2013년)
민주당은 2013년 7월 추미애, 박지원, 김성곤, 김승남 의원에게 전병헌 원내대표 명의로 서면 경고를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에 대해 '강제적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했지만, 해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본회의 표결 다음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국익 등을 이유로 대화록 공개를 반대한 의원들의 소신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당 윤리위에는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재, "당론 위반한 당원 제명 징계 가능"
그렇다면 의원 개인의 양심과 당원으로서 책임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2001년 말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소속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강제로 교체됐습니다. 건강보험 재정분리 당론에 반대했다는 이윱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10월 이 사안에 대해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 활동을 한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당 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보임된 것에 대해 의원으로서의 법률안 심의, 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당 차원의 징계가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의원 양심 보호 '자유투표' 조항 신설….'당론 반대 보복금지'는 좌절
하지만 헌재의 결정과는 별도로, 여론은 의원 개인의 표현 자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국회의원은 헌법 46조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은 국회법 24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서를 합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양심이 당론에 얽매인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2002년 16대 국회는 정치개혁특위를 발족해 개혁에 나섰습니다. 결국, 국회법 114조의 2 자유투표(크로스보팅) 조항이 탄생했습니다. 국회법 114조에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얽매이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요구해온 '당론에 반대되는 투표 행위에 대한 보복금지'조항은 이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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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6-04 15:58:21
- 수정2020-06-04 15:58:55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두고 논란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 전 의원이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에 '기권'표를 던져 당론을 어겼다는 것이 징계 사유였는데요.
오늘(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논박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금 전 의원의 징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면서도 "정치인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거고 당헌 당규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은 민주당의 징계를 두고 "같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헌법 기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른 투표가 헌법과 법률에 규정돼 있다"고 맞섰는데요.
당론을 거부하고 표결한 의원에 대한 과거 징계 사례가 있었는지, 또 법적인 해석은 어땠는지 따져봤습니다.
한나라당, 당론 어기고 표결한 의원 '출당' 조치(1999년)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으로 15대 총선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던 이수인·이미경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이 됐습니다.
두 의원은 1999년 4월 당론을 어기고 노사정위원회 법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앞서 이수인 의원은 당론을 거슬러 전교조 합법화를 담은 교원노조 법안에도 찬성했습니다. 이미경 의원 역시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에 찬성했는데요.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재석 104명 중 찬성 94·반대 3·기권 7)를 열어 두 의원을 출당시켰습니다.
당시 이수인 의원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이 취한 징계조치를 영광의 훈장으로 생각한다"면서 "당원 자격보다는 국회의원의 자격이 앞서고, 당과 국회의원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당론 투표 거부 의원들에 '서면경고'(2013년)
민주당은 2013년 7월 추미애, 박지원, 김성곤, 김승남 의원에게 전병헌 원내대표 명의로 서면 경고를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안'에 대해 '강제적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했지만, 해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본회의 표결 다음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국익 등을 이유로 대화록 공개를 반대한 의원들의 소신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당 윤리위에는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헌재, "당론 위반한 당원 제명 징계 가능"
그렇다면 의원 개인의 양심과 당원으로서 책임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2001년 말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소속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강제로 교체됐습니다. 건강보험 재정분리 당론에 반대했다는 이윱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10월 이 사안에 대해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 활동을 한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당 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보임된 것에 대해 의원으로서의 법률안 심의, 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당 차원의 징계가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의원 양심 보호 '자유투표' 조항 신설….'당론 반대 보복금지'는 좌절
하지만 헌재의 결정과는 별도로, 여론은 의원 개인의 표현 자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국회의원은 헌법 46조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은 국회법 24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서를 합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양심이 당론에 얽매인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2002년 16대 국회는 정치개혁특위를 발족해 개혁에 나섰습니다. 결국, 국회법 114조의 2 자유투표(크로스보팅) 조항이 탄생했습니다. 국회법 114조에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얽매이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요구해온 '당론에 반대되는 투표 행위에 대한 보복금지'조항은 이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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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기자 paz@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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