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아동학대’ 엄단, 근절의 계기돼야

입력 2021.05.15 (07:49) 수정 2021.05.15 (08: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배재성 해설위원

"양모에게 무기징역, 양부에게는 징역 5년 형을 선고한다“ 태어난지 불과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리다 숨진 '정인이 사건'에 대한 사법적 단죄입니다. 온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하고 슬픔에 빠지게 한 이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사법부는 살인죄를 인정하고 법이 허용하는 사실상 최대한의 처벌로 아동학대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부모의 얼굴조차 모른 채 입양된 어린 정인이는 양부모로부터 모진 학대만 당하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등졌습니다. 계속된 학대로 어린이집에서 움직임 없이 무표정한 인형처럼 앉아있던 정인이의 무기력한 모습이 알려지며 국민들은 공분했습니다. 사망 전까지 3차례나 학대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사실도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으로 지적됐습니다. 선고 공판 당일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시민들은 정인 양에 대한 추모와 사과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양부모 사형을 외쳤습니다. 재판부는 양모 장 씨에게 피고인은 입양 후 한 달여가 지난 후부터 어린 정인이를 상습 학대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만행으로 사망하게 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 범행인 만큼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인 양을 학대하고, 아내의 폭행·학대를 방조한 양부 안 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 후 안 씨는 법정 구속됐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를 잘 키우고 가르치는 일은 가정은 물론 사회 국가 전체의 책임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제도와 사회적 체계로 보장돼야 합니다. 최근 발생한 '제2의 정인이 사건'에서 보듯 아동 학대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불행을 사전에 막는 제도 보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란, 아이란 과연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그리고 사회는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인이 사건은 우리에게 그 답을 묻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정인이 #학대 #입양 #아동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아동학대’ 엄단, 근절의 계기돼야
    • 입력 2021-05-15 07:49:31
    • 수정2021-05-15 08:07:50
    뉴스광장
배재성 해설위원

"양모에게 무기징역, 양부에게는 징역 5년 형을 선고한다“ 태어난지 불과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리다 숨진 '정인이 사건'에 대한 사법적 단죄입니다. 온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하고 슬픔에 빠지게 한 이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사법부는 살인죄를 인정하고 법이 허용하는 사실상 최대한의 처벌로 아동학대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부모의 얼굴조차 모른 채 입양된 어린 정인이는 양부모로부터 모진 학대만 당하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등졌습니다. 계속된 학대로 어린이집에서 움직임 없이 무표정한 인형처럼 앉아있던 정인이의 무기력한 모습이 알려지며 국민들은 공분했습니다. 사망 전까지 3차례나 학대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사실도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으로 지적됐습니다. 선고 공판 당일 서울남부지법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시민들은 정인 양에 대한 추모와 사과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들고 양부모 사형을 외쳤습니다. 재판부는 양모 장 씨에게 피고인은 입양 후 한 달여가 지난 후부터 어린 정인이를 상습 학대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만행으로 사망하게 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 범행인 만큼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인 양을 학대하고, 아내의 폭행·학대를 방조한 양부 안 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 후 안 씨는 법정 구속됐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를 잘 키우고 가르치는 일은 가정은 물론 사회 국가 전체의 책임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제도와 사회적 체계로 보장돼야 합니다. 최근 발생한 '제2의 정인이 사건'에서 보듯 아동 학대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불행을 사전에 막는 제도 보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란, 아이란 과연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그리고 사회는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인이 사건은 우리에게 그 답을 묻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정인이 #학대 #입양 #아동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