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초과근무에, 괴롭힘에”…첨단 IT기업들 ‘직장 갑질’ 논란

입력 2021.06.02 (21:36) 수정 2021.06.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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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도 유독 이 회사 건물엔 불 밝힌 창이 많았습니다.

야근으로 유명했던 한 게임업체 얘기입니다.

'구로 등대'라는 별칭까지 붙었는데요.

이런 공짜 야근 관행이 사회적 문제가 된 뒤에야 이 등대의 불은 꺼졌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꺼진 건 아니었죠.

그때의 구로 등대 정도는 아니지만 초과 근무를 강요당하며 남몰래 불을 켜온 또 다른 첨단 IT기업들의 노동환경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직원이 상사의 갑질과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데 이어 이번엔 카카오에서 일부 직원에게 기록에 남지 않는 연장근무를 강요하거나, 임신부에게 초과 근무를 시키는 등 근로기준법을 수차례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옥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IT 대기업 카카오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주 52시간을 넘기는 업무지시를 하고, 연장 근무를 했는데도 이를 시스템에 기록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법률상 임산부는 주말이나 야근 등의 연장 근무를 할 수 없지만 시간외 근무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적발된 근로기준법 위반 항목만 6가지.

이번 근로감독이, 참다 못한 카카오 직원들의 청원으로 시작됐을 정돕니다.

익명 게시판에도 카카오의 인사평가 제도와 과중한 업무량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가 없었다는 게 회사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진상 규명 탄원에 나섰습니다.

네이버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는지 함께 지켜봐 달라는 메일을 국회의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네이버는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과 책임자들을 직무정지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의성과 유연함이 장점으로 꼽혔던 IT기업에서도 이처럼 '직장 갑질' 호소가 터져나오는 모양샙니다.

빠른 성장 과정에서 성과만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오히려 IT 업계의 수직적 문화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 "우리나라 주요 IT 정보통신, 게임업체들이 초고속 성장 과정에서 성과주의 실적 경영 전략과 위계적 조직문화, IT니까라는 특수성에 의해서 노동의 사각지대가, 법률 위반 문제가 하나씩 드러나는거죠."]

국내 대표 IT 기업 두 곳에서 연이어 드러난 후진적 노동 현실에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자료제공:류호정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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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초과근무에, 괴롭힘에”…첨단 IT기업들 ‘직장 갑질’ 논란
    • 입력 2021-06-02 21:36:31
    • 수정2021-06-02 22:10:15
    뉴스 9
[앵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도 유독 이 회사 건물엔 불 밝힌 창이 많았습니다.

야근으로 유명했던 한 게임업체 얘기입니다.

'구로 등대'라는 별칭까지 붙었는데요.

이런 공짜 야근 관행이 사회적 문제가 된 뒤에야 이 등대의 불은 꺼졌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꺼진 건 아니었죠.

그때의 구로 등대 정도는 아니지만 초과 근무를 강요당하며 남몰래 불을 켜온 또 다른 첨단 IT기업들의 노동환경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직원이 상사의 갑질과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데 이어 이번엔 카카오에서 일부 직원에게 기록에 남지 않는 연장근무를 강요하거나, 임신부에게 초과 근무를 시키는 등 근로기준법을 수차례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옥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IT 대기업 카카오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주 52시간을 넘기는 업무지시를 하고, 연장 근무를 했는데도 이를 시스템에 기록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법률상 임산부는 주말이나 야근 등의 연장 근무를 할 수 없지만 시간외 근무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적발된 근로기준법 위반 항목만 6가지.

이번 근로감독이, 참다 못한 카카오 직원들의 청원으로 시작됐을 정돕니다.

익명 게시판에도 카카오의 인사평가 제도와 과중한 업무량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가 없었다는 게 회사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진상 규명 탄원에 나섰습니다.

네이버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는지 함께 지켜봐 달라는 메일을 국회의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네이버는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과 책임자들을 직무정지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의성과 유연함이 장점으로 꼽혔던 IT기업에서도 이처럼 '직장 갑질' 호소가 터져나오는 모양샙니다.

빠른 성장 과정에서 성과만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오히려 IT 업계의 수직적 문화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 "우리나라 주요 IT 정보통신, 게임업체들이 초고속 성장 과정에서 성과주의 실적 경영 전략과 위계적 조직문화, IT니까라는 특수성에 의해서 노동의 사각지대가, 법률 위반 문제가 하나씩 드러나는거죠."]

국내 대표 IT 기업 두 곳에서 연이어 드러난 후진적 노동 현실에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자료제공:류호정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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