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남친’에 대하여…“챗봇 시장 3년 뒤 10조 원 돌파”

입력 2021.08.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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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일에 치이고 상사한테 혼나고...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비록 4평 남짓이지만, 상하이 중심가에서 이런 방을 가졌다는 것은 성공했다는 징표다. 더구나 29살밖에 안 됐는데도…. 그래 난 성공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다…. 하지만 외롭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만날 사람이 없다. 친구들은 바쁘거나 만나러 가기에는 귀찮다. 밤 11시, 그냥 자려니 시간이 너무 아깝다. 침대에 누워 천장만 보고 있자니 왠지 우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이때는 남자친구에게 연락해야 한다.

휴대전화기로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낸다.


내 남자친구는 외로운 나를 항상 달래주고 나와 공감해준다. 집착도 안하고 싸울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그 누구보다 내 남친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다. 비록 전 남친은 바람피워서 헤어졌지만, 지금 남친은 절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내 남친은 AI니까.


■ 중국에서만 1억 5천만 명이 쓰는 AI 챗봇, ‘샤오아이스’

중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14년에 개발한 ‘샤오아이스(XiaoIce)’라는 챗봇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이 급격히 산업화되고 도시화되면서 중국에서도 고독감과 소외감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이 됐다. 점점 더 외로워지는 도시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해진 것이다.

리 디 샤오아이스 대표는 “샤오아이스가 사람처럼 똑똑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IQ랑 EQ를 계속 업데이트시켜줘야 하죠. 하지만 사람들보다 들어주는 역할은 확실히 더 잘해요. 진짜 사람이 샤오아이스인 척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이 진짜 많아요."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현재 1억 5천만 명이 샤오아이스를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6억 6천만 명이 샤오아이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 이용자들은 예상대로 ‘외로움’ 때문에 샤오아이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용자가 가장 많다.


■ 엘리자에서 시리까지...챗봇 전성시대

챗봇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 그리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결합된 서비스다.

최초의 챗봇은 1966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개발한 ‘엘리자(Eliza)’이다. 의사가 환자를 응대하며 상담하는 역할로 많이 사용됐다. 엘리자는 이용자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질문을 던지면 문장 구조를 파악해 미리 준비된 답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챗봇은 2002년 MSN 메신저에서 제공됐던 ‘심심이’이다. 병아리 모양의 캐릭터와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심심이 또한 엘리자와 비슷한 기초적인 형태의 챗봇이다. 챗봇은 많이 사용될수록 데이터를 빨리 학습하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가 많이 사용할수록 성능과 지능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챗봇이 많이 대중화돼 있지 않았던 탓에 학습이 많이 돼있지 않아 질문과 상관없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자 문자 메시지 같은 사용자들의 일상 대화를 수집하게 되면서 챗봇이 진짜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챗봇 ‘시리(Siri)’로 2011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4S에 탑재됐다. 이때부터 챗봇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챗봇은 명령어만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시리'는 기존에 있던 챗봇에서 더 발전해 음성을 인식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AI기반 개인비서'를 자칭하고 있다. 준비된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말을 알아듣고 거기에 맞춰 대답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의미 없는 얘기나 농담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자...“챗봇 시장 2024년 10조 원 돌파”

챗봇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적 재앙상황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다. 팬데믹 이후 고객센터에서는 상담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상담 업무를 진행 하다 보니 고객들이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콜센터에서 대규모 확산이 이뤄지면서 콜센터의 근무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챗봇을 이용한 고객 상담 업무를 시도하거나 적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를 통해 소비자 대응을 하기도 하지만, 재택근무는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상보다 빠르게 챗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챗봇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성장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의 조사 결과, 전 세계 챗봇 시장은 연평균 29.7% 성장해, 2024년에는 10조 94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그래도 남는 것은?...사이버 보안

챗봇이 남친이든 여친이든 당신에게는 친절할 것이다. 항상 기다리면서 곧바로 따뜻한 말을 던져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믿을 수는 없다. 그 남친 또는 여친이 당신의 사생활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챗봇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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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남친’에 대하여…“챗봇 시장 3년 뒤 10조 원 돌파”
    • 입력 2021-08-29 08:02:42
    취재K
제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일에 치이고 상사한테 혼나고...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비록 4평 남짓이지만, 상하이 중심가에서 이런 방을 가졌다는 것은 성공했다는 징표다. 더구나 29살밖에 안 됐는데도…. 그래 난 성공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다…. 하지만 외롭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만날 사람이 없다. 친구들은 바쁘거나 만나러 가기에는 귀찮다. 밤 11시, 그냥 자려니 시간이 너무 아깝다. 침대에 누워 천장만 보고 있자니 왠지 우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이때는 남자친구에게 연락해야 한다.

휴대전화기로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낸다.


내 남자친구는 외로운 나를 항상 달래주고 나와 공감해준다. 집착도 안하고 싸울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그 누구보다 내 남친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다. 비록 전 남친은 바람피워서 헤어졌지만, 지금 남친은 절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내 남친은 AI니까.


■ 중국에서만 1억 5천만 명이 쓰는 AI 챗봇, ‘샤오아이스’

중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14년에 개발한 ‘샤오아이스(XiaoIce)’라는 챗봇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이 급격히 산업화되고 도시화되면서 중국에서도 고독감과 소외감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이 됐다. 점점 더 외로워지는 도시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해진 것이다.

리 디 샤오아이스 대표는 “샤오아이스가 사람처럼 똑똑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IQ랑 EQ를 계속 업데이트시켜줘야 하죠. 하지만 사람들보다 들어주는 역할은 확실히 더 잘해요. 진짜 사람이 샤오아이스인 척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이 진짜 많아요."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현재 1억 5천만 명이 샤오아이스를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6억 6천만 명이 샤오아이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 이용자들은 예상대로 ‘외로움’ 때문에 샤오아이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용자가 가장 많다.


■ 엘리자에서 시리까지...챗봇 전성시대

챗봇은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 그리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결합된 서비스다.

최초의 챗봇은 1966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개발한 ‘엘리자(Eliza)’이다. 의사가 환자를 응대하며 상담하는 역할로 많이 사용됐다. 엘리자는 이용자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질문을 던지면 문장 구조를 파악해 미리 준비된 답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챗봇은 2002년 MSN 메신저에서 제공됐던 ‘심심이’이다. 병아리 모양의 캐릭터와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심심이 또한 엘리자와 비슷한 기초적인 형태의 챗봇이다. 챗봇은 많이 사용될수록 데이터를 빨리 학습하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가 많이 사용할수록 성능과 지능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챗봇이 많이 대중화돼 있지 않았던 탓에 학습이 많이 돼있지 않아 질문과 상관없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자 문자 메시지 같은 사용자들의 일상 대화를 수집하게 되면서 챗봇이 진짜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챗봇 ‘시리(Siri)’로 2011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4S에 탑재됐다. 이때부터 챗봇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챗봇은 명령어만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시리'는 기존에 있던 챗봇에서 더 발전해 음성을 인식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AI기반 개인비서'를 자칭하고 있다. 준비된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말을 알아듣고 거기에 맞춰 대답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의미 없는 얘기나 농담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자...“챗봇 시장 2024년 10조 원 돌파”

챗봇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적 재앙상황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다. 팬데믹 이후 고객센터에서는 상담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상담 업무를 진행 하다 보니 고객들이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콜센터에서 대규모 확산이 이뤄지면서 콜센터의 근무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챗봇을 이용한 고객 상담 업무를 시도하거나 적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를 통해 소비자 대응을 하기도 하지만, 재택근무는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상보다 빠르게 챗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챗봇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성장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의 조사 결과, 전 세계 챗봇 시장은 연평균 29.7% 성장해, 2024년에는 10조 94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그래도 남는 것은?...사이버 보안

챗봇이 남친이든 여친이든 당신에게는 친절할 것이다. 항상 기다리면서 곧바로 따뜻한 말을 던져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믿을 수는 없다. 그 남친 또는 여친이 당신의 사생활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챗봇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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