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아바나 증후군’ 뭐길래? 미국-쿠바 공방

입력 2021.09.16 (10:49) 수정 2021.09.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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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바나 증후군'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해외 주재 미국 공무원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청력 이상 등을 호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미국은 표적 공격이라고 의심하는 반면, 주재 국가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카멜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베트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순방 중으로 싱가포르 방문을 마친 뒤 베트남에 도착한 건데요.

관심을 모은 건, 깜깜한 밤이 돼서야 도착한 이유입니다.

[기자 : "부통령님, 왜 순방을 계속하기로 하셨나요?"]

해리스 부통령은 원래 예정이었던 오후 4시 30분보다 3시간가량 늦어진 7시 32분이 돼서야 싱가포르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은 '건강 관련 이례적 징후'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CN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아바나 증후군'에 주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바나 증후군을 지칭할 때 통상적으로 '건강 관련 이례적 징후'라는 이 표현을 사용해 왔다는 겁니다.

[알렉산드라 제프/AP 백악관 출입 기자 : "아마도 '아바나 증후군'과 관련됐을 거라고 말합니다. 미국 정부가 2016년 이후 전 세계 외교관들에게 나타난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 이상 징후를 설명할 때 사용해 왔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은 미국의 해외 대사관 근무 직원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청력 손실 등을 호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5년 전 쿠바의 아바나 대사관 직원들에게서 처음 보고돼 이름 붙여졌는데요.

2018년엔 중국의 대사관 직원들도 같은 증상을 호소했고, 최근엔 지난 1월부터 베트남의 외교관들이 증세를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멜라 해리스/미국 부통령 : "(아바나 증후군에 대해 베트남 대사관 직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습니까?) 제가 여기 있는 것이 바로 메시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은 아바나 증후군을 외교관과 정보요원들을 겨냥한 계획적인 공격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립과학원은 아바나 증후군이 고주파 에너지 공격에 의한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바과학원 과학자들은 반박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이 고주파 에너지 공격 때문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미첼 발데스-소사/쿠바 신경과학 센터장 : "뇌 손상을 일으키는 증후군이 알 수 없는, 살인적인 에너지 공격에 의한 것이란 미국의 서술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증후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뉴질랜드 등의 과학자들도 머리를 맞댔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어떤 한 결론도 얻을 수 없었는데요.

[마크 코헨/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과 의사 : "원인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 됐지만, 어느 한 가지를 강력한 증거로 보긴 어려웠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바나 증후군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데요.

[젠 사키/백악관 대변인 : "(부통령이나 대사관 직원을 겨냥한 공격으로 보십니까?) 관련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제보된 바는 있습니다."]

아직 원인 불명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아바나 증후군.

그 비밀이 언제쯤 풀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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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6 10:49:26
    • 수정2021-09-16 1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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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바나 증후군'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해외 주재 미국 공무원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청력 이상 등을 호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미국은 표적 공격이라고 의심하는 반면, 주재 국가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카멜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베트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순방 중으로 싱가포르 방문을 마친 뒤 베트남에 도착한 건데요.

관심을 모은 건, 깜깜한 밤이 돼서야 도착한 이유입니다.

[기자 : "부통령님, 왜 순방을 계속하기로 하셨나요?"]

해리스 부통령은 원래 예정이었던 오후 4시 30분보다 3시간가량 늦어진 7시 32분이 돼서야 싱가포르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은 '건강 관련 이례적 징후'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CN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아바나 증후군'에 주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바나 증후군을 지칭할 때 통상적으로 '건강 관련 이례적 징후'라는 이 표현을 사용해 왔다는 겁니다.

[알렉산드라 제프/AP 백악관 출입 기자 : "아마도 '아바나 증후군'과 관련됐을 거라고 말합니다. 미국 정부가 2016년 이후 전 세계 외교관들에게 나타난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 이상 징후를 설명할 때 사용해 왔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은 미국의 해외 대사관 근무 직원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청력 손실 등을 호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5년 전 쿠바의 아바나 대사관 직원들에게서 처음 보고돼 이름 붙여졌는데요.

2018년엔 중국의 대사관 직원들도 같은 증상을 호소했고, 최근엔 지난 1월부터 베트남의 외교관들이 증세를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멜라 해리스/미국 부통령 : "(아바나 증후군에 대해 베트남 대사관 직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습니까?) 제가 여기 있는 것이 바로 메시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은 아바나 증후군을 외교관과 정보요원들을 겨냥한 계획적인 공격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립과학원은 아바나 증후군이 고주파 에너지 공격에 의한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바과학원 과학자들은 반박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이 고주파 에너지 공격 때문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미첼 발데스-소사/쿠바 신경과학 센터장 : "뇌 손상을 일으키는 증후군이 알 수 없는, 살인적인 에너지 공격에 의한 것이란 미국의 서술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증후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뉴질랜드 등의 과학자들도 머리를 맞댔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어떤 한 결론도 얻을 수 없었는데요.

[마크 코헨/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과 의사 : "원인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 됐지만, 어느 한 가지를 강력한 증거로 보긴 어려웠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바나 증후군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데요.

[젠 사키/백악관 대변인 : "(부통령이나 대사관 직원을 겨냥한 공격으로 보십니까?) 관련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제보된 바는 있습니다."]

아직 원인 불명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아바나 증후군.

그 비밀이 언제쯤 풀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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