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수 대회 참가 제한에 뿔난 여자축구연맹 “여자 축구 저변 고려해야”

입력 2021.12.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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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운동 선수의 수업 결손 횟수 제한 방침에 대해 남녀 축구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남자 축구는 주말 리그가 비교적 안착된 상황에서 강화된 교육부 방침을 따르는 데 큰 무리가 없는 반면, 여자 축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은 2일 "초중고 학생들의 대회 참가 일수 제한은 아직 주말 리그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여자 축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주중에 열리는 대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교육부는 당장 2022학년부터 학생 선수들의 대회 출전 및 훈련으로 인한 수업 결손을 엄격하게 제한할 방침이다. 현행 안은 초등학생의 경우 연간 최대 10일, 중학생은 15일, 고등학생 30일의 결석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터 초등학생 0일, 중학생 10일, 고등학생 20일로 축소된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주중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횟수가 '0'이기 때문에, 초등 선수권대회를 주관하는 여자축구연맹은 뚜렷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 여자 축구 선수들을 위한 대회는 1년에 크게 4차례 열린다. 개최 시기는 춘계연맹전(4월) 여왕기(6월) 전국선수권(7~8월) 추계연맹전(10~11월)이다. 방학 기간에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평일 일정이 포함된다.

올해까지는 궁여지책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결석 제한 일수를 최대한 활용해, 주말 이틀에다가 금요일 혹은 월요일 하루씩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버텨 왔다. 하지만 내년 초등학생의 경우 평일 출전이 원천 봉쇄되기 때문에 파행이 불가피해진다.

여자축구연맹 김정선 사무국장은 "교육부 안대로라면 내년부터는 주말에만 초등학생들이 출전할 수 있어서 토~일 경기를 2주간에 걸쳐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짧은 대회 일정으로 인해 하루에 2경기씩 치르고 있는데 내년이 되면 그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남자 축구의 경우 현장의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미 10년 전부터 꾸준히 주말 리그로 전환을 시도했고, 지금은 상당히 정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축구는 권역별 주말 리그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수의 학교 축구부가 존재하지만, 여자 축구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초등학교 여자 축구부는 전국에 18개밖에 없고, 중등부(12개), 고등부(8개)로 올라갈수록 더 적어진다. 고등부 8개 학교로 주말 리그를 실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여자축구연맹의 설명이다.

여자 축구 외에도 아마추어 종목 학생 선수들은 주중 대회 및 훈련 참가가 크게 제한돼 반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일 경기 단체연합회, 시도 체육회 등 회원 단체를 비롯한 11개 유관 단체와 연대해 교육부에 축소안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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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선수 대회 참가 제한에 뿔난 여자축구연맹 “여자 축구 저변 고려해야”
    • 입력 2021-12-02 16:03:47
    스포츠K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운동 선수의 수업 결손 횟수 제한 방침에 대해 남녀 축구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남자 축구는 주말 리그가 비교적 안착된 상황에서 강화된 교육부 방침을 따르는 데 큰 무리가 없는 반면, 여자 축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은 2일 "초중고 학생들의 대회 참가 일수 제한은 아직 주말 리그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여자 축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주중에 열리는 대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교육부는 당장 2022학년부터 학생 선수들의 대회 출전 및 훈련으로 인한 수업 결손을 엄격하게 제한할 방침이다. 현행 안은 초등학생의 경우 연간 최대 10일, 중학생은 15일, 고등학생 30일의 결석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터 초등학생 0일, 중학생 10일, 고등학생 20일로 축소된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주중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횟수가 '0'이기 때문에, 초등 선수권대회를 주관하는 여자축구연맹은 뚜렷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 여자 축구 선수들을 위한 대회는 1년에 크게 4차례 열린다. 개최 시기는 춘계연맹전(4월) 여왕기(6월) 전국선수권(7~8월) 추계연맹전(10~11월)이다. 방학 기간에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평일 일정이 포함된다.

올해까지는 궁여지책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결석 제한 일수를 최대한 활용해, 주말 이틀에다가 금요일 혹은 월요일 하루씩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버텨 왔다. 하지만 내년 초등학생의 경우 평일 출전이 원천 봉쇄되기 때문에 파행이 불가피해진다.

여자축구연맹 김정선 사무국장은 "교육부 안대로라면 내년부터는 주말에만 초등학생들이 출전할 수 있어서 토~일 경기를 2주간에 걸쳐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짧은 대회 일정으로 인해 하루에 2경기씩 치르고 있는데 내년이 되면 그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남자 축구의 경우 현장의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다. 이미 10년 전부터 꾸준히 주말 리그로 전환을 시도했고, 지금은 상당히 정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축구는 권역별 주말 리그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수의 학교 축구부가 존재하지만, 여자 축구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초등학교 여자 축구부는 전국에 18개밖에 없고, 중등부(12개), 고등부(8개)로 올라갈수록 더 적어진다. 고등부 8개 학교로 주말 리그를 실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여자축구연맹의 설명이다.

여자 축구 외에도 아마추어 종목 학생 선수들은 주중 대회 및 훈련 참가가 크게 제한돼 반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일 경기 단체연합회, 시도 체육회 등 회원 단체를 비롯한 11개 유관 단체와 연대해 교육부에 축소안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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