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44년 만에 다시 만난 모자…실종 아들 찾게한 ‘유전자’

입력 2022.01.21 (07:00)

44년 만에 상봉한 모자. 전남 영광경찰서 제공44년 만에 상봉한 모자. 전남 영광경찰서 제공

44년을 떨어져 살아온 어머니와 아들이 극적으로 만났습니다. 전남 영광경찰서는 어제(20일) 70대 어머니 이 모 씨와 50대 아들 김 모 씨가 영광경찰서에서 44년 만에 재회했다고 밝혔습니다.

1978년 10월. 당시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아들을 직접 키울 수 없었던 이 씨는 아들을 서울 성동구에 있는 고모 집에 두 달간 맡겼습니다. 어머니가 그리웠던 어린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 홀로 집을 나섰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당시 아들의 나이는 8살이었습니다.

이 씨는 실종 신고를 하고 주변의 보호시설을 샅샅이 뒤지는 등 백방으로 아들을 찾아 나섰지만, 끝내 아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실종 이후 아들은 다른 이름으로 살았습니다.

김 씨는 1979년경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지적장애 판정을 받고 기억도, 이름도 잃었습니다. 그리고 무연고자로 분류돼 전북 전주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생활해왔습니다.

그렇게 40년 넘는 긴 세월이 흘렀고, 이 씨는 그사이 서울에서 전남 영광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한평생 가슴에 아들을 묻은 채 살아오던 이 씨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용기를 냈습니다. 죽기 전 한 번이라도 아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실낱 같은 희망을 품은 채 경찰에 아들을 찾아 달라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영광경찰서는 이 씨의 유전자를 채취한 뒤 아동권리보장원 산하 실종아동 전문센터에 유전자 대조를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일, 실종아동전문센터는 이 씨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유전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아들 김 씨의 유전자였습니다. 정부가 2004년 이후 시설에 입소한 모든 무연고자에 대해서 유전자 채취 및 등록을 진행했는데, 그 대상에 김 씨도 포함돼 있었던 겁니다.

44년 만에 상봉한 모자. 전남 영광경찰서 제공44년 만에 상봉한 모자. 전남 영광경찰서 제공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경찰은 모자의 재회를 주선했습니다. 이 씨는 "아들을 찾게 돼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며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많았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다행"이라며 아들을 껴안았습니다.

44년 만의 눈물겨운 상봉을 지켜본 경찰은 뿌듯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헤어진 가족 찾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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