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조선인의 눈에 비친 미국의 첫 인상…19세기 풍경화 최초 공개

입력 2022.05.28 (21:24) 수정 2022.05.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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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조선 말기, 격동의 시기에 조선인이 그린 19세기 미국의 풍경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서화가이자 통역관으로 미국 땅을 처음 밟은 청운 강진희의 그림인데요.

그의 눈에 비친 당시 미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안다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철교를 건너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두 대의 기차.

5층짜리 서양식 건물과 전신주도 보입니다.

화풍은 낯익은 수묵화인데 풍경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조선인 화가가 그린 최초의 미국 풍경입니다.

서화가이면서, 통역관이기도 했던 청운 강진희.

1888년 초대 주미 조선 공사 박정양 등 공관원 일행과 함께 조선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게 됩니다.

워싱턴 D.C에서 찍은 사진 뒷면에 사진관 주소가 그대로 남아 있어 그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 : "그 사람의 눈에 비친 미국의 모습을 많이 화폭에 담았을텐데요. 철도에 대해서는 일종의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거죠."]

워싱턴 공사관에 들어간 뒤 처음 그린, 매화 꽃 그림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화폭 가득 전해집니다.

초대 공사 박정양이 외교 문제로 조선으로 소환되던 날을 묘사한 작품에서는 헤어짐의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고종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거나, 세자 순종의 탄신일을 축원하는 그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음악 교육자로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기록물도 발견됐습니다.

우리 노랫말을 엮은 책으로, 책 뒷부분에 미국을 다녀왔다는 내용이 있어 저자가 청운 강진희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방은/예화랑 대표 :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가 이제 나라를 잃고 어떠한 이제 그런 임을 누군가를 절실히 기다리는 그런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이어서 그 책의 내용도 너무 아름답고.."]

선진 문물을 접하고 돌아와 친미나 친일의 길을 갔던 이들과 달리 강진희는 후학 양성에 힘쓰며 우리 문화의 수호자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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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문화] 조선인의 눈에 비친 미국의 첫 인상…19세기 풍경화 최초 공개
    • 입력 2022-05-28 21:24:49
    • 수정2022-05-28 2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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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조선 말기, 격동의 시기에 조선인이 그린 19세기 미국의 풍경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서화가이자 통역관으로 미국 땅을 처음 밟은 청운 강진희의 그림인데요.

그의 눈에 비친 당시 미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안다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철교를 건너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두 대의 기차.

5층짜리 서양식 건물과 전신주도 보입니다.

화풍은 낯익은 수묵화인데 풍경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조선인 화가가 그린 최초의 미국 풍경입니다.

서화가이면서, 통역관이기도 했던 청운 강진희.

1888년 초대 주미 조선 공사 박정양 등 공관원 일행과 함께 조선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게 됩니다.

워싱턴 D.C에서 찍은 사진 뒷면에 사진관 주소가 그대로 남아 있어 그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 : "그 사람의 눈에 비친 미국의 모습을 많이 화폭에 담았을텐데요. 철도에 대해서는 일종의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거죠."]

워싱턴 공사관에 들어간 뒤 처음 그린, 매화 꽃 그림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화폭 가득 전해집니다.

초대 공사 박정양이 외교 문제로 조선으로 소환되던 날을 묘사한 작품에서는 헤어짐의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고종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거나, 세자 순종의 탄신일을 축원하는 그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음악 교육자로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기록물도 발견됐습니다.

우리 노랫말을 엮은 책으로, 책 뒷부분에 미국을 다녀왔다는 내용이 있어 저자가 청운 강진희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방은/예화랑 대표 :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가 이제 나라를 잃고 어떠한 이제 그런 임을 누군가를 절실히 기다리는 그런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이어서 그 책의 내용도 너무 아름답고.."]

선진 문물을 접하고 돌아와 친미나 친일의 길을 갔던 이들과 달리 강진희는 후학 양성에 힘쓰며 우리 문화의 수호자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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