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없다고 무시하나요?…요즘 제가 대세입니다”

입력 2022.06.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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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에 '머리가 없으면' 더 똑똑해진다

'정신머리를 어디 두고 다니는 거니?'

실수를 저지르거나 멍청한 행동을 했을 때 주로 듣게 되는 말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로봇의 경우 '머리를 따로 떼놓고 다녀야' 더 똑똑해집니다.

바로 '클라우드 기반 로봇'이 로봇계의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클라우드 로봇'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로봇을 결합한 것으로 복잡한 데이터의 연산작업을 로봇 본체가 아닌 클라우드 상에 있는 컴퓨터가 수행한 뒤 그 결괏값을 로봇에게 실행하게끔 하는 방식의 로봇입니다. 그래서 '뇌 없는 로봇(브레인리스 로봇, Brainless Robot)'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기존 서비스 로봇의 경우 이른바 뇌가 로봇에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본체 안에 붙어있는 뇌, 즉 본체 안에 심어져있는 프로그램이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수준 만큼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즉 작업 용량과 품질 자체에도 한계가 있고, 또 환경이나 작업 조건이 바뀌는 등 다양한 변수가 등장할 때 새롭게 학습하거나 대응하는 능력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를 따로 떼어내 클라우드 상에서 처리하게 만들면, 로봇의 처리연산기능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방대하게 수집되는 음성과 환경, 위치, 이미지도 보다 쉽게 처리해 해석하면서 로봇의 지능도 고도화됩니다.

이렇게 클라우드와 연결만 하면 수많은 로봇에게 동시에 고도화된 지능을 부여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그런가 하면 로봇 본체는 뇌를 떼냈으니 더 소형화하고, 로봇의 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일을 할수록 똑똑해지고 크기도 작아 관리도 편해지는데 가격경쟁력마저 좋아진다면 로봇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개발에 국내외 기업이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바로 그 길에 공격적으로 나선 국내 IT공룡이 있습니다.

■ 네이버, '5G특화망'·'클라우드' 활용 로봇 대중화 선언

네이버가 최근 '5G'와 '클라우드'를 활용,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했습니다.

네이버 계열사인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클라우드 강남오피스에서 미트업(Meetup) 행사를 열고 "AI(인공지능)기술 등 다양한 기술력을 통해 만들어 낸 로봇 시스템 'ARC'와 '5G 특화망'의 패키지를 내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발표했습니다.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한 로봇 시스템을 통칭하는 'ARC'(아크, AI·Robot·Cloud)의 경우 뇌 역할을 하는 고용량의 중앙처리장치를 클라우드 상에서 처리하고 이를 로봇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구동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클라우드 기반 로봇' 형태입니다.


네이버가 '자율주행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한 배경에는 5G 특화망도 있었습니다.

로봇과 클라우드 컴퓨터 간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는 동시에 이 속도가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5G (28GHz 주파수 대역) 이상의 초고속·초저지연 통신망입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지난해 정부의 5G 특화망과 관련, 국내 처음으로 사업권을 따낸 이후 네이버가 최근 준공한 제2 사옥 '1784' 건물 전체에 5G 특화망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대형병원과 물류단지, 실내 종합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특화망 구축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입니다.

■ 네이버 제2 사옥· 각 세종, 자율주행로봇의 거대한 시험장…"내년 상용화"

네이버 '1784' 사옥에는 현재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 40여 대가 건물 전체를 누비면서 직원들의 여러 요구사항과 다양한 변수에 대응해 학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측은 '1784'외에 현재 세종에 건설 중인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에도 자율주행 셔틀을 테스트하는 등 사옥 전체를 로봇의 시험공간인 '테스트 베드'로 운용하거나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랩스와 네이버 클라우드는 로봇의 눈과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클라우딩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ARC Eye'와 'ARC Brain'을 내년 상용화한다는 목표입니다.

'ARC Eye'와 'ARC Brain', 5G 특화망이 합쳐질 경우 대형병원에서는 환자식 배송이나 의약품 운송을 로봇으로 할 수 있고 공항 터미널 등에서는 자율주행 셔틀이나 안면인식 로봇, 기업에서는 경비 로봇이나 디지털 트윈 등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겁니다.

■ 통신·IT·제조, 경계 허물고 로봇 주도권 전쟁


지능형 서비스 로봇 산업과 관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네이버뿐만 아닙니다. 삼성과 LG, 현대 등 대기업을 비롯해 KT·SKT·LGU+ 등 기간 통신사업자 역시 미래 동력으로 로봇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올해 LG CNS와 SK네트웍스서비스가 잇따라 5G 특화망 사업권을 따냈고 삼성은 이미 올해초 CES2022에서 가전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KT는 방역로봇 출시에 이어 올해 하반기 배송서비스로봇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제조·IT·통신이라는 경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모든 것이 융복합되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가 지능형 로봇 사업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각자의 전략을 내세워 로봇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들 기업의 재미있는 공통점은 하나같이 '구독형'을 수익모델로 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임대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에는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익숙해지면 이용자들이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용자들의 패턴 등 관련 데이터는 기업에게 또 다른 부가사업의 기반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구독형 서비스' 와 '클라우드 로봇'을 결합하는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영상 및 이미지 출처 : 네이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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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가 없다고 무시하나요?…요즘 제가 대세입니다”
    • 입력 2022-06-12 08:03:06
    취재K

■ 로봇에 '머리가 없으면' 더 똑똑해진다

'정신머리를 어디 두고 다니는 거니?'

실수를 저지르거나 멍청한 행동을 했을 때 주로 듣게 되는 말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로봇의 경우 '머리를 따로 떼놓고 다녀야' 더 똑똑해집니다.

바로 '클라우드 기반 로봇'이 로봇계의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클라우드 로봇'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로봇을 결합한 것으로 복잡한 데이터의 연산작업을 로봇 본체가 아닌 클라우드 상에 있는 컴퓨터가 수행한 뒤 그 결괏값을 로봇에게 실행하게끔 하는 방식의 로봇입니다. 그래서 '뇌 없는 로봇(브레인리스 로봇, Brainless Robot)'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기존 서비스 로봇의 경우 이른바 뇌가 로봇에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본체 안에 붙어있는 뇌, 즉 본체 안에 심어져있는 프로그램이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수준 만큼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즉 작업 용량과 품질 자체에도 한계가 있고, 또 환경이나 작업 조건이 바뀌는 등 다양한 변수가 등장할 때 새롭게 학습하거나 대응하는 능력도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를 따로 떼어내 클라우드 상에서 처리하게 만들면, 로봇의 처리연산기능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방대하게 수집되는 음성과 환경, 위치, 이미지도 보다 쉽게 처리해 해석하면서 로봇의 지능도 고도화됩니다.

이렇게 클라우드와 연결만 하면 수많은 로봇에게 동시에 고도화된 지능을 부여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그런가 하면 로봇 본체는 뇌를 떼냈으니 더 소형화하고, 로봇의 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일을 할수록 똑똑해지고 크기도 작아 관리도 편해지는데 가격경쟁력마저 좋아진다면 로봇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개발에 국내외 기업이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바로 그 길에 공격적으로 나선 국내 IT공룡이 있습니다.

■ 네이버, '5G특화망'·'클라우드' 활용 로봇 대중화 선언

네이버가 최근 '5G'와 '클라우드'를 활용,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했습니다.

네이버 계열사인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클라우드 강남오피스에서 미트업(Meetup) 행사를 열고 "AI(인공지능)기술 등 다양한 기술력을 통해 만들어 낸 로봇 시스템 'ARC'와 '5G 특화망'의 패키지를 내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발표했습니다.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한 로봇 시스템을 통칭하는 'ARC'(아크, AI·Robot·Cloud)의 경우 뇌 역할을 하는 고용량의 중앙처리장치를 클라우드 상에서 처리하고 이를 로봇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구동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클라우드 기반 로봇' 형태입니다.


네이버가 '자율주행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한 배경에는 5G 특화망도 있었습니다.

로봇과 클라우드 컴퓨터 간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는 동시에 이 속도가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5G (28GHz 주파수 대역) 이상의 초고속·초저지연 통신망입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지난해 정부의 5G 특화망과 관련, 국내 처음으로 사업권을 따낸 이후 네이버가 최근 준공한 제2 사옥 '1784' 건물 전체에 5G 특화망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대형병원과 물류단지, 실내 종합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특화망 구축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입니다.

■ 네이버 제2 사옥· 각 세종, 자율주행로봇의 거대한 시험장…"내년 상용화"

네이버 '1784' 사옥에는 현재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루키' 40여 대가 건물 전체를 누비면서 직원들의 여러 요구사항과 다양한 변수에 대응해 학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측은 '1784'외에 현재 세종에 건설 중인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에도 자율주행 셔틀을 테스트하는 등 사옥 전체를 로봇의 시험공간인 '테스트 베드'로 운용하거나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랩스와 네이버 클라우드는 로봇의 눈과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클라우딩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ARC Eye'와 'ARC Brain'을 내년 상용화한다는 목표입니다.

'ARC Eye'와 'ARC Brain', 5G 특화망이 합쳐질 경우 대형병원에서는 환자식 배송이나 의약품 운송을 로봇으로 할 수 있고 공항 터미널 등에서는 자율주행 셔틀이나 안면인식 로봇, 기업에서는 경비 로봇이나 디지털 트윈 등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겁니다.

■ 통신·IT·제조, 경계 허물고 로봇 주도권 전쟁


지능형 서비스 로봇 산업과 관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네이버뿐만 아닙니다. 삼성과 LG, 현대 등 대기업을 비롯해 KT·SKT·LGU+ 등 기간 통신사업자 역시 미래 동력으로 로봇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올해 LG CNS와 SK네트웍스서비스가 잇따라 5G 특화망 사업권을 따냈고 삼성은 이미 올해초 CES2022에서 가전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KT는 방역로봇 출시에 이어 올해 하반기 배송서비스로봇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제조·IT·통신이라는 경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모든 것이 융복합되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가 지능형 로봇 사업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각자의 전략을 내세워 로봇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들 기업의 재미있는 공통점은 하나같이 '구독형'을 수익모델로 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임대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에는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익숙해지면 이용자들이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용자들의 패턴 등 관련 데이터는 기업에게 또 다른 부가사업의 기반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구독형 서비스' 와 '클라우드 로봇'을 결합하는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영상 및 이미지 출처 : 네이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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