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폭설 왜 왔고 왜 예측 못했나?

입력 2004.03.0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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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눈소식은 예보되었습니다마는 이 정도로 많이 내릴 줄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된 이번 기상 이변의 원인을 홍사훈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10시 기상레이더 화면입니다.
충청도와 경상북도지역으로 강한 눈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충청도와 경북지역 곳곳에 시간당 10cm 안팎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문경과 대전에 오늘 하루 동안 내린 약 50cm의 눈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예전의 겨울에는 요즘보다 눈이 훨씬 더 많이 내리기는 했지만 3월에 내린 눈으로는 지난 69년 속초에 내린 39cm가 지금까지 최고 치였습니다.
오늘은 이보다 10cm나 더 많이 내려 그야말로 100년만의 대폭설입니다.
⊙노원욱(80세): 나는 지금 80살인데 나는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오는 것을 못 봤어요.
⊙기자: 눈이 50cm 쌓였을 때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보통 단독주택 지붕에 눈이 50cm 쌓이면 그 무게는 5톤에 달합니다.
체중 70kg의 어른 약 70명이 지붕에 올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폭설지역의 상당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대폭설의 원인은 이번주 내내 아시아지역을 덮고 있던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입니다.
상층부 기온이 영하 35도에 이르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중국 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계속 위로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 상공에 갑자기 두께 5km가 넘는 눈구름이 형성됐고 이 구름이 폭설로 변했습니다.
보통 눈구름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두터웠기 때문에 폭설에 그치지 않고 천둥과 번개까지 쳤습니다.
눈이 내리면서 천둥, 번개까지 치는 일은 드문 기상현상입니다.
⊙진기범(기상청 예보관): 이 공기의 온도차가 거의 35도에서 40도 가까운 큰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그 가운데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상승기가 크게 발달하면서 뇌전현상이 동반되었다고 봅니다.
⊙기자: 문제는 내일 아침입니다.
눈구름 뒤로 다시 시베리아의 찬 공기층이 다가오고 있어 내일 아침에는 철원이 영하 9도, 서울도 영하 6도 등 대부분 지방이 영하로 크게 떨어지겠습니다.
제설작업이 채 끝나기 전에 내린 눈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태룡(기상청 예보관): 일요일까지는 계속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내린 눈이 녹지않고 얼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따라서 현재 비닐하우스 등에 쌓여 있는 눈을 얼기 전에 치워줘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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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폭설 왜 왔고 왜 예측 못했나?
    • 입력 2004-03-0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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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눈소식은 예보되었습니다마는 이 정도로 많이 내릴 줄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된 이번 기상 이변의 원인을 홍사훈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10시 기상레이더 화면입니다. 충청도와 경상북도지역으로 강한 눈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충청도와 경북지역 곳곳에 시간당 10cm 안팎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문경과 대전에 오늘 하루 동안 내린 약 50cm의 눈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예전의 겨울에는 요즘보다 눈이 훨씬 더 많이 내리기는 했지만 3월에 내린 눈으로는 지난 69년 속초에 내린 39cm가 지금까지 최고 치였습니다. 오늘은 이보다 10cm나 더 많이 내려 그야말로 100년만의 대폭설입니다. ⊙노원욱(80세): 나는 지금 80살인데 나는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오는 것을 못 봤어요. ⊙기자: 눈이 50cm 쌓였을 때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보통 단독주택 지붕에 눈이 50cm 쌓이면 그 무게는 5톤에 달합니다. 체중 70kg의 어른 약 70명이 지붕에 올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폭설지역의 상당수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대폭설의 원인은 이번주 내내 아시아지역을 덮고 있던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입니다. 상층부 기온이 영하 35도에 이르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중국 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계속 위로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 상공에 갑자기 두께 5km가 넘는 눈구름이 형성됐고 이 구름이 폭설로 변했습니다. 보통 눈구름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두터웠기 때문에 폭설에 그치지 않고 천둥과 번개까지 쳤습니다. 눈이 내리면서 천둥, 번개까지 치는 일은 드문 기상현상입니다. ⊙진기범(기상청 예보관): 이 공기의 온도차가 거의 35도에서 40도 가까운 큰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그 가운데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상승기가 크게 발달하면서 뇌전현상이 동반되었다고 봅니다. ⊙기자: 문제는 내일 아침입니다. 눈구름 뒤로 다시 시베리아의 찬 공기층이 다가오고 있어 내일 아침에는 철원이 영하 9도, 서울도 영하 6도 등 대부분 지방이 영하로 크게 떨어지겠습니다. 제설작업이 채 끝나기 전에 내린 눈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태룡(기상청 예보관): 일요일까지는 계속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내린 눈이 녹지않고 얼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따라서 현재 비닐하우스 등에 쌓여 있는 눈을 얼기 전에 치워줘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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