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항에도 러시아 요트 3척 입항…“20여 명 밀착 감시”

입력 2022.10.11 (21:07) 수정 2022.10.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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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뿐만 아니라 이달 초에도 러시아에서 온 다른 요트 3척이 동해상에서 발견된 뒤 포항으로 옮겨졌습니다.

종합해보면 러시아에서 스무 명 넘게 한국으로 들어오려다 대부분 입국 허가를 못 받은 건데 1명 빼고는 모두 남성이고,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독보도, 이어서 최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포항시의 동빈항입니다.

어선 수십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요트 한 척이 눈에 띕니다.

이 배에 탄 러시아 남성 2명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지난 2일부터 열흘째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원/음성변조 : "우리는 기상 상황이 안 좋아서 기다리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배에서 나가 주시겠어요? 배에 오면 안 됩니다."]

허가 없인 출입이 불가능하고 구역마다 CCTV가 설치돼 있는 포항 신항에도 러시아 깃발을 단 소형 요트 두 척이 닻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배를 정비하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17톤짜리 요트엔 러시아인 10명이, 3.8톤짜리 또 다른 요트엔 러시아인 4명이 타 있습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남성입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음성변조 : "여태까진 그런 게 없었는데, 국제 요트 이런 게 (포항 신항에) 들어오는 경우가 별로 없거든요. 20년 동안 없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세 척 모두 이달 초 우리 해역에 들어왔지만, 2명을 제외하곤 입국이 불허됐습니다.

러시아 동원령 발표 이후 요트를 타고 왔다가 입국이 불허된 러시아인들은 21명에 이릅니다.

[포항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러시아 쪽에 동원령 때문에 (허가를) 안 내준 것 같기도 한데 (한 척은) 10명이나 타가지고 출입국 쪽에서 의심된다고 입국을 불허했다고..."]

법무부 출입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들이 동원령을 피해서 왔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당국으로선 입국 목적이 확실한 사람 위주로 허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사 사례가 잇따를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안호영/국회 농해수위 위원 : "이번 사례를 보더라도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에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교와 인권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포항해수청은 유관 기관에 전파한 상황보고서에서 앞으로도 러시아 요트 대상 입항을 불허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앵커]

그럼 이 내용 취재한 최유경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우리 당국이 이들을 동원령을 피해서 온 것으로 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현재 러시아인들은 우리나라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합니다.

대신 사전에 K-ETA, 즉,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번에 온 러시아인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을 하면서 여행 허가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로 출항했습니다.

뭔가 급하게 떠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거고요.

행선지를 포함해 여행 목적이 불분명한 것도 당국이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요트 4척 가운데 한 척엔 젊은 남성 9명을 포함해 10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러기엔 배가 너무 작다는 겁니다.

법무부는 이들의 난민 신청 여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20여 명 중에 2명은 입국 허가를 받았는데 이들은 한국인 여성과 가족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동원령 회피로 의심되는 러시아 요트들이 행선지로 우리나라를 택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단 요트의 짧은 운항 거리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타고 온 요트는 작게는 4톤에서 최대 17톤급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런 소형 요트로는 장기간 항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러시아의 극동 주요 거점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하면, 사실상 한국과 일본으로 선택지가 좁혀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가운데 비자 없이 K-ETA 승인만으로 입국이 가능한 우리나라가 좀 더 선호하는 행선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러시아 남성 약 30만 명이 주변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독일 언론 보도도 있더군요.

정부가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법무부는 사업상 필요 등 방문 목적이 뚜렷한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입국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거나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건데요.

표류 등 안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인도적 조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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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포항에도 러시아 요트 3척 입항…“20여 명 밀착 감시”
    • 입력 2022-10-11 21:07:17
    • 수정2022-10-12 07: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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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뿐만 아니라 이달 초에도 러시아에서 온 다른 요트 3척이 동해상에서 발견된 뒤 포항으로 옮겨졌습니다.

종합해보면 러시아에서 스무 명 넘게 한국으로 들어오려다 대부분 입국 허가를 못 받은 건데 1명 빼고는 모두 남성이고,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독보도, 이어서 최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포항시의 동빈항입니다.

어선 수십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요트 한 척이 눈에 띕니다.

이 배에 탄 러시아 남성 2명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지난 2일부터 열흘째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원/음성변조 : "우리는 기상 상황이 안 좋아서 기다리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배에서 나가 주시겠어요? 배에 오면 안 됩니다."]

허가 없인 출입이 불가능하고 구역마다 CCTV가 설치돼 있는 포항 신항에도 러시아 깃발을 단 소형 요트 두 척이 닻을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배를 정비하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17톤짜리 요트엔 러시아인 10명이, 3.8톤짜리 또 다른 요트엔 러시아인 4명이 타 있습니다.

대부분 20~30대 젊은 남성입니다.

[포항해수청 관계자/음성변조 : "여태까진 그런 게 없었는데, 국제 요트 이런 게 (포항 신항에) 들어오는 경우가 별로 없거든요. 20년 동안 없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세 척 모두 이달 초 우리 해역에 들어왔지만, 2명을 제외하곤 입국이 불허됐습니다.

러시아 동원령 발표 이후 요트를 타고 왔다가 입국이 불허된 러시아인들은 21명에 이릅니다.

[포항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러시아 쪽에 동원령 때문에 (허가를) 안 내준 것 같기도 한데 (한 척은) 10명이나 타가지고 출입국 쪽에서 의심된다고 입국을 불허했다고..."]

법무부 출입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들이 동원령을 피해서 왔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당국으로선 입국 목적이 확실한 사람 위주로 허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사 사례가 잇따를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안호영/국회 농해수위 위원 : "이번 사례를 보더라도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에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교와 인권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포항해수청은 유관 기관에 전파한 상황보고서에서 앞으로도 러시아 요트 대상 입항을 불허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앵커]

그럼 이 내용 취재한 최유경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우리 당국이 이들을 동원령을 피해서 온 것으로 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현재 러시아인들은 우리나라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합니다.

대신 사전에 K-ETA, 즉,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번에 온 러시아인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을 하면서 여행 허가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로 출항했습니다.

뭔가 급하게 떠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거고요.

행선지를 포함해 여행 목적이 불분명한 것도 당국이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요트 4척 가운데 한 척엔 젊은 남성 9명을 포함해 10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러기엔 배가 너무 작다는 겁니다.

법무부는 이들의 난민 신청 여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20여 명 중에 2명은 입국 허가를 받았는데 이들은 한국인 여성과 가족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동원령 회피로 의심되는 러시아 요트들이 행선지로 우리나라를 택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단 요트의 짧은 운항 거리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타고 온 요트는 작게는 4톤에서 최대 17톤급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런 소형 요트로는 장기간 항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러시아의 극동 주요 거점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항하면, 사실상 한국과 일본으로 선택지가 좁혀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가운데 비자 없이 K-ETA 승인만으로 입국이 가능한 우리나라가 좀 더 선호하는 행선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러시아 남성 약 30만 명이 주변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독일 언론 보도도 있더군요.

정부가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법무부는 사업상 필요 등 방문 목적이 뚜렷한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입국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거나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건데요.

표류 등 안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인도적 조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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