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저축은행 고통은 남 일?…전북개발공사 사장 ‘편파 변제’

입력 2022.11.22 (19:02) 수정 2022.11.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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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년 전, 예금주 수만 명에게 경제적 손실과 고통을 안겼던 '부산저축은행 사태'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피해 회복에 써야 할 돈을, 당시 몇몇의 사람들이 부당하게 챙긴 사실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는데요.

전라북도가 최근 임명을 강행해 논란을 빚은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입니다.

오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5년,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이 모 씨는 부산저축은행에서 2천3백억여 원을 빌려 캄보디아 신도시 건설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른바 '캄코시티' 사업.

하지만 분양 실패 등으로 2010년 좌초됐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무너지며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주 3만 8천 명이 피해를 보는 대형 악재로 기록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씨가 '캄코시티'와 함께 또 다른 개발사업을 벌인 사실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 해변 휴양지 79만㎡ 터에 리조트를 짓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며 리조트 부지는 매각됐는데, 이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습니다.

이미 저축은행 피해자 등 수많은 이들이 변제를 고대하고 있었던 만큼, 땅 매각 대금은 채권자들에게 고루 돌아가야 했지만, 이 돈을 소수의 투자자가 나눠 챙긴 겁니다.

투자 원금은 물론이고 원금 두 배 달하는 수익금까지 챙겼습니다.

채권자 간 평등을 깨고 '편파 변제'가 이뤄진 겁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소수 투자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KBS는 이 재판 기록을 분석해 부당하게 돈을 챙긴 11명의 명단을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피고 명단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습니다.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입니다.

취재 결과 당시 캄보디아 사업에 1억 원을 투자한 서 사장은, 이 같은 편파 변제를 통해 원금을 온전히 회수하고 2억 원가량을 수익금 명목으로 또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법원은 서 사장을 비롯한 11명이 부당하게 자금을 회수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일단 원금을 돌려놓으라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85억 원가량의 수익금 반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지금 시점에서 언론에 드릴 말씀이 없고. 기자님 (요청대로) 인터뷰나 통화는 하시기 어렵다고. 아니, 기관장이라고 취재를 다 응할 이유는 없잖아요."]

취재진은 서 사장의 입장과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전북개발공사도 찾았지만, 취재를 거부해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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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부산저축은행 고통은 남 일?…전북개발공사 사장 ‘편파 변제’
    • 입력 2022-11-22 19:02:04
    • 수정2022-11-23 14:39:24
    뉴스7(전주)
[앵커]

11년 전, 예금주 수만 명에게 경제적 손실과 고통을 안겼던 '부산저축은행 사태'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피해 회복에 써야 할 돈을, 당시 몇몇의 사람들이 부당하게 챙긴 사실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는데요.

전라북도가 최근 임명을 강행해 논란을 빚은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입니다.

오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5년,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이 모 씨는 부산저축은행에서 2천3백억여 원을 빌려 캄보디아 신도시 건설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른바 '캄코시티' 사업.

하지만 분양 실패 등으로 2010년 좌초됐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무너지며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주 3만 8천 명이 피해를 보는 대형 악재로 기록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씨가 '캄코시티'와 함께 또 다른 개발사업을 벌인 사실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 해변 휴양지 79만㎡ 터에 리조트를 짓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며 리조트 부지는 매각됐는데, 이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습니다.

이미 저축은행 피해자 등 수많은 이들이 변제를 고대하고 있었던 만큼, 땅 매각 대금은 채권자들에게 고루 돌아가야 했지만, 이 돈을 소수의 투자자가 나눠 챙긴 겁니다.

투자 원금은 물론이고 원금 두 배 달하는 수익금까지 챙겼습니다.

채권자 간 평등을 깨고 '편파 변제'가 이뤄진 겁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소수 투자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KBS는 이 재판 기록을 분석해 부당하게 돈을 챙긴 11명의 명단을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피고 명단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습니다.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입니다.

취재 결과 당시 캄보디아 사업에 1억 원을 투자한 서 사장은, 이 같은 편파 변제를 통해 원금을 온전히 회수하고 2억 원가량을 수익금 명목으로 또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법원은 서 사장을 비롯한 11명이 부당하게 자금을 회수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일단 원금을 돌려놓으라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85억 원가량의 수익금 반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지금 시점에서 언론에 드릴 말씀이 없고. 기자님 (요청대로) 인터뷰나 통화는 하시기 어렵다고. 아니, 기관장이라고 취재를 다 응할 이유는 없잖아요."]

취재진은 서 사장의 입장과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전북개발공사도 찾았지만, 취재를 거부해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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