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나면 사라지는 공약?

입력 2022.12.10 (06:28) 수정 2022.12.1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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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연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의원들이 자신의 공약 이행 정도를 유권자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선거 때는 각종 홍보물과 유세로 공약을 알리지만 당선 후에는 잘한 것만 홍보할 뿐 전체적인 이행 상황을 상세하게 알리는 의원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1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선거 공약, 만 천여 건.

한 표를 호소하며 유권자들에게 목청껏 알린 약속입니다.

["이렇게 공약을 했습니다! (제대로 실현하려면 그 짐을 지워주십시오!)"]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지역구 의원 252명의 홈페이지와 SNS 등에 공약이 공개돼 있는지 전수 조사했습니다.

공약을 아예 공개하지 않은 의원은 55명.

예산을 확보할 경우 홍보하는 식으로 일부 공개한 의원이 81명이었습니다.

전체 공약을 한 차례라도 올려둔 의원은 116명인데 대부분이 선거 전 공보물을 올린 것이었습니다.

유권자가 공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정리해두거나 공약 이행 활동을 비교적 꾸준히 알린 의원은 22명에 불과했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블로그 등을 통해서 상세하게 보고 드리고 있고..."]

[이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약이) 되는 건 되는 만큼, 안 되는 건 안 되는 만큼 시민들한테 투명하게..."]

다만 세부 공약 이행도를 따로 정리해 공개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보류나 폐기한 공약을 설명한 경우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송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폐기되거나 보류되는 공약 같은 경우에는?) 아 그건 별도로 하지 않아요. 폐기나 보류되는 것을. 저는 공약을 너무 많이 해 가지고, 일일이 보고 드리기 어려워요."]

[박형수/국민의힘 의원 : "(주요 공약을 유권자분들한테 따로 설명을 하신다거나 이런 절차가 있으실까 해서...) 그런 거를 뭐 수시로 하고 있지. 그걸 뭐 특별히 어디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KBS와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약 이행도 중간 점검을 위해 보낸 질의서에도 58명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보좌진/음성변조 : "무관심하거나 답변 여부 공개에 따른 불이익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일 것이고 그 결정은 의원선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보좌관선에서 이뤄질 수도..."]

영국과 독일 등에선 정당이 의원들의 공약 이행집을 만들어 서점에 배포하거나 유권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은 홈페이지에 공약 이행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광재/한국매니패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선거를 통해서 자기에게 대의로 위임해 주신 지역 주민들이 늘상 볼 수 있도록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행 정보를 공개하셔야 되고요."]

선출직 공직자의 공약 이행도 공개를 의무화하자는 선거법 개정안은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발의됐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폐기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송상엽 최경원 박상욱/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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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끝나면 사라지는 공약?
    • 입력 2022-12-10 06:28:12
    • 수정2022-12-10 07: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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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연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의원들이 자신의 공약 이행 정도를 유권자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선거 때는 각종 홍보물과 유세로 공약을 알리지만 당선 후에는 잘한 것만 홍보할 뿐 전체적인 이행 상황을 상세하게 알리는 의원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1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선거 공약, 만 천여 건.

한 표를 호소하며 유권자들에게 목청껏 알린 약속입니다.

["이렇게 공약을 했습니다! (제대로 실현하려면 그 짐을 지워주십시오!)"]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지역구 의원 252명의 홈페이지와 SNS 등에 공약이 공개돼 있는지 전수 조사했습니다.

공약을 아예 공개하지 않은 의원은 55명.

예산을 확보할 경우 홍보하는 식으로 일부 공개한 의원이 81명이었습니다.

전체 공약을 한 차례라도 올려둔 의원은 116명인데 대부분이 선거 전 공보물을 올린 것이었습니다.

유권자가 공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정리해두거나 공약 이행 활동을 비교적 꾸준히 알린 의원은 22명에 불과했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블로그 등을 통해서 상세하게 보고 드리고 있고..."]

[이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약이) 되는 건 되는 만큼, 안 되는 건 안 되는 만큼 시민들한테 투명하게..."]

다만 세부 공약 이행도를 따로 정리해 공개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보류나 폐기한 공약을 설명한 경우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송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폐기되거나 보류되는 공약 같은 경우에는?) 아 그건 별도로 하지 않아요. 폐기나 보류되는 것을. 저는 공약을 너무 많이 해 가지고, 일일이 보고 드리기 어려워요."]

[박형수/국민의힘 의원 : "(주요 공약을 유권자분들한테 따로 설명을 하신다거나 이런 절차가 있으실까 해서...) 그런 거를 뭐 수시로 하고 있지. 그걸 뭐 특별히 어디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KBS와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약 이행도 중간 점검을 위해 보낸 질의서에도 58명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보좌진/음성변조 : "무관심하거나 답변 여부 공개에 따른 불이익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일 것이고 그 결정은 의원선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보좌관선에서 이뤄질 수도..."]

영국과 독일 등에선 정당이 의원들의 공약 이행집을 만들어 서점에 배포하거나 유권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은 홈페이지에 공약 이행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광재/한국매니패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선거를 통해서 자기에게 대의로 위임해 주신 지역 주민들이 늘상 볼 수 있도록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행 정보를 공개하셔야 되고요."]

선출직 공직자의 공약 이행도 공개를 의무화하자는 선거법 개정안은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발의됐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폐기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이중우 송상엽 최경원 박상욱/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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