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녹음 파일 입수…"강신업 변호사, 출마 자제"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KBS가 확보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을 한 달 앞둔 올해 1월 초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당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강신업 변호사 측 인사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강 수석은 A 씨와의 통화에서, 강신업 변호사의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자제시켜달라고 말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왜냐하면, 전선이 지금 이렇게 V가. 이번에는 당 대표 최고위원이고 V가 그림을 그려서 총선을 내년에 V 얼굴로 치러야 되잖아요." |
‘V’는 통상 정치권 등에서 대통령을 의미합니다.
이어지는 통화에서 강승규 수석은 '우파' 후보들의 난립을 우려합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책임지고 강신업 변호사의 불출마를 부탁해 보라고 말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강신업 변호사도 그렇고, 저쪽에 ***도 그렇고, 다 이렇게 우파 지지단체 나오면 굉장히 혼탁스럽고… 그래서 질서가 안 잡히는 것 같아서 이거를 좀 꼭 강신업 변호사한테…나중에 다른 기회를 찾아야 되고, 간곡히 A 씨가 이거는 좀 책임지고 한번 좀 부탁해봐." |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인 '건희사랑'을 만든 인물입니다.
강승규 수석은 '여사'가 다시 구설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구설수가 나지, 그게 또" "그러면 여사님이 다시 소환돼 가지고…" |
강신업 변호사는 1월 말 당 대표 선거 공식 출마 선언을 겸한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강승규 수석은 강 변호사가 출판기념회 말미에 출마 포기선언을 하면 된다며, A 씨에게 구체적인 형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또 강 변호사의 당 대표 출마 목적은 내년 총선 출마라는 A씨의 말에는 '용산의 방향'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출판기념회에서 말미에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 그냥 나는 여기서 딱 이 에너지를 다 그냥 윤석열 성공을 위해서 모으겠다.' 이렇게 딱 선언해버리면 되지. " "그러려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여기 그래도 용산하고 크게 방향이 같아야지." |
■ 시민사회수석, '국민-대통령실 연결' 역할...업무와 무관한 일을 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어떤 자리일까?
지난해 5월 1일, 장제원 인수위 비서실장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인선을 발표하며, 국민과 대통령실을 연결해 쌍방향 소통 가능한 체계를 만들고, 다원화한 시민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자리라고
강 수석의 업무를 설명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업무는 ▲ 국정가치 공유를 통한 국민통합 기반 마련 ▲ 시민사회 균형발전과 시민참여 활성화 ▲ 종교단체 협력 및 다문화가족·재외동포 소통 지원 ▲ 국민제안·
민원 창구 운영과 분석을 통한 정부 및 사회혁신 업무지원 등입니다.
강 수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할 만한 위치도, 근거도 없는 겁니다.
■ 특정인사에 대한 '출마 자제' 언급… "당무 개입·정당민주주의 훼손"
이때문에, 강 수석의 특정 인사에 대한 '출마 자제' 언급은 '당무 개입'으로 볼 수 있고, '정당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당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종속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면 국회 내에서 여야 간의 타협이나 아니면 입법부 차원에서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장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여당을 장악하고 통제하면 대통령 측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국정을 운영하기가 편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회와 대통령 사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여당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그런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당에 아무런 직책도 없는 상황에서 당무에 개입한다면 부적절할 뿐더러 정당 민주주의 훼손"이고, "정당 자율권이 크게 훼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등록한 뒤 기자회견 중인 강신업 후보(2023. 2. 2)
강승규 수석이 '출마 자제'를 지인을 통해 언급한, 강신업 변호사는 KBS와의 통화에서 "강승규 수석이 주변인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하는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면서 "대통령의 본심이 아니라 강 수석의 어긋난 충성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출마 포기 설득과 무관하게 (나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류심사에서 떨어졌다"며 "탈락에 대한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컷오프는 부당한 처사"라고 덧붙였습니다.
■ 강승규 수석 "친분 있는 지인과 나눈 개인적이고 일반적 대화"
취재팀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게 당시 통화가 누구의 뜻인지 물었습니다. 강 수석은 "대선 경선 때부터 친분이 있는 지인과 개인적이고 일반적인 차원의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KBS 취재팀은 대통령실 고위직 중 한 명인 현직 시민사회수석이, 여당의 당 대표 선거에 특정 인사의 출마 자제 등을 요청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판단해 해당 녹음파일을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녹음파일과 관련된 인물들의 입장과 통화 당시 상황을 취재했으며, 공익적 목적 외에 사적인 대화 내용은 보도에서 제외했습니다. 녹음파일은 오늘(14일) 저녁 KBS 뉴스9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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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대통령실 강승규 수석, 특정인사에 “출마 자제” 녹음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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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8-14 16:48:15
■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녹음 파일 입수…"강신업 변호사, 출마 자제"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KBS가 확보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을 한 달 앞둔 올해 1월 초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당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강신업 변호사 측 인사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강 수석은 A 씨와의 통화에서, 강신업 변호사의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자제시켜달라고 말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왜냐하면, 전선이 지금 이렇게 V가. 이번에는 당 대표 최고위원이고 V가 그림을 그려서 총선을 내년에 V 얼굴로 치러야 되잖아요." |
‘V’는 통상 정치권 등에서 대통령을 의미합니다.
이어지는 통화에서 강승규 수석은 '우파' 후보들의 난립을 우려합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책임지고 강신업 변호사의 불출마를 부탁해 보라고 말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강신업 변호사도 그렇고, 저쪽에 ***도 그렇고, 다 이렇게 우파 지지단체 나오면 굉장히 혼탁스럽고… 그래서 질서가 안 잡히는 것 같아서 이거를 좀 꼭 강신업 변호사한테…나중에 다른 기회를 찾아야 되고, 간곡히 A 씨가 이거는 좀 책임지고 한번 좀 부탁해봐." |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인 '건희사랑'을 만든 인물입니다.
강승규 수석은 '여사'가 다시 구설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구설수가 나지, 그게 또" "그러면 여사님이 다시 소환돼 가지고…" |
강신업 변호사는 1월 말 당 대표 선거 공식 출마 선언을 겸한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강승규 수석은 강 변호사가 출판기념회 말미에 출마 포기선언을 하면 된다며, A 씨에게 구체적인 형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또 강 변호사의 당 대표 출마 목적은 내년 총선 출마라는 A씨의 말에는 '용산의 방향'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올해 1월, 강신업 변호사 지인과의 통화) "출판기념회에서 말미에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 그냥 나는 여기서 딱 이 에너지를 다 그냥 윤석열 성공을 위해서 모으겠다.' 이렇게 딱 선언해버리면 되지. " "그러려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여기 그래도 용산하고 크게 방향이 같아야지." |
■ 시민사회수석, '국민-대통령실 연결' 역할...업무와 무관한 일을 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어떤 자리일까?
지난해 5월 1일, 장제원 인수위 비서실장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인선을 발표하며, 국민과 대통령실을 연결해 쌍방향 소통 가능한 체계를 만들고, 다원화한 시민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자리라고
강 수석의 업무를 설명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업무는 ▲ 국정가치 공유를 통한 국민통합 기반 마련 ▲ 시민사회 균형발전과 시민참여 활성화 ▲ 종교단체 협력 및 다문화가족·재외동포 소통 지원 ▲ 국민제안·
민원 창구 운영과 분석을 통한 정부 및 사회혁신 업무지원 등입니다.
강 수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개입할 만한 위치도, 근거도 없는 겁니다.
■ 특정인사에 대한 '출마 자제' 언급… "당무 개입·정당민주주의 훼손"
이때문에, 강 수석의 특정 인사에 대한 '출마 자제' 언급은 '당무 개입'으로 볼 수 있고, '정당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당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종속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면 국회 내에서 여야 간의 타협이나 아니면 입법부 차원에서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장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여당을 장악하고 통제하면 대통령 측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국정을 운영하기가 편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회와 대통령 사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여당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그런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당에 아무런 직책도 없는 상황에서 당무에 개입한다면 부적절할 뿐더러 정당 민주주의 훼손"이고, "정당 자율권이 크게 훼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승규 수석이 '출마 자제'를 지인을 통해 언급한, 강신업 변호사는 KBS와의 통화에서 "강승규 수석이 주변인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하는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면서 "대통령의 본심이 아니라 강 수석의 어긋난 충성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출마 포기 설득과 무관하게 (나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류심사에서 떨어졌다"며 "탈락에 대한 아무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컷오프는 부당한 처사"라고 덧붙였습니다.
■ 강승규 수석 "친분 있는 지인과 나눈 개인적이고 일반적 대화"
취재팀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게 당시 통화가 누구의 뜻인지 물었습니다. 강 수석은 "대선 경선 때부터 친분이 있는 지인과 개인적이고 일반적인 차원의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KBS 취재팀은 대통령실 고위직 중 한 명인 현직 시민사회수석이, 여당의 당 대표 선거에 특정 인사의 출마 자제 등을 요청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판단해 해당 녹음파일을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녹음파일과 관련된 인물들의 입장과 통화 당시 상황을 취재했으며, 공익적 목적 외에 사적인 대화 내용은 보도에서 제외했습니다. 녹음파일은 오늘(14일) 저녁 KBS 뉴스9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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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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