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입력 2003.06.22 (22:04)

수정 2003.06.2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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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26.삼성)이 세계 프로야구사상 최연소 300호 홈런포를 힘차게 쏘아올렸다.


 
이승엽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2-3로 뒤진 8회말 1사에서 상대 투수 김원형의 초구를 통타, 우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로써 26세10개월4일의 이승엽은 통산 1천75경기만에 300호 홈런을 터뜨려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왕정치.27세3개월11일)와 메이저리그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27세8개월6일)를 제치고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 작성자가 됐다.


 
특히 이승엽은 9회말 2사 만루상황에서 다시 등장, 상대 투수 조웅천의 4번째 투구를 오른쪽 펜스로 넘겨 통산 301호 홈런이자 시즌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작성, 자신의 대기록을 자축했다.


 
이승엽의 기록은 장종훈이 갖고 있던 종전 한국 최고기록(32세5개월11일)을 5년이상 앞당긴 것이다.


 
특히 올시즌 33개의 홈런을 날린 것은 시즌 개막후 63경기만으로, 자신이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54개)을 세웠던 99년의 72경기에 비해 무려 9경기나 빠른 속도여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경신 기대도 한껏 부풀렸다.


 
이승엽은 이날 8회말 시속 139km짜리 초구 직구가 몸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부드럽게 배트를 휘둘러 비거리 100m의 우월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볼을 때린 직후 잠깐 날아가는 볼의 궤적을 쳐다본 뒤 홈런임을 직감한 듯 오른손 둘째손가락을 치켜세운채 베이스를 돌았고 달구벌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은 뜨거운 환호로 대기록 작성을 축하해줬다.


 
301호째 홈런은 4-4 동점에서 9회말 2사,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이후 나온 것이라 더 짜릿했다.


 
이승엽은 이전 타석에서 올린 300호 홈런 기록의 흥분이 남아있을 법도 했지만 투스트라이크후 가운데 조금 낮게 들어온 시속 127km의 싱커를 침착하게 끌어당겨쳐 달구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대구(삼성 8-4 SK)

 
이승엽의 극적인 연속 홈런포가 팽팽하던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2회 김한수가 투런 홈런을 터뜨려 2-0으로 앞서갔지만 4회 상대 디아즈와 조경환에게 홈런을 잇따라 허용, 2-2 동점을 허용했고 6회 이진영에게 다시 홈런을 맞아 2-3으로 역전당했다.


 
삼성은 8회 이승엽의 300호 홈런과 곧바로 마해영의 랑데부 홈런으로 4-3으로 승부를 뒤집었지만 9회초 1사후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점을 내줘 승부를 연장으로 돌리는가 싶었다.


 
대기록 작성의 열기를 식히지 않은 이승엽은 공수 교대후 맞은 2사 만루때 다시 타석에 나서 비슷한 코스로 홈런을 터뜨려 팀승리와 함께 자신의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마산(롯데 6-2 LG)

 
롯데가 초반 시원한 홈런을 잇따라 터뜨려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김주찬과 2번타자 신명철의 랑데부 홈런에 이어 1사후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로 나간 이시온을 이대호가 좌전안타로 불러들여 간단히 3-0으로 앞서갔다.


 
롯데는 7회 최기문의 2타점 2루타와 박현승의 우전안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 6-0으로 앞서며 승리를 굳혔다.


 
롯데 선발투수 박지철은 상대 타선을 6⅔이닝동안 산발 4안타로 막아 승리를 뒷받침했다.


 

●잠실(기아 5-2 두산)

 
이종범이 프로통산 최소경기 1천안타를 달성한 기세를 몰아 맹타를 휘둘렀다.


 
3회에 두산 전상열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준 기아는 상대 선발 손혁의 노련한 투구에 눌려 5회까지 안타 2개에 그쳤으나 6회 이종범이 1사 2루에서 좌전안타로 1-1 동점을 이룬데 이어 김종국의 안타때 빠른 발로 홈까지 쇄도,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기아는 9회 무사 1,2루에서 박재홍의 1타점 중전안타에 이어 이재주의 2타점 좌전안타가 터지며 3득점, 5-1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4회 무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홍원기의 1루수 파울 플라이와 김창희의 병살타로 무산시키더니 7회 1사 2루에서도 주자 홍원기가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는 등 집중력 부재를 드러내며 무릎을 꿇었다.

 


●수원(한화 5-2 현대)

 
한화가 선발 정민철에다 9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상목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편 끝에 현대를 제압했다.


 
한화는 0-1로 뒤지던 2회 메히아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3회에는 이영우의 솔로 홈런, 4회에는 김태균의 1점 홈런과 메히아, 임재철의 적시타로 3득점, 5-1로 달아났다.


 
이승엽(삼성)의 홈런 퍼레이드에 빛에 가렸지만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심정수(현대)는 4회 공격 때 26호 홈런을 날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민철에 이어 8회 2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한 이상목은 안타없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세계 최연소 300홈런 이승엽



  `삼성 유니폼이 정말 자랑스럽다.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22일 대구경기에서 그토록 소원하던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한 이승엽(삼성)은 끝내기 만루포까지 터뜨린 탓인지 무척 홀가분하고 기쁜 얼굴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환호하는 팬들 앞에서 모자를 든 채 팔을 번쩍 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 이승엽은 앞으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게임, 봉사하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무척 기쁘다. 특히 오늘 팀이 이겨서 더욱 기쁘다. 오늘 유난히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줘서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앞으로도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그동안 친 홈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때린 동점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00홈런을 쳤을 때 어떠했나

 
▲약간 방망이 안쪽에 공이 맞아 (펜스를) 넘어갈지 확신이 안섰지만 그냥 뛰었다. 지금은 그냥 담담하고 오히려 결승 만루홈런을 쳐 더욱 기분이 좋다. 300호 홈런볼이 펜스를 넘어간 순간 키워주신 부모님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 또 프로 데뷔 이후 힘들었던 때도 떠올랐다.

 

--결승 만루홈런도 쳤는데

 
▲2사 만루 상황이라 무조건 안타나 홈런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풀스윙을 했다. 체인지업이 낙차가 다소 없는 볼이었는데 방망이 끝에 맞아 넘어갈지는 잘 몰랐다.

 

--컨디션은 어땠나

 
▲오늘 별로 몸이 좋지 않아 연습량을 다소 줄였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오늘 경기에 임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지난 99년 세운 한국신기록(54개)을 깨고 싶다. 또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려 하는데 한국시리즈 우승과 300홈런을 달성해서 홀가분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게임, 봉사하는 야구를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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