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지키는 ‘천국의 문지기’

입력 2006.06.06 (08:20)

<앵커 멘트>

13만 순국선열들이 잠들어 있는 대전 현충원을 찾아 남몰래 묘역을 가꾸며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년 넘게 이른바 '천국의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을 최선중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일주일에 두 번씩.

어김없이 현충원을 찾아 묘비 닦기 봉사를 하는 적십자사 회원들.

묘비 앞에 놓인 유가족의 편지를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저려옵니다.

군사 작전중에 목숨을 잃은 젊은 아들 앞에서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군에서 병마와 싸웠던 한 가장 앞에서는 부인의 심정으로 아픔을 함께합니다.

<인터뷰> 이상훈 (봉사 경력 10년) : "내 아들처럼..편지를 보면 너무 애절한 게 많아요. 뭉클하고 눈물날 때가 많아요."

대전 현충원에서 안장을 시작한 지난 1982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이 유족의 편지와 함께 묘비 앞을 지켜 온 지 벌써 14년.

처음 20여 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벌써 3백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의 발길이 뜸해진 오래된 묘비는 도로공사 봉사대의 몫입니다.

현충원의 관문인 고속도로 유성 나들목에 근무하는 이들은 지난 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현충일을 전후해 이곳 묘역을 깨끗이 다듬는 봉사에 앞장서왔습니다.

<인터뷰> 홍재달 (봉사 경력 7년) : "직원들하고 묘비를 닦으면서 하나의 돌을 닦는 게 아니고 선열들의 몸을, 육체를 닦는다, 정신을 이어받는다. 그런 마음으로"

남모르게 순국 선열의 묘역을 정성스레 돌보는 자원봉사자들.

살아있는 '천국의 문지기'가 돼 나라 사랑의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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