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별가’… 횡령 피해 잇따라

입력 2006.06.28 (08:14)

<앵커 멘트>

장애인들에게만 가전제품을 특별히 싸게 주겠다며 인터넷 경매를 벌인 한 남자가 대금만 받은 채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범인은 장애인들의 개인 정보가 담긴 복지 카드 사본까지 가지고 달아나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각 장애인 이 모 씨는 지난 20일, 가전 제품을 싸게 판다는 말에 한 인터넷 사이트의 경매에 입찰했습니다.

시가 60만 원짜리 최신형 DMB폰을 10만 원부터 입찰할 수 있는 등 장애인에게만 특별 혜택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행사 수익금은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다는 말에 더 신뢰가 갔습니다.

<인터뷰>이 모 씨 (시각장애인) : "장애인들에게 싸게 주겠다. 시작가에 낙찰시켜주겠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하지만 입찰에 응한 장애인들이 돈을 보내자마자, 이 사이트의 관리자는 지난 21일 종적을 감췄습니다.

피해를 입은 장애인은 70여 명, 날린 돈만 천 만원이 넘습니다.

관리자는 입찰에 응한 장애인들의 개인 정보가 담겨 있는 복지카드 사본까지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인터뷰> 한진덕 경사 (부천 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반) : "피해자들이 입금한 통장도 도용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 사건의 경우 장애인 카드 이용해서 다른 범죄에 이용하기 위해 모집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관리자는 자신이 고용한 장애인 직원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는 등 자신의 신원을 철저히 숨겼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직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한 채 피해자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 (지체 장애인) : "입금은 다 내 이름으로 돼 있잖아요. 사람들이 하는 말은 그놈이랑 똑같이 합동해서 일부러 그랬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까.. 힘들어도 이렇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경찰은 김인경이라는 가명을 쓰는 30대 초반의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