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국립공원 계곡 물

입력 2006.08.04 (20:43)

<앵커 멘트>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계곡물 상당수가 대장균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시기에 부적합한 2급수가 대부분이고, 수영하기에도 힘든 3급수 계곡물도 일부 있었습니다.

박진영 기자의 취재입니다.

<리포트>

<인터뷰> 김민선 : "바다는 먼데 계곡은 가깝고 깨끗해서 좋은 것 같이요."

<인터뷰> 이동민 (안산시 본오동) : "국립공원이라서 그런지 바닷가나 수영장보다 물이 맑은 것 같아요."

익사 사고를 막고,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수영이 금지된 국립공원 계곡물.

그러나 더위에 지친 피서객들은 너도나도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겉으로는 맑게 보이는 계곡물 안을 카메라로 들여다 봤습니다.

각종 부유물이 물 사이에 떠다니고,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탁합니다.

<녹취> 국립공원 공단 관계자 : "실버타운이라고 해인사 근처에서 공사 하고 있어서 그래요. (공사하기 전에는 깨끗했었나요?) 조금 더 나았죠."

그러나 단지 공사 때문만은 아닙니다.

계곡 근처 숙박업소와 식당들. 군데군데 생활하수가 그대로 계곡물과 섞이고 있습니다.

업소마다 정화시설이 있다고는 하지만 곳곳에서 이렇게 오폐수가 새는 곳이 발견됩니다.

이곳에서도 더러운 물이 계곡으로 그대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쓰레기 사이사이로 오폐수가 흐르고, 주변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그 물이 흘러드는 바로 옆에서 피서객들은 수영을 즐기고 있습니다.

전국 15개 국립공원의 계곡 97곳을 조사한 결과 대장균 수를 기준으로 한 1급수 계곡은 4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이 먹기에 부적합한 2급수였고, 특히 가야산과 계룡산 일대에서는 공업용수 수준인 3급수 계곡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최일 (세종병원 가정의학과장) : "대장균에 오염되면 구토 등 소화기 질환은 물론 접촉성 피부염 등의 증세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이번 오염 측정 결과는 지난 상반기 조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따라서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요즘에는 계곡물 오염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계곡 주변 여기저기서 고기를 굽고, 심지어는 계곡 사이 바위에 앉아 취사를 하는가 하면, 빨래를 하는 등 계곡물을 더럽히는 장면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자체 노력만으로는 수질 보호에 한계가 있다며, 계곡 인근 업소와 피서객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