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직도사격장’ 신뢰·이해가 해법

입력 2006.08.21 (08:10)

[박상수 해설위원]

‘직도사격장’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주한미공군이 전북 군산의 ‘직도사격장’ 문제가 오는 10월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해외로 나가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최근 우리 정부에 공식 통보해온 데 따른 것입니다.

주한미공군은 이러한 공식 통보 이전에도 이미 사격장이 부족해 타이나 괌, 알래스카 등까지 날아가 훈련을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직도사격장’ 문제는 주한미공군이 지난해 8월 ‘매향리사격장’이 폐쇄됨에 따라 기존의 ‘직도사격장’에 WISS 즉, 자동채점장비를 조속히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제기됐습니다.

WISS 즉 자동채점장비는 전투기 폭격 훈련의 정확도를 카메라 등을 이용해 점수로 매기는 장치로서, 미 공군은 조종사들이 이 장치가 설치된 사격장에서 연습했을 때만 훈련 성적을 인정하고 인사에 반영할 정도로 필수 장비입니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직도’에 WISS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물론 ‘직도’가 미군사격장으로 이용되는 것 자체까지 반대하고 있어 향후 상당한 마찰과 차질이 예상됩니다.

‘직도사격장’ 문제는 국가 안보라는 측면과 주민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반드시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판단됩니다.

만약 직도사격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주한미공군의 나라밖 훈련은 물론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10월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이 “주한미공군의 훈련 여건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데서도 미국측의 입장과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주한미공군의 역할과 기능은 군사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대단히 크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장사정포를 제압할 수 있는 공격 기능은 물론, 각종 첨단 장비를 이용한 정보 수집과 지휘 통제, 통신 분야 등에서도 미 공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WISS는 한미 양국 군 모두에게 필수적인 것이며, 직도 뿐만 아니라 공군현대화계획의 하나로 모든 사격장에 설치 중입니다.

군 당국은 ‘직도사격장’에 WISS를 설치할 경우 실탄 대신 연습탄 위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오히려 소음이 줄어들고 어로 구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산시민들은 현재 12만여 명의 반대 서명을 담은 민원을 국무총리실에 낸 상태이며, 주민투표의 필요성 제기와 획기적인 지원 대책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다음달 중에 직도사격장에 WISS 설치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와 주민간에 허심탄회한 대화와 이해, 협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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