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혈액 사업 유착 의혹

입력 2006.08.21 (22:28)

수정 2006.08.21 (22:31)

<앵커 멘트>

적십자사가 혈액 검사 자동화 장비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유착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충헌 기자입니다.

<리포트>

헌혈된 혈액이 에이즈나 간염 등에 감염돼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입니다.

적십자사는 혈액 검사 오류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장비 도입에만 230억원이 드는 자동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뛰어든 업체는 A사를 비롯한 세개 업체, 하지만, 적십자사는 지난해 A사의 장비만 미리 도입해 성능시험을 한 뒤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 결과를 국내 학회에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서무원 (혈액관리본부 안전관리팀) : "당시에 세 업체 중 한 업체만 자동화 장비가 준비돼 있었고, 나머지 두개 업체는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국내에서 발표된 논문과 국제수혈학회에서 발표된 논문 데이터에 차이가 있어 특정업체 장비를 홍보하기 위해 논문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A사 장비를 대상으로한 국내논문엔 위양성, 즉 간염이 아닌데 간염으로 잘못 진단된 혈액이 13개로, 정확도가 99.93%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엔 위양성이 2개로 줄어 정확도가 99.99%로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서동희 (혈액관리본부 혈액안전국장) : "검사할 때 위양성 부분이 좀 문제가 됐습니다.그래서 그 부분을 뺄지 말지를 논의하다가국제적으로 발표되는 것에 대해선 좀 좋은 데이터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또, 이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수혈학회에 참석했던 적십자사 직원들이 A사로부터 관광과 식사를 접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기정 (혈액관리본부 홍보팀장) : "A사 관계자를 만나 반나절 관광을 하고 식사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규정에 어긋나는 다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전해 들었다."

이밖에도 2002년 이후 혈액사업과 관련해 업체의 도움을 받은 해외 출장만 9차례,

<인터뷰> 박재완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 : "검사자동화장비 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복지부는 감독을 철저히 하고, 적십자사도 특정 업체의 지원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야 겠습니다."

유착 의혹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개선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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