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국내 최초의 연기견 ‘달이’

입력 2006.11.06 (09:10)

수정 2006.11.06 (09:22)

<앵커 멘트>

여러분! 개가 표정 연기를 한다면 믿어지시나요? 우리나라 최초로 연기견이 탄생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예, 분명히 그 때 그 때 상황에 어울리는 표정을 퍽 잘도 지어냅니다. 영화 찍을 때 사람 배우들보다 오히려 엔지를 덜 냈다는 후문도 들리던데요.

네, 한 번이라도 개를 직접 키워 보신 분은 더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그 주인공을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겠습니다.

<리포트>

한 번 사랑하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을 개라는 동물을 통해 그려낸 영화 '마음이'

영화 한 편, 그것도 데뷔작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음이 즉석 연기 한 번 보실까요?

<현장음> "서, 앉아, 이리와, 엎드려"

수시로 변하는 지시에도 재빠르게 호응하는데요,

이쯤은 우리집 개도 할 수 있다구요?

그럼 이번엔 좀 더 고난이도 연깁니다.

키스 음흉하게...

키스 발랄하게...

동작 연기도 그렇지만 더욱 압권은 표정 연깁니다.

이건 기쁠 때, 그리고 이건 무언가 잘못 했을 때 표정이라는데요,

영락없이 눈치 보는 표정이죠?

모두 영화에서 그대로 응용된 표정들입니다.

<인터뷰>김종권(달이 주인): "달이가 알아듣는 게 3,40가지 정도되구요, 영화에서 감독이 해달라고 하는 연기는 다해줬습니다."

주인의 말 한 마디에 틀림없이 움직이는 이런 연기가 어떻게 가능할까요? 비결은 닭고기와 반복 학습, 그리고 우수한 혈통이라는 삼박자가 맞은데 있었는데요,

<인터뷰>김종권(달이 주인): "아빠는 호주에서 챔피언이었고, 엄마는 훈련소에서 기르는 개였다."

맹인안내견으로 맹활약하는 리트리버종, 하지만 달이는 워낙 호기심이 많아 배우가 됐습니다.

<인터뷰>김종권(달이 주인): "국내 각종 대회에서 입상.더 이상 대회도 의미 없고 해서 최초의 개 주인공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달이만이 그 배역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개가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까, 당연히 우려도 많았지만 6개월이라는 촬영 기간을 예상보다 잘 버텼습니다.

마음이라는 이름처럼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걸까요?

<인터뷰>유승호(영화 ‘마음이’ 찬이역): "제가 감정 넣을 때 마음이도 왠지 눈물 맺힌 게 보여..그럴 땐 쟤도 사람 같은 면이 있구나"

<인터뷰>김향기(영화 ‘마음이’ 소이역): "저는 수조에서 했는데 마음이는 물에 빠졌었어요."

물론 개니까 어려운 점도 많았겠죠~.

<인터뷰>오달균(감독): "강아지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요. 또 소리에 민감해서 먹는 거 보면 무조건적으로 달라들고. 또 강아지는 눈 감고 있는 게 너무 힘들더라."

먹고 싶은 것도 꾹 참아야 하고 또 열차 건널목에서 열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장면과 죽는 장면 등 어려운 게 많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주인은 말로 개에게 일일이 상황을 설명해줬다고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 하는 개한테 무슨 소용이냐 할 수도 있지만 개를 한 번이라도 키워보신 분들은 개에게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인터뷰>김종권(달이 주인): "이제까진 개들이 소품 정도로 나왔지만 여기에선 당당히 연기를 했기 때문에 국내 최초의 연기견이다."

간식과 반복 학습 외에 특별한 훈련 도구는 따로 없었는데요.

하지만 절대 손지검하지 않고, 항상 믿어준다는 철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불쌍하게 보이기 위해 살도 뺐다는 마음이, 이 마음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인터뷰>김민기(제작자): "이런 게 바로 사랑이다. 하물며 개도, 동물도 저렇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계산적이고 이기적이고 각박한 사회에서 서로 사랑에 대한 무게감을 재고하는 것들이 부끄럽고 안타까워서..."

에이, 저거 그래픽 처리한 거 아냐? 영화니까 저렇지...하고 안 믿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몸에 물을 뭍혀 불 속에서 주인을 구했다는 살신성견 이야기나, 만리를 걸어 주인을 도로 찾아왔다는 진돗개 이야기 등을 떠올려보시면 좀 더 이해가 되시지 않을까요?

<녹취>"달이 연기해서 좋았어? 좋았어?"

달이 보니까, 제대할 때 내무반에서 키우던 개 한 마리가 버스를 쫓아오던 기억이 나는데, 개처럼 일편단심 주인만 바라보는 존재도 없는 것 같아요.

그렇죠? '배신'을 모르는 존재죠? 저는 마음이를 보면서, 어쩌면 말을 못 하기 때문에 더욱 눈빛으로 소통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우리가 마음이한테서 받았던 마음이 인간관계에서도 나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네, 마음이들도 더 많이 사랑 받구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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