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정치인의 ‘말바꾸기’

입력 2007.03.21 (22:38)

<앵커 멘트>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탈당했지만 정작 탈당은 하지 않을것이라했던 자신의 말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 지금까지 어떤 사례들이 있었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이석호 기자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초부터 꼬리를 문 탈당설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결같이 탈당은 없다고 부인해왔습니다.

<녹취>손학규 (전 경기지사): "내가 벽돌도 아니고 나무짝도 아닌데 빼긴 어떻게 뺍니까?"

그러나 탈당은 없다던 약속은 끝내 번복됩니다.

<녹취>손학규 (전 경기지사):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길을 창 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새 정치 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이지만 말 바꾸기라는 비난 또한 거셉니다.

우리 정치권은 이처럼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열린우리당 초기 창당 주역을 자임한 천정배 의원,

<녹취>천정배 의원 : "정치생명을 걸고 우리당의 창당과 새로운 정치실천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3년도 못돼 당 해체를 주장합니다.

<녹취>천정배 의원: "우리당의 틀에 갖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면 대통합 신당은 멀어지고 말 것입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의원직을 버린 맹형규 의원,

<녹취>맹형규 의원: "2006년1월31일 기자회견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하여 첫째, 저의 기득권인 국회의원직을 버리겠습니다."

그러나 도전 실패 뒤엔 다시 의원직 공천을 받아들입니다.

<녹취>맹형규 의원: "2006년 7월10일 인터뷰 "당이 어려울 때 외면하는 것은 당인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한국 정치사 격동기엔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가 종종 역사의 흐름까지 돌려놓았습니다.

5.16 직후 박정희 장군은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고 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으나 끝내 지키지 않습니다.

80년대, 민주화 세력을 대변하던 양 김 씨는 후보단일화를 줄곧 외쳤으나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지난 97년 이인제 후보는 경선에 지고도 불공정 경선을 이유로 불복하고 대선에 출마합니다.

<인터뷰>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지금까지 말을 바꾸고도 성공한 케이스가 있어서 정치인들이 유혹에 휩싸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합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은퇴 번복은 모두 집권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석호 정치인들의 잦은 말바꾸기가 시대정신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유불리에 따른 변절인지는 결국 국민이 판단할 몫으로 남습니다.

KBS 뉴스 이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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