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인천’ AG 유치 D-2, 뉴델리와 경쟁

입력 2007.04.15 (11:31)

수정 2007.04.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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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냐, 뉴델리냐’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축제 2014년 하계아시안게임 유치도시를 선정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지 결정을 위한 제26차 OCA총회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쿠웨이트 수도인 쿠웨이트시티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다. 오후 5시에 시작될 인천과 뉴델리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 진행될 45개 OCA 회원국 투표에서 판가름 난다.
1986년 서울과 2002년 부산에 이어 국내 세 번째 개최에 도전하는 인천은 전체 45개국의 절반이 넘는 23개국 이상 지지를 확보했다며 유치를 자신하고 있는 반면 1982년 이후 32년 만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려는 뉴델리도 OCA내의 강한 입지를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펴며 막판 표밭 다지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이 유치에 성공할 경우 그 의미와 개최지 결정투표에 작용할 변수들을 살펴본다.

◇한국 스포츠, 세계 무대서 재도약 발판 마련

한국은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 강원도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위상 추락을 절감했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했고, 다른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성 전 두산 회장도 경영권 위기를 맞으면서 스포츠 외교활동이 위축됐다.
이 때문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도약했던 한국 스포츠는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를 끝으로 국제종합대회 공백기를 맞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달 대구시가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1년 대회를 유치한 것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됐다.
다음 차례는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나선 인천. 인천이 1986년 서울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아시아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인천이 개최지로 결정되고 7월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 결정될 2014년 동계올림픽까지 강원도 평창이 유치한다면 한국 스포츠는 새로운 지평을 연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2006년 도하 대회까지 3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중국에 이은 아시아 2인자로 입지를 굳혔다.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적 개최 경험 바탕으로 인천에서 2014년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면 한국 체육은 한 차원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경제적 파급 효과..브랜드 가치 상승

2014년 대회 개최가 인천시에 미칠 유.무형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인천시가 지난 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개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전국적인 생산 유발효과가 13조원(인천시 10조6천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5조6천억원(인천시 4조5천억원), 고용 유발효과가 27만여명(인천시 20여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계권료 등 방송사 수입 210억여원 ▲광고수입 1천여억원 ▲입장권 판매수익 250여억원 ▲복권사업 수익금 150억여원 등 예상 수익이 2천여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OCA에 제공할 수익 분담금과 대행 수수료 등을 제외하더라도 순수익이 1천억원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 외에도 인천시가 국고 예산 지원을 받아 도로망.통신인프라 구축과 경기장 건립 등 도시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 특히 경제특구인 송도 신도시를 동북아 허브 도시로 만들려는 계획과 맞물려 인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시아 편중론..뉴델리 물량공세가 `복병'

2006년 대회유치에 실패했던 인도 뉴델리는 `동아시아 편중론'을 들어 인천을 공격하고 있다.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대회를 치르려는 인천보다 1982년 이후 32년 만에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려는 뉴델리에 개최권을 주는 게 합당하다는 논리다.
특히 뉴델리는 2008년 베이징 하계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중국에서 잇따라 열리는 상황에서 2014년 대회까지 인천이 가져간다면 동아시아에 국제대회가 몰린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강원도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점을 내세워 인천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인천은 국가가 아닌 `도시' 개념에 반박 논리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뉴델리가 1951년과 1982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개최를 노리지만 인천은 첫 도전이라는 것. 인천은 국제공항을 끼고 있는 뛰어난 교통 접근성과 쾌적한 도시 환경,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 경험, 최첨단 정보기술(IT)을 보유한 IT 강국 이미지, 손색 없는 시설 인프라 등을 강조하고 있다.
뉴델리의 선심성 공약도 걸림돌이다. 뉴델리는 대회 유치시 참가 선수단에 대한 항공료와 숙박료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경비 조달이 여의치 않은 저개발 국가들로서는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인천으로선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지만 OCA 내부에서 물량공세보다 `올림픽 수준에 버금가는 훌륭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며 질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역대 대회에서 메달을 많이 따지 못한 스포츠 약소국에 대해 인력과 장비를 집중 지원하는 인천의 `비전 2014'가 호응을 얻고 있는 건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인천은 OCA와 협의 하에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뉴델리 물량공세의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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