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영남의 알프스’ 망가진다!

입력 2007.04.15 (21:48)

수정 2007.04.15 (22:41)

<앵커 멘트>

자연경관이 수려해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경남 밀양에서 울산시 울주군에 이르는 산악지역이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김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두에서 뻗어 내려온 한반도의 등줄기가 마지막 솟구쳐 만든 영남의 지붕.

해발 천 미터가 넘는 수려한 산이 7개나 이어져 영남 알프스라고 불립니다.

영남 알프스의 중심인 억새평원.

중장비가 땅 바닥까지 파헤쳐 빽빽했던 억새와 나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 2005년 울주군이 이곳에 목장개발 허가를 내줬지만, 아직까지 목장은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수완(밀양 참여시민연대): "소 한 마리 안 들어왔는데, 목장을 핑계로 개발을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억새평원 바로 옆에는 짓다만 영화세트장이 흉물스럽게 남아있습니다.

영화제작사가 부도가 나면서 공사자재도 5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인터뷰>김종규(산악인): "옛날에는 참 아름다웠는데 훼손된 것을 보니 산악인으로써 안타깝습니다."

바로 옆 국가사적 129호 조선백자 가마터도 사라질 위기입니다.

아직도 백자 파편이 발견되지만 표지판 하나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해발 9백 미터 산 정상부입니다.

오프로드 차량과 산악오토바이가 마구잡이로 다니면서 산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영남 알프스의 최대 계곡인 경남 양산과 울주군 사이 배내골, 산 중턱까지 연수원과 숙박단지가 들어섰습니다.

밀양댐 상류인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지만 펜션단지가 허가가 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찬(관광객): "이런 곳에 왜 펜션허가가 나는지 공무원들이 의심스럽습니다."

갖가지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환경보전대책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녹취>김귀곤(서울대 교수): "종합적인 환경생태조사를 먼저 실시하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핵심지역, 완충지역, 전이지역으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영남 알프스가 그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됩니다.

현장추적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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