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습지가 사라지는 이유, 지금 보신 대로 경제적인 계산때문일 텐데요.
그렇다면, 습지를 보호하면서 경제적 가치도 끌어올리는 방법은 없는 지 정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물이 빠져나가자, 용의 허리처럼 휘어진 물길이 그 모습을 드러납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연안습지, 순천만 갯벌입니다.
흐드러진 갈대 숲.
지난 98년 49만 제곱미터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배로 늘었습니다.
<인터뷰>이현경(경남 김해시): "갈대를 보니까 다 춤추는 것 같고 멀미날 정도로 멋있어요."
생명이 가득한 갯벌은 그 자체가 생태 교육장입니다.
<인터뷰>황순현(중학교 1학년): "개랑 짱퉁어랑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신기하고 재밌어요."
지난해에만 모두 70만 명이 이곳 순천만을 찾았습니다.
올해에는 백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을 때 지역경제가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 라는 걱정은 말 그대로 기우가 된 것입니다.
그 해법은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최대한 살리는 개발방식이었습니다.
<인터뷰>노관규(순천시장): "원형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현재 내륙 습지와 갯벌 등 연안 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 국토의 2.5%.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전국 습지의 5분의 1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대부분 대규모 간척사업 때문입니다.
<인터뷰>고철환(서울대 해양학과 교수): "전체 습지를 느슨하지만 자연 보존지 형태로 지정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수산물의 생산과 보존, 수질 정화에 재해 방지 기능 등을 따져 보면 우리나라 습지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습지를 지키는 일을 더 늦출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