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면 전북 전주의 한 동네에서 누가 두고 갔는지 알 수 없는 성금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 이야기, 한주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시 한 주민센터, 뒤편 화단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성금이 든 상자와 저금통이 발견됐습니다.
상자 안에는 현금 2천만 원이, 돼지 저금통에는 동전으로만 29만8천 백 원이 들어있었습니다.
오전 11시 쯤 주민자치센터에는 3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전화를 걸어 지하 주차장 입구에 가보란 말을 남기고 끊었습니다.
이 사람이 남몰래 성금을 놓고 간 게 올해로 8년 째, 연말이면 주민센터 직원들은 이 '얼굴 없는 천사'를 기다립니다.
<인터뷰>김연구(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작년보다 5일 정도 늦어서 이번에는 천사가 안 오시나 했는데, 오늘 드디어 와서 기쁩니다."
지난 2천 년, 58만 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은 모두 5천 4백여 만 원, 혼자 사는 노인과 어린이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인터뷰>박명희(전주시 노송동장): "너무나 기쁘고요. 관내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뜻깊게 쓰겠습니다."
8년째 선행을 이어가는 '얼굴 없는 천사'는 매 년 전화 목소리를 초등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하게 바꾸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지만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