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 울리는 ‘대운하 개발 바람’

입력 2008.01.19 (07:37)

<앵커 멘트>

경부 대운하 개발 바람이 낙동강 일대 소작농들에게 시련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개발을 앞두고 농작물 보상을 노린 땅 주인들이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소작농들을 내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하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 인근의 땅 2천여 평을 임대해 20년째 마 농사를 지어 온 허모씨는 당장 두달 뒤에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땅 주인이 대운하 개발의 농작물 보상을 노리고 자신이 직접 나무를 심겠다며 허씨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겁니다.

<녹취> 허모씨(소작인) : "주인이 나무심겠다고, 농작물보다는 보상이 많으니까. 대운하 때문에 없는 사람만 억울하지..."

인근 땅에서 11년째 벤자민 농사를 짓고 있는 박씨도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토지 임대 갱신 기간이 내년으로 다가와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철호(고령군 다산면 호촌리) : "땅 구해놓은 데도 없고 이런 작물 하려면.땅 주인들은 몰라도 소작인들은 애로가 많지..."

이같은 현상은 경부 대운하 물류터미널 부지로 계획된 경북 고령군 다산면 일대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곳 다산면 일대 농지의 절반 이상이 주인이 외지인이어서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 소작농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해석(고령군청 기획담당계장) : "일반 주민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통제할 방법이 없어..."

대운하 개발이 지역발전의 기회라며 들떠 있는 사이, 소작농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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