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렇게 눈 속에 고립된 마을에 길을 뚫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민관군이 함께한 그현장에 엄진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사흘 내내 눈 속에 파묻혔던 산골 마을, 아랫마을 경찰관들이 차를 밀고, 눈을 헤치며 찾아왔습니다.
삽을 들고 씨름하길 20여 분, 드디어 길이 나타납니다.
할머니는 가마솥에 끓인 물을 건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 전선봉 (강릉시 왕산면): "추우니까... 다른 건 드릴 게 없어. 할머니 혼자 살다 보니까... 따끈따끈한 물 밖에 없어. 물이라도 한 컵, 고맙다는 인사라도 드리려고..."
이웃집 할아버지도 사흘 만에 바깥 나들이가 가능해졌습니다.
또 다른 마을엔 군 장병들이 이틀째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집 마당과 장독대, 지붕 위에 쌓인 눈까지 끝이 없습니다.
골목길이 다시 뚫렸고 학교 운동장의 눈도 말끔히 치워졌습니다.
<인터뷰> 박준원 (일병/ 율곡부대): "눈 치우기가 힘들지만 초등학생들이 공부하고 찾아올 수 있도록 도와줘 기쁩니다."
중장비와 트렉터까지 동원된 대대적인 도로 제설작업으로 노선버스는 통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등 눈이 치워지지 않은 일부 산간 마을은 불편이 계속되고 있고 설악산과 오대산의 입산도 여전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태백에서는 교회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습니다.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 40여 동도 무너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집계가 끝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