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철벽 부부 ‘동반 메달 꿈’

입력 2008.02.01 (09:10)

수정 2008.02.01 (09:27)

<앵커 멘트>

사상 유례없는 재경기 끝에 올림픽행 티켓을 따낸 우리 남녀 핸드볼 대표팀이 어제 금의환향했습니다. 이번 경기도 화제였지만, 화제 속의 화제가 된 사람들이 있죠?
네, 바로 남녀대표팀의 부부 골키퍼인 강일구와 오영란 선수인데요.

참 특별한 경우죠. 이렇게 부부 골키퍼가 나란히 승리의 주역이 되는...

내친 김에 메달까지 동반으로 걸었으면 좋겠어요.

네, 한국 남녀 핸드볼팀의 거미손 골키퍼, 강일구 오영란 선수를 만나봤는데요, 두 선수의 철벽수비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남들보다는 좀 더 특별한 두 사람의 부부의 인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바다 건너 일본에서 한국 핸드볼의 저력과 투혼을 과시한 국가대표 선수팀!

숙적 일본을 당당히 누르고 남녀팀 모두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나란히 거머쥐었는데요.
바로 어제 오후, 자랑스러운 태극남매들이 국민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현장음>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그 중에서도 유독 관심을 끄는 두 사람! 각 팀의 철통 수문장, 강일구 선수와 오영란 선수인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두 수문장이 바로, 결혼 6년차의 골키퍼 부부입니다.

<현장음> “부부끼리 메달 땄다는 소리 한 번 듣고 싶습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기가 막힌 방어로 한국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낸 수문장 부부!

이번 경기에서 두 선수는 각각 10개 이상씩 슈팅을 막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는데요.

그야말로 부창부수! 이심전심! 핸드볼로 더욱 단단하게 다져진 부부의 힘을 과시했습니다.

<인터뷰> 오영란(여자대표팀 골키퍼): “일본전을 보면서 신랑이 자랑스럽더라고요. 동반으로 올림픽을 가게 돼서 매우 기뻐요.”
특히 이번 경기 중에는 관중석에서 서로를 위해 열띤 응원을 펼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아내로, 또 남편으로 앉은 응원석이 골대 앞보다 더 긴장되고 흥분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영란(여자대표팀 골키퍼): “경기 볼 때 제가 더 많이 떨리더라고요. 남편이 그렇게 잘한 것을 처음으로 감동 있게 봤어요.”

<인터뷰> 강일구(남자대표팀 골키퍼): “처음에는 조마조마 했는데 잘하는 거 보니깐 대견하다고 해야 하나...”
두 사람의 인연은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2000년, 태릉선수촌에서 함께 훈련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같은 포지션의 선후배로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강일구(남자대표팀 골키퍼): “처음에는 누나로 만나다가 정도 들고 그때부터 아내도 저한테 잘해주고...”
연애 2년 만에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 2006년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딸 서희까지 얻었는데요.
부부가 같은 종목에서, 그것도 같은 포지션으로 선수생활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보니 선후배들에겐 늘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인터뷰> 조철민(강일구 선수 소속팀 동료): “서로 떨어져 있지만 통화도 자주 하고 체육관에서 마주칠 때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해요.”

<인터뷰> 이승재(강일구 선수 소속팀 코치): “오영란 선수가 연상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동생 같기도 하고 남편이지만 후배나 동생 같기도 해서 잘 챙겨주는 거 같습니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경기를 이끌지만 핸드볼에 대한 열정만큼은 부창부수인 두 사람. 지난 2005년 핸드볼 큰잔치에서도 나란히 소속팀을 우승시켜한국을 대표하는 수장 골키퍼 부부로서 그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는데요.

이제 두 사람은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고 오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품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영란(여자대표팀 골키퍼): “더 열심히 해서 남자팀과 여자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제일 우선인 것 같아요.”
어젯밤 두 선수는 가족들과 본선진출의 기쁨을 나눌 겨를도 없이 곧장 다시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는데요.

그리운 딸의 사진을 보며 잠시나마 마음을 달래보는 강일구 선수. 아내 오영란 선수에게도 경기장에서 못다 한 말을 전해봅니다.

<인터뷰> 강일구(남자대표팀 골키퍼): “딸도 보고 싶고 많이 힘들 텐데 이번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어야 하는 거니까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기랑 나랑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일구, 오영란 선수에게 핸드볼은 부부로서 두 사람을 묶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은데요.
앞으로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 베이징에서의 보여줄 투혼이 두 선수와 우리 모두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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