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동남아 국제결혼 ‘검증 장치 시급’

입력 2008.02.12 (22:20)

<앵커 멘트>

동남아 등지에서 신부감을 구해 국제결혼을 한 부부가 지난해엔 5만쌍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증장치가 없어 갖가지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김철민 특파원이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관.

영사과엔 늘 베트남 처녀들이 붐빕니다.

한국행 비자를 받아 한국으로 시집가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팜티뚜엔템(베트남 신부): "한국서 행복할 것 같다."

베트남에서만 한 해 평균 6 천여명이 한국으로 시집을 갑니다.

그런데 최근엔 베트남 신부들이 부쩍 줄었습니다.

중개업자들 꾐에 속아 덜컥 결혼부터 했다가,파경을 맞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남편 폭력때문에 비참하게 숨진 베트남 신부들 얘기가 알려지면서 반한 감정이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웬반텀(피해자 유족): "안타깝다."

결국 베트남 당국이 불법 결혼 중개업자들을 강력히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중개업자들은 단속이 느슨한 캄보디아로 대거 이동해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프놈펜 시내 호텔 등지에선 요즘 이런 속성 결혼식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사흘전 입국했습니다.

만남에서 신혼여행까지 닷새 걸렸습니다.

말도 잘 안통하는 처지에 사나흘만에 결혼식을 치르려면,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프리유엥(캄보디아 신부): "외모보고 고른다."

<인터뷰> 앵숙리(캄보디아 신부): "신랑을 믿는다."

일부에선 심각한 전염병이 있는 동남아 신부들이 적발되기도 하고, 알콜중독,도박중독 등에 빠진 한국 신랑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현지 중개업자: "건강 증명 등 최소한의 서류도 필요없다."

중개업자들은 소개료만 챙길 뿐, 신랑, 신부 검증작업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몰라서 또는 속아서 한 결혼은 파경을 맞기 십상이고 이런 소식이 현지에 알려지면 또다시 반한 감정이 확산됩니다.

요즘 농어촌 결혼 열 건 가운데 한 건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동남아 신부들이 보편화됐습니다.

이들이 서로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검증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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